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기도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제48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통일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 민족(시 33:10-12, 딤전 2:1-3)'이라는 주제로 3월 3일 오전 서울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됐다.

'성경적 섬김, 나부터 개혁, 새 마음 국민 통합, 경제 재도약, 한반도와 세계 평화'라는 부제로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는 박근혜 대통령, 교계를 비롯해 정·재계 및 각계 지도자들과 해외 한인교회 인사들, 세계복음연맹(WEA) 세계지도자대회 참석차 방한한 인사들이 참석했다.

식전행사 후 오전 7시 30분 시작된 기도회에서는 국가조찬기도회 이경숙 회장 사회로 국회조찬기도회장 홍문종 의원의 개회사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김춘진 의원의 개회기도, 명지대 유병진 총장(시 33:10-12)과 이화여대 최경희 총장(딤전 2:1-3)의 성경봉독, 서울장로성가단과 의정부장로합창단의 특별찬양 후 새에덴교회 소강석 목사가 '통일을 가슴에 품고, 기도하는 교회'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개회사를 전한 홍문종 의원은 "나라를 위한 예배와 찬양이 지금까지 이어져 대통령님과 함께 드리는 국가조찬기도회가 이렇게 48회를 맞도록 복 주신 하나님께서, 이 민족을 불쌍히 여기사 조속히 통일을 허락하시고 통일된 대한민국이 세계 중심국가로 평화와 공영에 크게 기여하게 하실 것을 믿고 기도한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소강석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소강석 목사는 "오늘 우리는 여야를 초월하고 정파를 넘어 초당적으로 나라와 민족, 그리고 대통령을 위해 기도하러 모였다"며 "한국 기독교는 원래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고, 나라 살리는 일과 교회 살리는 일을 함께했던 종교"라고 말했다.

소 목사는 "경제 한파와 싸우고 국가 안보를 지키며 긴장된 남북관계도 개선시켜 나가야 할 이 중요한 해에, 우리 국민 모두는 대통합을 통해 희망의 대한민국, 위대한 대한민국을 이뤄 나가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지역과 계층 간의 갈등이 심한 곳이 없다"며 "바로 이런 때에 우리는 더 하나님께 기도하고 분열된 국론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특히 보수 진영은 열린 마음으로, 진보 진영은 겸손한 자세로 나라를 섬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경제 발전과 번영이 있게 된 것은 박정희 대통령께서 줄기차게 추진해 온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 덕분이었지만, 그 이면에 한국교회의 눈물의 기도와 영적 부흥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런 번영 이후 대한민국은 위기를 맞았고, 한국교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장주의와 물량주의에 편승하여 신앙의 본질과 정체성을 잃어버리고 교회다움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시대정신과 사상을 이끌지 못한 채 더 큰 위기를 맞게 됐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러므로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선 한국교회가 신앙의 본질과 교회 정체성을 회복해야 하며, 시대의 사상과 정신을 이끄는 교회로 부활해야 한다"며 "특히 통일은 하나님의 은혜와 능력으로만 가능하므로,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이런 때일수록 통일을 가슴에 품고 호불호를 따지기 전에 하나님께 기도하고 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 목사는 "생각이 다른 5천만 명을 섬기고 수백 개국과 정상외교를 하면서 북한과 대치하는 상황 속에 국정을 운영하시는 대통령님께서는 얼마나 힘들고 고달프시겠는가"라며 "아무리 안티 노릇을 하는 염소 같은 사람도, 부족하지만 목회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끝까지 품고 기도하며 설득하면 나중엔 아주 고분고분한 어린 양이 되는 것을 봤다. 그러므로 대통령님과 뜻을 달리하는 분들도 그 따뜻한 미소와 모성애적 카리스마로 끝까지 어르고 달래고 품어 주실 때, 국민이 하나되고 대한민국이 다시 비상하며 대통령님께서는 더 성공하는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게 되실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기독교 선교사와 한국교회의 역할을 빼고서 어떻게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기술할 수 있단 말인가. 또 해방 이후 한국교회는 선교사들의 도움을 받아 학교를 세우고 병원을 설립했으며, 어려운 사람을 돕고 음악과 체육을 진흥시키며 각종 문화사업을 감당했다"며 "그런 의미에서 어떤 방법과 경로를 통해서든 대한민국의 건국과 정체성을 왜곡하는 역사교과서 내용은 반드시 수정돼야 하고, 정부는 전통문화나 민족문화만 중요시할 게 아니라 한국교회가 기여한 근현대문화도 보존하고 육성해야 한다. 또 우리 민족은 하나님이 금하시는 동성애 문제로 더 이상 갈등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후 박근혜 대통령이 축사를 전했다. 박 대통령은 "131년 전 이 땅에 기독교가 전해진 이래, 한국교회는 낮은 곳에서 우리 국민들과 애환을 함께해 왔다"며 "일제강점기에는 민족의 자주와 독립을 위해 헌신했고, 해방 이후 분단과 전쟁의 아픈 상처를 딛고 오늘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기까지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해 왔다"고 평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는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로 엄중한 안보 위기에 직면해 있고, 계속되는 세계 경제의 침체 속에 우리 경제도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며 "저는 우리가 이러한 북핵 위기를 극복하고, 평화로,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는 데 한국교회가 보다 큰 역할을 해 주시리라 믿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성경은 이스라엘 민족이 국가적 위기에 봉착했을 때 선지자 사무엘과 백성들이 함께한 미스바의 기도가 나라의 호국과 평안을 가져 왔다고 기록하고 있다"며 "국민의 마음을 모아 이 땅에 '미스바의 기적'이 재현될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앞장서서 노력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 "소강석 목사님의 설교 말씀처럼 온 국민이 통일을 가슴에 안고 '희망의 꽃씨'를 뿌린다면, 반드시 '평화통일의 꽃길'이 우리에게 열리고 '젖과 꿀이 흐르는 통일한국'으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며 "또 우리 사회가 불신과 분열의 악순환을 끊어내고 통합의 큰 길로 함께 나아갈 수 있도록 모든 정성을 다할 것이니,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성경 말씀처럼 한국교회가 갈등을 치유하고 대립을 해소하는 국민 통합의 중심이 되어 주시고 국가 혁신을 이끌어 가는 등불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박 대통령은 "이 사회와 경제를 혁신해서 새로운 도약의 토대를 만들고, 한반도 평화통일이라는 역사적 소명을 이루는 길에 기도와 헌신으로 힘을 보태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며 "여러분 모두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시고 이 땅에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평화와 행복이 충만하기를 기원하며 감사드린다"고 축사를 마무리했다.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박근혜 대통령, 소강석 목사, 홍문종 의원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오른쪽부터 순서대로) 박근혜 대통령, 소강석 목사, 홍문종 의원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특별기도 시간에는 안창호 헌법재판관이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해', 대성그룹 김영훈 회장이 '경제 활성화와 국민 화합을 위해', 장준규 육군참모총장이 '한반도와 세계 평화를 위해' 각각 기도를 인도했다.

기도회는 양곡교회 지용수 목사의 축도로 마무리됐으며, 국가조찬기도회 채의숭 수석부회장의 안내말씀과 에프라임 텐데로(Efraim Tendero) WEA 총무의 조찬기도 후 조찬 및 친교가 이어졌다.

앞선 1부 식전행사에서는 새에덴교회 오케스트라, CTS 소년소녀합창단, 펠리체 싱어즈, 팝페라 가수 임지은, 테너 이승묵과 소프라노 조현애, 정요한 집사와 김예나 집사, 김학남·김수정·최승현 교수 등이 각종 공연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