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언
온 세계가 평화를 부르짖으며 종교의 자유와 인후의 연합뿐 아니라 종교의 연합까지도 추구하는 이 때에, 통일교는 이와 병행되는 관심사를 표명하면서 그 뿌리를 전 세계로 뻗어가고 있다.
서양에서도 '청소년 종교'라며 국제 신흥종교 단체 중 하나로 인정되고 있는 통일교는 기독교라는 이름으로 세계를 활보하다, 이제 무너져 내린 구소련 공산권의 공백 속에 진열된 새로운 종교시장에서 하나의 기독교 종파처럼 버티고 서 있기도 하다. 통일교는 유사 집단인 우주신령협회(교주: 전 통일교 초대 협회장 이창환), 성령의 원리파(교주: 변찬린) 통일 원리파(교주: 장문국), 애천교회(교주: 정명석) 등으로 분열돼 작은 독버섯들처럼 번지고 있다.
이단 종파 연구는 진리에 관한 질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무교적 원리와 기독교 복음을 혼합하여 형성된 통일교를 우리는 기독교라고 호칭할 수 있을까? 그동안 이미 통일교 현상을 연구한 여러 분이 있는 고로, 필자는 종교철학적 내지 종교사학적 안목으로 통일교를 분석하여 그 진상을 드러내고, 기독교 혼합주의의 문제점을 제시하고자 한다.
지면 관계상 기록할 수 없는 통일교의 활동 및 업체에 관하여는 1990년 출판된 김종일 박사의 「통일교는 기독교인가?(임마누엘 출판사)」를, 통일교의 교리와 실상에 관해서는 국제종교문제연구소 故 탁명환 소장과 원세호 박사의 「통일교의 실상과 그 허상(上·下권, 성청사, 1979)」을, 통일교에 관한 논쟁에 대해서는 통일교가 출판한 「개신교와 통일교(이재석, 성화사 1979)」를, 통일교의 혼합주의 문제에 관한 연구로는 필자의 논문 「Koreanischer Synkretismus und die Vereinigungskirche(bad Liebenzell, Deutschland, 1991)」를 참고 도서로 추천한다.
최근 조화와 통일의 정신을 불어넣는다고 선전하며 '세계 한 가족 통일운동'을 통해 하나의 대가족 사회를 실현해야 한다고 선전하는 '전국대학원리연구회(CARP)'는 각 대학교에 「참 부모와 성약시대」라는 소책자를 살포했다. 세계평화여성협회(1992년 창립) 총재직을 맡은 문선명의 부인 한학자는, 그 남편과 함께 "세계적인 기반 위에서 최초의 참부모가 되었음"며 이제 세계가 하나님을 모시고 사는 성약시대에 진입했다고 선언하였다.
이 소책자는 문선명이 40년 동안에 "창세기로부터 6,000년을 탕감 복귀했다"고 설명하면서 이로 인해 서울에서 1988년 올림픽이 개최됐고, 남북한이 1991년 유엔에 가입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들이 말하고 있는 성약시대의 원년은 1993년이며, 이는 사탄도 그들에게 협조하여 구원받는 시대라고 설명한다.
성약시대의 경전이라는 '원리강론'은 성경을 880번이나 인용하여 기록됐다. 통일교 신조에 의하면 제2조에 "신구약 성서를 경전으로 받든다"고 고백하고는 있으나, 원리강론에서 이 '경전'이라는 성경의 가치는 낡은 등잔불 또는 촛불과 같아서 현대인을 사망의 어두운 골짜기에서 건져내지 못하므로 햇빛 같은 성약(das erfüllte Testament)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제 이 성약이라는 원리강론을 중심으로 통일교의 신론과 기독론, 성령론을 분석하며, 그 뿌리를 드러내 보자.
1. 샤머니즘을 수용한 초기 기독교 이단 -통일교의 원조
한국을 포함한 동양의 모든 전통 종교들은 일체 원형적 세계관과 범신론적 사상을 기초로 함으로써, 세상을 창조하신 하나님에 관해 추상해 보거나 전제하지도 않았다. 교리도 철학도 세우지 못한 무교 역시, 한국에서 건국신화들은 만들었지만 창조신화 같은 것은 없다. 그러므로 창조주와 피조물 또는 구원하시며 심판하시는 하나님의 현재적이며 종말적인 통치에 대한 개념조차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무교의 기복신앙 뒤에는 가장 오래된 동양의 종교철학인 주역과 건국신화들이 지니고 있는 세계관이나 인간관이 들어 있다. 고대로부터 무교는 주역이 설명하는 것처럼 음양의 결합 또는 이성(男女)적 합일의 원리를 따라 천지와 인간 또는 국왕이 출생됨을 설명했다. 무교에 고차원적 세계관은 없지만, 결합하고 출생하는 도식에 의한 존재론과 사령숭배, 단군신화 등에서 나타나는 '영혼불멸'에 대한 신앙이 있다.
이러한 무교적 도식에 의해 기독교의 신관이 왜곡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을 여러 가지 한국의 '기독교 이단'에서 찾게 된다. 통일교와 박태선 장로교의 영적 기원이 되는 1930년대 메시아 운동의 교주 황국주로부터 오늘의 기독교 이단들에 이르기까지 그 속에 무교적 신관과 재래종교들의 일원론적 신인 결합 사상이 숨어 흐르는 것이다.
1) 황국주의 신인 결합 사상
삼일운동 후 부임했던 사이토 일본 총독은 한일 두 민족 간의 영적 융합을 꾀하는 온화책으로 불교와 신도를 촉진하고, 신사참배와 조상숭배를 장려하면서 기독교를 핍박했다. 따라서 모든 기독학교는 문을 닫고 1942년에는 선교사들이 다 한국을 떠나야 했다. 이때에 무교와 불교는 기독교 안에 들어오고, 신인 융합의 신비와 무교적인 '영성'이 혼합되기에 이르렀다.
무교적 신인 합일의 신비는 무병의 고통과 죽음과 재생의 상징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현상은 한국의 대(大) 이단인 박태선 장로교와 통일교 교주의 아비가 된 황국주에게서 찾을 수 있다. 그는 100일 기도회를 마쳤다면서 예수 그리스도처럼 머리를 길게 늘어뜨리고 수염도 길게 하였다. 그는 "자기 목이 잘리고 예수의 머리가 자기의 목에 붙었기 때문에 예수의 머리가 되었다"면서, 몸도 마음도 예수의 것으로 화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같이 황국주의 비전(vision)에는 무교와 병행하는 무병적 죽음과 재생의 신비성이 있다. 그의 추종자들은 그를 "주님"이라 불렀고, 자기의 무죄를 선포했다. 그는 삼각산에 기도원을 세워 '피가름 교리'를 가르치고 '영체교환'이라는 혼음을 자행했다.
황국주가 자기를 그리스도와 동일시한 것은 적그리스도적으로 간주할 수도 있지만, 사람을 그리스도와 동격화하는 것은 다름 아닌 재래 종교들이 신인동격적 범신론 사상이 황국주의 기독교 속에 들어와 전이된 것이다. 타종교인들이 본능적으로 인간 자신을 신격화하려는 것은 타락 이래(창 3:5) 하나님을 대적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이다.
자신을 신격화하면서 하나님을 대적하던 인간은 기독교를 만난 후에, 예수 그리스도와 인간 자신을 동격화하여 예수그리스도를 대적하는 것으로 변한다. 재래 종교들과 공통적으로 모든 '기독교 이단'의 교주들은 자기를 하나님이나 예수 그리스도나 성령과 동격화하고 있다.
"저는 대적하는 자라 범사에 일컫는 하나님이나 숭배함을 받는 자 위에 뛰어나 자존하여 하나님 성전에 앉아 자기를 보여 하나님이라 하느니라(살후 2:4)"는 성경 말씀은 적신적 이단에게 한 경고이고,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나는 그리스도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케 하리라(마 24:5)"는 적그리스도적 이단에게 한 경고이다.
2) 김백문의 무교적 신인 결합 사상과 출산신앙
무교의 영향을 받은 황국주는 교리 체계를 세우지 못했고, 그의 혼합신앙은 김백문에게 이어졌다. 박태선과 문선명의 스승인 그는 경기도 파주에 '이스라엘 수도원'을 세우고, 철학적 체계가 없던 무교의 교리를 기독교 교리에 기대 대강 체계화했다. 이 교리가 1957년 통일교에 의해 「원리해설」이라는 책으로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 책이 완성되기 전인 1946년, 이미 김백문은 저서 「성선신학(1954)」의 계(啓)를 쓰면서 무교적이며 재래 종교철학적 신관을 요한복음을 이용하여 정립했다. 계에 나타난 그의 신관은 '성신'을 삼위일체중 1위 신성이라 하고, 종말을 부위 시대와 자위 시대를 뒤따른 성신위 시대라고 한다. 탁명환은 문선명이 6개월간 김백문의 사사를 받던 때를 바로 이 성신신학의 '계'를 쓴 같은 해인 1946년이라고 밝혔다.
김백문의 신관도 그가 성신신학 서론에서 밝힌 것처럼 사람과 '신령과의 실재적 상관'을 체험적으로 가진 신학이다. 그의 신령과의 체험에서 나온 신관은 무엇인가? 그가 보는 삼위일체론이란 무엇인가?
그는 "성자가 언(言)으로 나타나기 전에 3위1체론으로서 계셨고", 자위 격으로는 사람과 생명 일체가 되고 , 성신위 격으로는 "직접적으로 사람의 속에 입류함"으로써 "각 위가 윤회적으로 역할하신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윤회적'이란 진화적이라는 뜻으로, 말씀이 '현현하는 것', '신령적 무형에서 인격적 실현을 하는 것' 또는 '실체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렇듯 그의 신관에는 재래 주역적 종교철학의 특징인 진화론적 세계관이 수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는 삼위일체를 신의 실상적 완성 내지 결과적 완성 또는 완성적 실현이라 했고, 완성이란 '구체적 결과'를 뜻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진화론적 사상은 1970년 출판된 「그의 신앙 인격론」에 더욱 분명히 표현된다. 그는 신의 세 가지 역할(천부의 역할, 그리스도의 역할, 완성 역할)을 주장하면서, 성령이 하나님의 1위신인 것 같이 예수 그리스도도 '삼위일체 신의 제1위'라 하고, 이 하나님이 '제2아담'으로 변하여 인류의 '종조(宗祖)가 되신 것'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그는 삼위일체론을 단신론과 범신론으로 왜곡시키려 했다.
예수 그리스도가 '인류의 조상'이라는 것은 "신의 자녀를 위한 새로운 신적 혈통의 시원"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신적 혈통'이라는 말 속에는 그의 저서들이 밝혀 주는 무교적인 강신 체험과 출산신앙, 그리고 마귀적인 Pansexualism(범성욕주의, 모든 정신활동은 성본능에 비롯된다는 설 -편집자 주)이 결합돼 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통일교에 전승돼 완성된다. 그러면 김백문의 강신 교리와 출산신앙을 차례로 살펴 보자.
a. 강신교리
김백문은 성신의 대상은 그리스도인이고, 성신이 '그 속에 입류'하여 에덴의 타락 전 아담 인격을 복귀한다고 주장한다. 신도 사탄도 인간을 통해 나타나는데, 이 악신의 대상은 악인이기 때문이다. 문선명의 강신사상도 마찬가지이다. 김백문은 이렇게 '신과 사람이 일체' 되는 것이 영생 자격을 복귀하는 것이라 설명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예수 그리스도와 생명의 관계성 없이 그리스도의 속죄로만 영생이 취득되는 줄 아는 것을 비판한다.
그는 '성신 받는 것'을 "하나님의 신과의 현실적 접촉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하고 "성신 내림을 체득"함으로써 인간은 하나님과 같이 살게 됨을 체험한다고 한다. 또 하나님과 일체가 되는 것은 "성신이 수령자 안에 입류"하고 동시에 "수령자가 성신 안에 입류"하는 것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성신'은 한 번 입류한 수령자의 심령에서 영원히 부동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한다고 한다.
위에 기록된 교리들은 김백문의 무교적 체험을 기초로 한 접신 내지 강신 형태이다. 이는 영분별 없는 무교적 영성과 창조와 창조주를 알지 못하고 구원과 구원주를 알지 못하는 범신론적 철학에 의해 기독교의 삼위일체론이 파괴된 이단 교리이다.
b. 출산신앙
김백문은 생식이란 "영생의 상속적 가치" 또는 "영생적으로 종족으로 보존하는 것"이라고 한다. 혈통에 대해서는 "종족적 계통성을 이루고" 혈통으로 인해 번식된다고 한다. 이에 따라 '하나님의 자녀'라는 것은 죄악이 유전된 이러한 혈통으로 나지 않는 자녀라고 하며, '혈통 절단', '정욕 절단', '인의(仁義) 절단'이라는 '3대 절단'을 통해 (예를 들면) '박 씨 자손'이 '예수의 혈통성'으로 새로 나야 할 것을 가르친다. 예수의 혈통을 받기 위해 기존 혈통을 절단하여 처자를 버리는 것과 동시에, 독생자에게서 '제2, 제3의 자녀가 번식할 것을 목적하는 것'이다.
이것은 무교적 출산 신앙이다. 김백문은 혈통 절단의 원인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아담의 타락이란 '하와와 뱀과의 간통'에서 발원하여 이어진 아담과 하와의 부부 간 성적 타락이라는 것이다. 이는 문선명도 동일하게 주장하는 교리이다. 그는 이렇게 타락론까지 남녀 결합과 출산의 모티브로 설명하며, 이러한 타락을 복귀하는 조건이 '정욕성화'라는 것이다. 정욕성화는 의식적으로 직접 체험케 되는 것인데, 이 의식을 할례와 세례의 뒤에 나타난 '체례'라고 한다. 이를 김백문은 '혈통이환'이라고 했다.
인간의 피가 새롭게 되기 위해서는 '혈통이환'을 해야 되는데, 그는 이것을 생리적 현실을 두고 인격성을 느끼는 성혈 가치 또는 접붙임이라 설명한다. 김백문도 이상과 같이 혼인과 출산의 무교적 도식 위에 '혈통이환'-속칭 피가름-이라는 신비적·육체적인 결합 예식(체례)을 통해 신적 혈통을 받은 자손을 번식하여 '누구나 이 종자를 받을 수 있다는' 만인구원설까지도 이야기한다.
김백문의 이러한 출산신앙은 고대 근동 지방의 '거룩한 혼인'이나 가나안 출산 신의 상징이던 송아지 숭배, 한국 무속 문화에서도 발생한 건국 신화들이 공통적으로 설명하는 이성관계를 통한 신인 결합사상과 출산신앙을 그대로 간직한 것이다. 또 무교적 강신의 신비 즉 귀신 숭배와 그 체험을 기초로 교리화한 무교의 교리인 동시에 혼음 교리이다.
신사훈 박사는 이 같은 교리가 통일교에 의해 출판되던 1957년, 이미 피가름파들의 신앙적 족보를 연구 발표했다. 여기서 이 피가름 내지 혈통 이환식은 반드시 이성 간에만 가능한 것을 알 수 있다.
김백문의 삼위일체적 신관은 유교나 도교나 천도교 같은 동양적인 진화론적 종교철학에 의해 파괴된 신, 즉 진화 과정에서 하나님이 인간으로 변해버린 것과, 동시에 제2위인 예수 그리스도가 신적 인간이 되어 자녀들을 출산해야 하는 인류의 조상으로 소개된다. 이것은 무신론, 범신론, 신인 결합사상, 인간 신격화가 기초이며, 귀신 숭배와 황국주의 혼음 교리까지 혼합된 메시아 운동, 즉 종말론적 적그리스도 운동을 위한 교리를 체계화한 것이다.
3) 박태선의 무교적 체험과 성신론
큰 이적을 행하던 장로교회의 부흥사로 알려진 박태선은 1955년 출판된, 김성여가 엮은 「박태선 장로의 이적과 신비경험」을 통해 그가 '주의 보혈을 받은 경험'을 증거하고 있다. 그는 '피가 바뀌는 경험'을 했다고 주장한다. 20여 회나 소변을 보다 많은 피를 쏟고, 마지막으로 피가 다 빠져나오니 전신이 시원하고 상쾌하더라고 했다.
그런데 그날 낮 가시관을 쓰고 손과 발에 피를 흘리는 주님이 나타나셔서 "내 피를 마시라"고 하시며 그 피를 입에 넣어 주심으로 그는 피를 한없이 마셨고, 그의 심장에 주의 보혈이 흘러 들어왔다는 환상을 보았다고 한다. 이후부터는 "내 사정이 주님의 사정 같고 주님의 사정이 내 사정 같아져서"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됐다는 것이다. 박태선은 또 이 그리스도의 피가 그 몸에만 부어진 것이 아니라, 그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도 흘러 들어갔다고 한다.
그는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을 듣고 안찰하여 병을 고쳤다. 그는 안찰할 때 "악독한 병의 근원이 다 나의 손을 통하여 나의 심장에 들어오고, 다시 그 고통과 병의 근원이 주님에게로 돌아가는 것이다. 그리고는 주님에게서 흐르는 생명의 보혈이 내 심장과 내 손을 통하여 그 병자에게로 흘러 들어간다"고 했다.
그의 이러한 환상과 체험은 앞에 기록한 무병적 체험이나 황국주의 '목가름'과도 병행되는, 일종의 죽음과 재생을 암시하는 신인합일의 신비를 나타낸다. 무당이 신비 체험 후 일종의 신비 능력(공수나 치병)을 갖게 되는 것과도 병행된다. 또 황국주가 자기를 예수 그리스도와 동일시한 것처럼, 박태선도 자신의 사정과 주님의 사정을 동일시한다.
그의 이러한 융합 사상은 특히 그의 '성신론' 내지 '피론'에서 나타난다. 그는 피와 성신을 동일시한다. 생명은 곧 피인 고로, 주의 피는 주의 생명이며 성신이라고 한다.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피를 마셨다 함은 그가 곧 예수 그리스도의 신으로 화(化)한 것이고, 그의 영혼이 그리스도의 영혼으로 화해버린 것이라 주장한다.
또 최초에 아담이 받았던 생기도 하나님의 피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하여 그는 신비 체험을 통해 황국주와 같이 자신을 그리스도와 동일시하고, 하나님의 제2위는 인간화해 버리며, 제3위는 물리적으로 해석해 피에 용해시켜 자기를 성신과도 동일시한다.
박태선은 김백문과 같이 교리적인 체계를 따로 세우지는 않았으나, 그와 비슷한 교리가 이곳저곳에서 나타난다. 에덴동산에 마귀의 씨가 뿌려졌다든지, 더러운 피 권세가 후손으로 흘러 더욱 커 간다든지, 가인은 어머니를 닮아 죄의 정도가 컸다든지 하는 것들은, 김백문이 주장한 하와와 사탄과의 불륜을 전제하고 있다. 나운몽 장로의 설교 중 언급된 박태선 장로교의 그릇된 성경 해석을 지적한 '자칭 감람나무를 따르는 옛 교우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1955)'을 보면, 하와와 뱀의 성적 타락론, 박태선의 영체교환 행위, 정당한 부부 생활에 대한 죄악시, 혼음 사실(피가름) 등에 대해 기록하고 있다.
유다서에 '형벌 받을 이단'에 대하여 기록한 "하나님의 은혜를 도리어 색욕거리로 바꾸고 홀로 하나이신 주재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는 현재 기독교 이단의 특징이요, 그 뿌리는 고대로부터 모든 종교 속에 숨어 뻗어나가는 무교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