'김일성 가면'이 큰 논란을 몰고 온 가운데, 그 전날인 9일 향린교회들이 교우들 명의로 '남북 화합의 장으로 열린 평창 올림픽을 환영합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은 전문.
남북 화합의 장으로 열린 평창 올림픽을 환영합니다
주님께서 민족들 사이의 분쟁을 판결하시고, 원근 각처에 있는 열강 사이의 갈등을 해결하실 것이니, 나라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 것이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을 것이며, 다시는 군사 훈련도 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마다 자기 포도나무와 무화과나무 아래 앉아서, 평화롭게 살 것이다. 사람마다 아무런 위협을 받지 않으면서 살 것이다. 이것은 만군의 주님께서 약속하신 것이다. (미가서 4장 3-4절)
지난 2월 9일, 평창에서는 동계올림픽의 시작을 알리는 성화가 불을 밝혔습니다. 무엇보다 남과 북 선수단이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하고 한 팀이 된 남과 북의 선수가 성화를 봉송한 장면은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리는 사건으로 남을 것입니다. 이러한 감격이 한반도 평화의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원합니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이 커다란 주목과 기대를 받고 있는 것은 남과 북 7천 5백만 겨레가 한반도의 평화를 간절히 염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남과 북은 한반도 전쟁 위기로 인한 불안감에 쌓여 있었습니다. 남과 북이 함께 일궈놓은 민간교류, 경제협력을 통해 조성된 한반도 평화의 기반은 차츰 사라지기 시작했고 급기야 2016년에는 남과 북 경제협력의 상징이었던 개성공단마저 폐쇄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북미관계 또한 핵무기 개발과 대북제재를 통해 악화일로를 거듭했고 이번 평창올림픽 직전까지도 대북압박 군사행동이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 때 남북 선수단 공동 입장에 박수로 화답했던 남과 북의 지도자들과 이를 애써 외면했던 미국과 일본의 지도자들을 보면서, 한반도 평화의 길은 오직 우리 민족끼리 함께 이뤄가야 한다는 자주의 원칙을 새삼 확인하게 됩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이 남북의 화해와 평화,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북측 대표단과의 대화를 통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 수 있는 다양한 해법들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또한 북미 간 만남과 대화도 이뤄져 한반도 평화의 전환적 국면이 열리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향린공동체 구성원 모두는 한반도에서 전쟁의 먹구름을 걷어내고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도록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고 기도하겠습니다.
2018년 2월 11일 향린교회 교우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