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재난의 현장
2015년 4월 25일 발생한 진도 7.9의 네팔 대지진은 사망자 8,702명, 실종자 384명, 부상자 22만(6.3일자 집계), 60만 채의 가옥이 무너지는 피해를 남겼다. 계속된 여진에 많은 사람들이 큰 두려움으로 공황상태에 빠졌고, 전기와 전화가 끊어진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와이파이와 3G가 작동하자 선교사회 임원들은 카톡 연락과 텐트촌 방문으로 회원 사역자들의 신변안전을 파악했다. 그 결과, 큰 피해를 입은 선교사들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지진은 이미 80년 주기로 올 것이 사전에 경고되었지만, 오랫동안 정정 불안가운데 재난 대비태세를 갖출 여력이 없었던 네팔 정부로서는 불가항력적이었다. 하지만 재난을 맞은 네팔 정부는 초기부터 통제력 강화로 사회적 혼란을 틈탄 약탈 및 폭동 등을 미연에 차단하였고, 주민들 역시 놀라운 자제력을 발휘하므로 사회적 혼란이 최소화되었다.
2. 한인 선교사회의 활약
가. 재난대책본부 구성
이러한 사회적 안녕을 바탕으로, 한인 선교사회는 4월 27일 재빨리 재난대책본부를 설치한 후 피해 파악과 동시에, 각자의 생활비와 비상금까지 동원하여 이재민들에게 전달할 구호물품(비상식량, 담요, 텐트 등)을 확보하여 재난지역으로 수송하기 시작하였다. 지진 초기 구호금 부족으로 일시적인 어려움도 겪었지만, 한국위기관리재단과 '공식 창구협약'을 맺으므로 점차 구호물품이 안정적으로 공급되기 시작하였고, 그 결과 선교사들은 어떤 국제기관이나 NGO 단체보다도 더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초기 긴급구호활동을 펼칠 수가 있었다. 또한 지진 후유증을 겪고 있던 선교사들을 위한 멤버케어 사역도 체계적이며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다.
네팔과 서울 재난대책본부 사무실 광경. ©KCMS
나. 지진재난복구위원회 구성
지진 발생 2주간이 지나면서 긴급구호활동을 재난복구 활동으로 지원 체제를 재정비하였다. 재난복구 방향은 현지교회와의 연계 강화를 위하여 지역교회 연합을 통하여 복구사역을 추진하였다. 또한 무너진 교회건물부터 복구하는 것은 여러 문제점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여, 해당지역의 공익적 복구사역(교실 재건 등)에 우선순위를 두고 추진하였다.
초기에 공익적 복구사업을 우선적으로 추진한 이유는, ➀지진 피해를 입은 네팔인들에 대해서 신앙 여부에 관계없이, 지역 전체 공동체가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하되, 그 혜택이 기독교 신앙에 입각해서 지원된 도움이라는 것을 알려서 선교적 목적이 퇴색되지 않도록 하는데 있었다. ➁또 다른 이유는 후에 교회 재건하는 일에 지역주민들의 반발을 차단하고, 수월한 교회재건의 사역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1,2차 케어팀 사역 모습(위)과 3,4차 케어팀 사역 모습(아래). ©KCMS
다. 의의와 평가
2015년 네팔 대지진의 긴급구호활동 및 재난복구 활동은 한인 선교사회가 하나로 뭉쳐서 체계적으로 재난에 대처하였던 첫 사례였다. 신속하고 놀라운 지원활동이 가능했던 것은 ➀네팔 선교사회가 회원들 간 끈끈하게 연합된 건강한 선교공동체였다는 점, ➁소속회원 가족들에게 인명 피해가 전혀 없었다는 점, ➂선교사회와 한국위기관리재단 간 『재난대책본부 Hot Line』을 구축한 점, ➃비상시에 위력을 발휘한 SNS(카톡방), ➄멤버케어 전문단체들이 선교사 케어활동에 4차례에 걸쳐 협력하므로 지속적으로 선교사들의 회복을 지원한 점 등이다.
사역자 위기관리세미나 강사들. 왼쪽부터 김록권 이사장, 김진대 사무총장, 도문갑 연구소장. ©KCMS
3. 네팔 사역자 위기관리세미나 개최
지난 주 네팔 사역자 위기관리세미나(12.8~10)를 카트만두 한인교회에서 개최하였다. 네팔 한인 선교사회 소속회원 36명, 재단 강사(김록권 이사장, 김진대 사무총장, 도문갑 연구소장) 3명을 포함해서 39명이 참석한 이번 세미나에서는 위기관리, 위기신학, 자연재해와 긴급구호, 보건의료, 응급처치, 갈등관리와 리더십, 멤버케어와 셀프케어, 신앙인의 인생 위기관리 등 광범위한 주제로 강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4. 세미나 참석자들의 반응
특별히 이번에 확인한 사실은 참석 선교사들 대부분이 '이번 대지진이 자신들에게 축복이었다'고 고백한 점이다. "지진 자체는 고통스럽고 두려웠고 혼란스러웠지만, 그 위기를 통로로 찾아오신 주님을 만날 수 있었다!", "네팔 주민들에게 살갑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였다"고 감사하였다. 특히 "기독교 관련 외국단체들(선교단체, 기독 NGO단체)의 헌신적인 구호·복구활동이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새 헌법 제정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었다"는 한 선교사의 고백은 우리에게 전율로 다가왔다.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와 특별하신 일하심을 느낄 수 있었다.
네팔 카트만두 한인교회에서 열린 사역자 위기관리세미나 모습. ©KCMS
5. 앞으로의 과제
성경은 세상 끝날 징조로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24:7)'라고 기록한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은 앞으로도
➀세계 곳곳에서 일어날 각종 재난에서 한인 선교사들과 교민들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➁지역교회, 구호단체와 협력하여 체계적인 구호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➂고난당하는 재해 주민들이 위기를 타고 찾아오신 주님을 만나는 기회가 되도록!
➃국별 위기관리·멤버케어시스템이 잘 구축되어 어떠한 위기상황에도 잘 대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한국위기관리재단(KCM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