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라는 오명을 올해도 벗지 못했다. 벌써 17년째다.
박해받는 교회와 성도를 돕는 오픈도어선교회는 9일 서울 성북구 안암로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2018년 기독교 박해 순위(WWL, World Watch List) 50개국을 공개하고 "올해도 1위로 지목된 북한은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이 박해를 피해 이동할 자유조차 없다"며 "기독교인은 곧 국가에 대한 반역죄로 수사, 추적, 감시의 대상이 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기독교 박해국가"라고 밝혔다. 10대 박해국가는 북한, 아프가니스탄, 소말리아, 수단, 파키스탄, 에리트레아, 리비아, 이라크, 예멘 아랍 공화국, 이란 순이다.
북한은 이번에 2위인 아프가니스탄과 동일한 박해점수를 받았으나, 살해, 투옥, 납치, 강간 및 성적 학대, 교회나 집, 재산, 사업체에 대한 공격 등 '폭력' 부분에서 좀 더 높은 점수로 1위를 차지했다. 선교회는 "실제로 북한은 폭력 부분에서 수치로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며 "한국교회가 계속적으로 품고 기도해야 할 국가"라고 강조했다.
북한 정부의 계속된 핵 개발 및 미사일 도발은 한반도 정세를 위협할 뿐 아니라, 북중관계 악화와 국경통제 등으로 이어지면서 북한선교 현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오픈도어는 "북중 국경 통제와 단속 가운데 불법 월경자가 줄어들 수밖에 없고, 정식 허가를 받고 나오는 주민 수도 급격히 감소했다"며 "더불어 국경을 넘는 북한 주민을 위한 복음전파와 양육, 생활 지원 사역을 하던 단체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는 최근 중국 정부가 북중 국경 지역의 많은 예배처소를 폐쇄시킨 것도 우려했다. "의아한 것은 중국 정부가 강제 폐쇄한 예배처소들이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가 아니라, 기존에 허가 받고 정식 운영해 온 삼자교회라는 점"이라며 "특별히 이 교회들 중 몇몇은 오랫동안 북한 성도들, 탈북자 구제 및 지원을 해 온 곳이다"고 말했다.
북한의 각종 공작활동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오픈도어는 "조선족 목회자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공작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테러 위협을 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중국 공안이 직접 조선족 목회자들을 대피시키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만큼 공작활동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도어는 국제사회의 대북 경제제재 시행이 북한의 핵 개발 중단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국경이 완전히 닫힐 경우 북한 주민과 성도들을 돕는 손길과 직간접적인 사역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오픈도어는 "핵 개발은 멈춰야 하나 북한 성도들을 도와야 하는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해 성도들의 기도가 많이 필요하다"며 "이와 함께 중국에서 계속되는 선교사 추방과 한인교회 폐쇄 정책, 북한선교에 미치는 악영향이 한중관계 개선으로 중단될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한국오픈도어 사무총장 이종만 목사는 "오픈도어의 목표와 전략은 직접 선교사를 파송하지 않고 경제적, 사회적으로 연약하고 불평등 당하는 박해받는 성도와 교회를 서포트하여 그들로 하여금 스스로 지역을 복음화해 나가는 것"이라며 "어느 국가에서는 1,700개 교회의 성경공부를 지원하며, 1년 동안 성경공부에 참여한 인원만 8만 명이 넘는다. 성경공부를 하고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들이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사무총장은 또 "올해 오픈도어 사역을 확장할 계획으로, 그동안 하지 않았던 현장 방문, 지역 모임을 활성화하려고 한다"며 한국교회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했다.
한편, 지난 4일 미국 국무부도 북한 주민의 종교 자유가 조직적으로 침해당한다는 이유로 북한을 16년 연속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북한과 함께 지목된 종교자유 특별 우려국은 중국, 이란, 미얀마, 에리트레아, 수단, 사우디아라비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총 10개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