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생명은 귀중합니다. 그래서 법적으로 재판을 받고 사형을 당하는 사람의 생명도 귀중하다고 여겨서 사형제도까지 반대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모든 전쟁에 절대 반대하는 평화주의자들도 있습니다. 이 분들이 절대적으로 공감하는 것은 사람의 생명이 귀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즉 사형제도를 인정하고, 모든 수단이 다 소진되었을 경우에 제한적으로 전쟁을 인정하는 분들이라도 기본적으로 사람의 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데는 동의합니다.

그래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나쁜 것이라는 데 우리 모두 동의합니다. 심지어는 죽은 사람이 죽을 짓을 했다고 모두 공감하더라도 사람을 죽인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약을 올리고 맞을 짓을 하고 죽을 짓을 했더라도 그렇습니다. 죽은 사람이 죽을 짓을 한 것은 2차적으로 이야기할 문제라는 것입니다. 가장 먼저 이야기해야 될 것은 “죽인 사람이 나쁜 짓을 했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언론에서 그런 글을 읽기가 쉽지 않습니다.

아프카니스탄에서 사람이 죽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을 죽인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을 지적해야 합니다. 여론이든지 언론이든지 죽인 것은 잘못이고, 정치적인 목적이든 종교적인 목적이든 사람의 생명을 인질로 잡은 것은 잘못이라고 질타하고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인류 모두가 그런 행동을 규탄하고 그 범죄를 중지시키고 그것을 막아야 합니다. 죽은 사람이 죽을 짓을 했다고 하는 일에 모든 지면을 쏟고 초점을 맞추는 것은 죽은 사람을 두 번 죽이는 일입니다. 강간당한 여자에게 짧은 치마 입고 밤거리 다닌 탓이라고 야단치고 훈계하는 아저씨, 남편에게 맞아서 살려달라고 호소하는 부인에게 남편한테 박박 기어오는 네 탓이라고 야단치는 아줌마, 우선은 강간이 잘못이고 가정 폭력이 잘못이라고 이야기해주시기 바랍니다. 사람이 죽었습니다.

러브호텔에 불이 나서 사람이 죽었어도 화재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을 먼저 묻지 러브호텔 출입한 사람들에게 고소하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신용카드 남발하다가 인신매매범에게 팔렸어도 인신매매범을 잡아들이지 무절제한 생활을 하더니 잘되었다고 방치하지는 않습니다. 동남아시아에 기생 관광을 하다가 인질로 잡혔어도 인질들의 생활방식을 욕하는 일보다는 인질을 잡은 이들의 반인륜적인 범죄를 먼저 질타할 일입니다. 탈레반이 시민들을 인질로 잡은 것은 끔찍한 범죄라는데 동의하십니까? 그렇다면 그것을 소리높여 외쳐주시고 글로 써주시기 바랍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먼저 회개하자”고 하는 한국 교회의 성숙도에 존경을 표합니다. 탈레반까지도 용서하고 그들을 위해서 기도하는 한국 교인들의 사랑을 축복합니다. 이러한 한국 교회는 모든 비난과 시련을 이겨내고 한국 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저는 이번에 한국 교회와 교인들에게서 교회를 비난하고 교인을 욕하는 이들까지도 감동시키고 변화시킬 힘을 보았습니다. 꿋꿋이 서서 계속 사랑하십시오. 계속 축복하십시오. 어둠이 빛을 이기지 못합니다. 밤이 깊어도 새벽은 옵니다.

기본적으로 사람 죽인 것이 나쁜 짓이지 다른 이들을 도우러 간 것이 나쁜 짓은 아닙니다. 하나님은 살아계십니다. 한국 교회에 하나님의 함께 하심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제공 산타클라라연합감리교회 이성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