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F(대학생성경읽기선교회)에는 태어나면서부터 선교사로 자라는 ‘선교 재목’들이 있다. UBF 2세들이다. 대부분의 UBF 멤버들은 선교회 내 멤버들과 결혼하기 때문에 그들의 자녀인 2세들 역시 자연스럽게 UBF 멤버가 된다. 다른 점이 있다면, 2세들은 선교사 자녀로서 다언어 다문화 환경에 익숙하다는 점이다.

한국 UBF 본부는 매년 여름, 해외에 있는 선교사 자녀들 중 대학 입학을 앞둔 이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교육을 실시한다. 올해도 미국과 캐나다에서 20여 명의 UBF 2세들이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은 약 한 달간 한국에 머물면서 한국 역사, UBF 역사, 한국어 등을 공부했다.

7월 넷째주, UBF 본부에 들러 한국근대사를 공부하고 있는 2세들을 만났다. 올 9월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는 이들은, UBF 2세로서의 뚜렷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고, “UBF의 전통을 계승하고 싶다”, “UBF 역사는 우리가 죽어서도 남을 역사”라며 상당한 자부심을 나타냈다.

2세들에게 UBF는 어떤 곳인가.

이요한 : UBF는 나에게 가족같다. 어렸을 때부터 사역자님들에게 ‘삼촌’과 같은 친근한 용어를 쓰면서 가까이 지냈다.

이사라 : 무엇보다도 예배드리는 삶을 배운 곳이다. 선교를 삶의 중심에 두고 사는 분들 사이에서 자란 것도 나에게 많은 영향을 끼쳤다. 2세들끼리는 마치 가족같은 분위기다.

여러분은 선교사 자녀임과 동시에 UBF 2세다. 다양한 커뮤니티 안에 속해 있는데 힘든 일은 없었나.

진바울 : 부모님은 UBF 멤버로서의 정체성을 스스로 선택했지만, 나에게 그것은 부여된 것이었다. 이것이 힘들었다. 또 주님과 인격적인 만남이 있기 전에, 나의 결단이 있기 전에 여러 신앙활동을 하는 것이 힘들었다.

이요한 : UBF 자녀들은 어렸을 때부터 성경공부를 많이 한다. 그러나 말씀과 대치되는 나의 행동을 볼 때면, 내가 위선자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김레베카 : 부모님이 크리스천이고 선교사이다 보니, 다른 부모님보다 엄격하시다. 또 사역한다고 많이 바쁘시니 부모님과 같이 있는 시간이 적었고, 사랑을 많이 못 받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진바울 : UBF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선교 현지에서 ‘이민자’라는 사실도 힘든데, 한국인 친구들 사이에서도 우리는 뭔가 독특한 문화권 안에서 살아간다는 느낌이 있었다.
차메리 : 다른 친구들은 더 큰 교회에 다니면서 교회의 프로그램에 참석하느냐 마느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못하다. 경제적 문제가 어렵지는 않았나.

이사라 : 사실 부모님이 늘 목자와 같은 모습, 웃는 모습을 보여 주셨기 때문에 자랄 때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인지 몰랐다. 그런데 커서 알게 되었다. 부모님께 참 죄송하고 감사했다. (사라의 이 말에는 다른 멤버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감했다.)

곧 대학에 입학해 UBF 사역을 보다 본격적으로 하게 될 텐데, 사역에 대한 비전을 말한다면.

이사라 : 예수님의 명령에 순종해서 제자삼는 사역에 동참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그것은 투쟁의 연속인 것 같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세상 무엇보다도 기쁜 일이다. 나도 기쁨으로 동참하고 싶다.
진누가 : 어떤 면에서 보면 전도는 시간낭비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편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렇게 고생하면서 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제자 삼으라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한다는 그 사실 자체에 기쁨을 느끼면서 사역할 수 있을 것 같다.

여러분들이 더 자라서 UBF를 이끌게 된다면 어떤 UBF를 만들고 싶은가.

이요한 : 현재의 UBF에서 바꾸고 싶은 것은 없다. 성경 중심의 삶, 양들을 위한 희생과 헌신, 이 전통을 계승하고 싶다.
이사라 : 바꿀 것이 없다. 캠퍼스 제자양육 사역이 UBF의 핵심이고, 이것을 계승해 갈 것이다.

올 여름 한국에서의 교육기간 동안 무엇을 배웠는가.

이사라 : 이렇게 작은 국가, 핍박받았던 국가가 이같이 위대한 선교 역사를 시작한 것이 놀랍다. 이 UBF의 역사들은 우리가 죽어서도 계속 남아있을 역사다. 요한복음 12장에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라 했는데, 그 말씀이 깊이 와 닿았다.

김레베카 : 왜 매년 2세들이 이곳에 와서 교육받는지 알겠다. UBF를 시작하신 이사무엘 목사님과 많은 목자님들의 희생과 헌신 위에 우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꼭 필요한 교육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