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샘물교회 박은조 담임목사가 1일 오전 10시 30분 故 배형규 목사, 故 심성민 씨가 희생된 것과 관련해 심경을 밝히며, 국민에게 보내는 사죄의 메시지를 발표했다.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를 매고 나온 박 목사는 기자회견 내내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으며, 그 동안의 마음 고생 탓인지 얼굴이 많이 수척해져 있었다.

박 목사는 “억류돼 있던 봉사단원 중 또 한 명이 피살되는 끔찍한 사건을 마주하면서, 국민 여러분과 특히 유가족분들께 엎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두 사람의 비보는 신앙적 가족이었던 저에게도 큰 고통과 아픔”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1일 오후 4시 30분 최후 협상시간을 통보받고 피를 말리는 심정으로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도하고 있다고 박 목사는 밝혔다.

“이번 사태를 겪으며 샘물교회를 향한 채찍을 겸손히 받고 있다”고 밝힌 박 목사는 “국민 여러분께 염치 없지만 지금은 피랍자들의 안전귀환을 위해 마음의 소원을 모아 주실 것을 감히 부탁 드린다”며 “봉사단원들은 자신의 생활비를 아끼고 자신의 휴가를 사용하여 인류애를 실현하고자 했던 귀한 꿈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호소했다.

또한 박 목사는 비통한 상황 속에서 故 심성민 씨의 시신을 서울대 해부학 교실에 기증한 심 씨의 유가족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며 “이러한 결단은 우리 모두에게 귀한 모범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후의 봉사활동 계획에 대한 질문에는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샘물교회가 이어온 각종 봉사활동이 보다 더 안전하고 전문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건이 주어진다면 지구촌 곳곳에서 분쟁과 빈곤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돌보고 섬기는 일에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한편, “이번 사태가 교회 간의 지나친 선교 경쟁의 결과가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 박 목사는 “샘물교회는 평소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선교의 방식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위험한 지역에 사람을 보내어 그들이 다치는 일 등은 절대로 원치 않은 일이었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올해만도 2백여 단체가 아프간 비자를 받아 그곳을 다녀왔고, 이번 봉사활동 지역인 칸다하르도 지금까지 큰 위험이 없었기 때문에 보냈다”며 “그러나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조심을 아무리 했으면 무슨 소용이 있으며, 또한 전적으로 우리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최종시한 오후 4시 30분을 앞두고 피랍자 가족들은 오후 1시 미국대사관을 방문할 예정이다. 이들은 미국 정부에 아프간 피랍사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미국 정부의 지지를 호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