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삼 목사(만나교회)가 '술에 취해 교회에 찾아온 청년 이야기'를 9일 SNS를 통해 전했다.
김 목사는 "주일 설교를 하고 예배를 마치면 강단에서 찬양을 하는데, 대개 사람들이 예배당을 다 빠져나갈 때까지 찬양팀과 함께 서서 찬양을 하곤 한다"며 "그러다 보면 꼭 필요한 사람들이 강단으로 찾아와 이런 저런 이야기도 하고 인사도 하고 기도부탁도 하곤 하는데, 어제는 술 취한 청년 한 사람이 강단 앞에 서 있는 저를 찾아왔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주변에 있던 목회자들은 무슨 돌발적인 일이 있을지 모르니 그 청년을 말리려 하는데, 술 냄새를 확 풍기면서 다가온 그 청년이 울고 있더라"며 "무슨 소린지 잘 구분이 안 되지만, 몇 주 같이 오던 어머니는 못 오고 자기 혼자 왔다면서 '목사님, 저 살고 싶어요!' 한 마디를 하더라"고 말했다.
김병삼 목사는 "내용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 끌어안고 기도를 하고 난 후 청년 목사를 소개해 줬다"며 "이래저래 바쁘게 뛰어 다니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그 청년을 다시 만났는데, 함께 탄 사람들이 얼굴을 찌푸릴 정도로 술 냄새가 나더라"고 했다.
한쪽 구석에 비껴 서 있던 청년이 자신에게 조용히 물었다. "목사님, 술 먹고 교회 와도 되나요?" 그는 "그래, 괜찮아..." 라고 답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한다.
김 목사는 "술 먹은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교회가 되어야 하는데, 술 먹은 사람은 오기 힘든 교회가 되어 버렸다"며 "교회 다니면서 술을 먹는 것과, 술을 먹는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교회는 다르지 않나"고 반문했다. 그는 "예수님께서 참 많이 질책하셨던 위선적이고 바리새적인 교회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 속에서 너무 선명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도 했다.
김병삼 목사는 "오늘 새벽 묵상하며 그런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 '세상에 없던 교회를 꿈꾸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셔서 복음을 전하고 제자들에게 부탁하신 교회는, 이전까지 존재하지 않던 그런 교회가 아니었을까"라며 "우리가 꿈꿔야 하는 세상에 없던 교회는 어떤 모습일까? 전혀 생각해 보지 못한, 아직 교회를 다니지 않던 사람들에게 아주 익사이팅한 그런 교회가 아닐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처음 예수님을 만났던 사람들이 예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 깜짝 놀랐던 그런 교회"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며 아침을 맞이한다. 오늘 하루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아주 놀랍게 사용하실 수 있는 그런 날이 되기를 꿈꾸며, 세상에 없던 교회, 세상에 없던 그리스도인, 세상에 없었던 일을 생각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만나교회는 몇 년 전 '흡연실'을 설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이러한 내용은 "교회 다니면서 술을 마시는 것과 술을 마신 사람이 찾아올 수 있는 교회는 다르다", "세상에 없던 교회... 가슴이 찡하다", "겉모습이 아닌 영혼을 생각하며 안아주고 받아주며 품어주고 기도해 줄 수 있는 교회, 주님이 얼마나 원하시는 교회일까" 등 댓글에서도 호평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