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의 인터넷중독증은 다른 것도 관련이 되지만, 주변의 환경 문제와 관련이 크다. 우리나라가 인터넷강국이라는 사실은 더욱 환경적 원인을 입증한다. 인터넷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만큼 인터넷중독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인터넷중독을 다시 환경적 원인을 더 다뤄야 하는 이유이다. 물론 이런 환경적 원인은 심리적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
1. 역동적 행위로서의 쾌감과 스릴의 추구
인터넷중독에는 쾌락과 스릴이 있다. 비록 일시적이지만, 남들이 누리지 못하는 야릇한 괘감과 스릴을 누리는 것이다. 이는 인터넷으로 인한 게임이나 도박에 빠진 사람, 그리고 채팅을 하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된다. 순간의 스릴과 쾌감이 더욱 그들을 붙잡고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런 쾌감과 스릴이 그들을 중독으로 점점 더 유인하여 빠져들게 만드는 요인일 것이다. 우리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쾌감과 스릴에 관련되는 인터넷을 더 잘 이해해야 한다.
1) 습관적 특성으로 쾌감과 스릴
쾌감과 스릴은 그 성격상 즐겁고 흥분되는 역동적인 행위이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쾌락과 스릴은 사람을 중독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특성이라고 해야 한다. 그들이 중독 습관에 빠지는 이유도 인터넷이 단기간에 쾌락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일 수 있다. 처음부터 중독 행위를 즐기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바로 이런 중독의 쾌락과 스릴에 빠져들다 보니 점차 습관적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실제로 알콜중독자들은 취하는 것에, 그리고 도박중독들은 게임하는 묘미와 잃고 따는 아슬아슬한 쾌감에 빠져들면서 서서히 알코올이나 도박에 개입하게 된 사람들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것은 쾌감과 스릴이라는 문제가 정당성을 넘어 일단 긍정적 측면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아마도 그들은 남들이 시도하지 못하는 금단의 것을 즐기는 마음이 작용한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그들이 특정한 중독 행동에 습관적으로 탐닉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쾌락을 충족시켜 주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는 인터넷중독, 알코올중독, 마약중독 그리고 도박중독의 경우 유사한 점이 있다. 어떤 중독의 유형이든 간에 일시적으로 고통을 잊는다는 것 외에도, 일종의 쾌락과 스릴을 느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쾌락과 스릴의 대표로는 아무래도 인터넷도박 중독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쉽다.
2) 쾌감과 스릴을 부추기는 인터넷
인터넷은 쾌감과 스릴을 부추기는 특성이 있다. 이런 쾌감과 스릴은 매우 심리적인 적인 것 같지만, 실제로는 매우 자극적인 것이라고 해야 한다. 쾌감과 스릴은 사람의 깊은 데를 건드리어 나타난 작용이기보다는 가볍고도 쉽게 자극하여 일어나는 반응이라는 점에서다. 이런 시각에서 우리는 인터넷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깊은 주제를 가지고 연구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단순한 것에 매달리거나 자극적인 것에 심취하는 경향이 있다고 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우리는 인터넷도박을 하는 그 예로 들 수 있다. 인터넷도박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게임하는 묘미와 잃고 따는 그 아슬아슬한 쾌감에 녹아들면서 도박에 서서히 빠져들어 간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으로 도박하는 사람들에게는 도박이란 매우 즐겁고 흥분되는 '자극적' 활동이다. 그들은 돈을 잃은 후에는 자괴심과 후회에 빠지기도 하지만, 그들에게 후회는 일시적일 뿐이다. 그들은 도박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다음 모험을 계획하면서 도박할 자금을 모으러 다닌다. 그들은 때로 도저히 복구할 수 없는 수준까지 금전적인 손해가 막대할 경우에는 원금을 건질 생각에 쫓겨 즐거움을 상실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초조감에 휩싸여 즐거움을 잃는 경우는 모든 능력을 상실한 막바지 위기에서나 발생할 뿐이다.
3) 각성 수준을 증가시키는 수단으로서 인터넷
인터넷은 각성 수준을 증가시키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인터넷에 빠져드는 사람들은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히 쾌감이나 스릴을 즐기는 것으로 보이지만, 더 깊이 보면 정신에서 그들이 좋아하는 쾌감과 스릴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우리는 "뇌의 쾌락중추에 불이 켜졌다"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말로 그들의 각성 수준이 증가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면 인터넷은 그들에게 각성수준을 증가시키는 수단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밤새도록 인터넷을 할 수 있고, 식사하는 시간을 아끼면서까지 인터넷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인터넷을 하는 상황에서조차도 늘 흥분되는 마음이 지속된다. 그들이 인터넷으로 도박할 때만은 큰돈을 맞아 모든 것을 한꺼번에 복구할 기대에 초조해지고 흥분된다. 사실 그들에게는 이런 초조감조차 흥분의 한 요소라는 점은 우리가 인터넷도박을 올바로 이해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다. 그것은 그들에게 극단적인 초조감과 아쉬움, 모멸감, 극단적인 행복감과 만족감을 왕래하는 복합적인 감정이 작용한다는 점에서다.
그들은 인터넷으로 도박하는 동안에는 각성수준이 증가하면서 '정말 살아있는 것 같고', '기분이 고조되며', '낙관적이 되고', '흥분되는' 느낌을 갖는다. 그러나 게임이 끝난 다음에는 이런 긍정적 기분상태가 가파르게 떨어지면서 기분이 저하되고, 앞날이 깜깜하게 보인다.
실로 그들은 승패에 따라 극단적인 감정 상태를 경험하게 되므로 돈을 잃고 따는 것은 즐거움과 흥분을 증폭시킨다. 그들은 돈을 많이 걸수록 쾌감과 스릴이 증폭되기에 도박에 깊이 빠져들수록 거는 액수는 점점 더 커진다. 도박을 끊거나 도박하지 못하게 되면 그들에게 가장 큰 즐거움을 빼앗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2. 기분전환으로서의 자기 고양
인터넷은 때로 휴식을 취하게 만들고, 기분을 전환시켜주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이 더 발전되는 경우에는 자신의 존재를 고양시켜주는 측면도 있다. 물론 이런 것은 진정한 측면에서 평가를 해야만 하는 성격이기는 하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서 우리는 인터넷과 관련하여 기분전환과 자기 고양이라는 점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런 것은 우리가 인터넷이 기분전환으로서 자기 고양을 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에서 생각하고자 하는 측면이다.
1) 기분전환 수단으로서 인터넷
최근에 인터넷은 일상의 생활처럼 활용되고 있다. 하루라도 인터넷을 사용하지 않으면 허전한 것처럼 되어버린 일상의 수단이 된 것이다. 다음은 남자 중학생의 말에서 그 일단을 엿볼 수 있다.
"방과 후 집에 가서 간단히 밥을 먹고 다 못한 학원숙제를 하다가 학원에 가요. 학교 끝나고 다른 학원으로 바로 가는 아이도 많아요. 학원 근처에서 김밥 같은 것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학원수업 듣는 거죠 뭐. 학원이 끝나 집에 오면 10시 30분쯤이에요. 그때는 피곤하고 쉬고 싶은데 뭐 컴퓨터 말고 하게 뭐 있나요? 제일 먼저 친구들에게 온 메일 검색하거나, '버디버디'에 들어가 채팅하면서 학교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하죠. 아니면 요즘 유행하는 음악을 다운받기도 하고, 그러다 좋아하는 게임 한두 시간 하다 1시나 2시쯤에 자는 것이 저의 하루에요. 이 정도도 컴퓨터 못하게 하면 저는 어떻게 살아요, 선생님?"
이 학생의 말에서 컴퓨터가 이들의 일상의 수단이 됨과 동시에 피로를 풀고 기분을 전환하는 수단이 되었음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환경은 청소년 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인터넷이 일상의 피로를 푸는 수단이 되어버린 현실이다 보니 직장을 끝나고 집에 오면, 반드시 PC방에서 한두 시간 게임하다가 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집에서 인터넷을 하는 것보다도 PC방에서 하는 것이 그 분위기를 즐길 수 있고, 장소를 달리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한다.
2) 자기고양 수단으로서 인터넷
인간은 환경에 눌리면 그것을 애써 벗어나려는 심리가 작용한다. 그리고 그 벗어나는 수단이 현상적으로는 회피나 도피이지만, 또 다른 방법의 하나로 그들에게는 자기고양을 시도하는 일환으로 인터넷을 대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 인터넷은 어느새 일상의 피로를 푸는 수단을 넘어 자기를 고양시키는 중요한 수단이 되어버린 현실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자기고양의 문제는 비단 인터넷중독자들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본능적 특성이다. 누가 자신을 형편없는 사람이라고 하는 데 동의할 수 있겠는가? 어느 누가 자신이 부족하고 열등한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기를 원하겠는가?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존심이 상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자신을 중요하고 우월한 존재로 느끼고 싶어 한다. 이와 관련하여 인터넷은 그 성격상 묘하게도 단번에 자긍심을 고양시켜 준다는 특성을 갖고 있다.
도박중독자들의 경우, 돈을 따면 다른 사람보다 능력이 우수하거나 행운이 따르며, 자신이 높아진다는 느낌을 갖는다. 실제로 그들은 게임에서 승리하거나 도박할 때는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고 중요한 존재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그런 이유로 그들은 자긍심을 되살리는 대가로 도박판의 손실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도 하는데, 도박판에서 자신이 고양되고 능력이 증가되는 느낌을 받을수록 자기강화의 수단으로 도박에 탐닉할 위험성은 높아지는 것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보면 인터넷은 적어도 그들에게는 그들의 존재와 그 가치를 효과적으로 고양시키는 방법이자 강화시키는 수단이 된다. 인터넷이 자기를 고양시키고 강화시키는 수단이라는 점에서는 그들의 마음이 어느 정도 이해된다. 실제로 이런 마음은 그들 뿐 아니라, 알콜중독자들에게서도 나타난다. 그들은 술을 마실 때에 그런 유사한 현상을 경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성적이고 쑥스러움이 많은 사람의 경우에 술을 마시면,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상호 작용하기 수월하다고 기대하거나 실제로 쉬워지기에 술에 의지하는 편이다. 이들은 사교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술에 의지하는 것이며, 실제로 적절한 알코올 섭취량은 어느 정도 사교성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자기 고양의 욕구가 강한 사람이 도박판에서 크게 한판(big win)을 따면, 다른 사람들의 선망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된다. 돈을 따는 순간, 그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그를 시기하고 부러워할 뿐 아니라, 그들은 다른 곳에서는 약자일 수 있지만, 도박판에서만은 우월하며 그 모든 것들 위에 서 군림하는 존재인 것이다. 이는 인터넷게임이나 인터넷도박도 같은 점에서 이해되는 부분이다.
3) 유혹의 덫으로서 인터넷
인터넷은 일정 부분 자신의 기분을 전환시키고 존재를 고양시켜주기도 한다. 물론 그것이 일시적이지만 말이다. 다만 인터넷이 그것을 유혹하는 덫이라는 점을 나는 사람이 많지 않다. 대부분의 중독자들 중 기분을 전환시켜 주는 약물이나 활동 자체에 중독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점차 이런 활동을 통해 누리게 되는 포만감이나 각성상태, 혹은 환상체험에 중독되어 간다. 약물과 활동을 통해 고통스러운 현실을 벗어나 자신이 중요한 인물이며, 강력하고 찬미를 받는 존재라는 소망 충족적인 환상에 몰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중독은 현실로부터 스스로를 분리시켜 자신이 희구하는 변화된 다른 정체감 상태(altered state of identity), 즉 소망하는 이상적인 환상 속에 자아를 몰입하게 만든다. 이를 두고 우리는 모든 중독, 모든 탐닉은 일상적 자기로부터 분리되어 또 다른 나를 추구하는 모습이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중독에는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지 못한 공통점이 있다. 이 결점이 바로 그들을 서서히 이상향의 세계로 이끌어가는 요인이기에 중독은 참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속이는 유혹의 덫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는 한 가지를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것은 인터넷을 통한 자기고양이 실제적이든, 착각이든 간에 치명적인 결점이 있음에도 그들은 쉽사리 그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인터넷이 그들의 능력과 가치를 강화하는 주된 수단이 되어버리면, 그들은 이전보다 더욱 자주, 더 오랜 기간 동안 인터넷의 유혹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은 일단 자존심이 상하고 우울할수록, 어려운 상황에 처할수록 스스로 어려움을 이겨나가고 성장하려고 노력하기보다는 인터넷에 자꾸만 의지하려고 할 것이다. 그 결과 그들은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서 능력을 증대할 기회를 잃어버리는데, 이는 일과 직업에서 배양하고 연마할 기술을 스스로 차단해 버리는 것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사회적 관계에서 배워야 할 사교성을 놓치고, 친구들과 가족, 배우자와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기회를 잃어버리므로 실제적 자기성장과 자기고양은 불가능해지고야 만다. 인터넷중독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3. 만족과 소망 충족으로서의 환상
인터넷은 오늘날 현실의 모든 문제를 보충해주는 수단으로 이해된다. 그리하여 현실에 불만족이 있는 사람일수록 인터넷에서 그것을 보충하려다가 중독에 빠져들게 된다. 이들이 현실에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한다고 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물론 컴퓨터 게임이라고 해도 모두 중독성이 있는 것만은 아니다. 컴퓨터 게임에서는 머리를 써서 다양한 전략과 전술을 응용해 승부를 겨루는 전략 시믈레이션의 게임, '스타크래프트' 같은 게임은 중독성이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1) 바람을 충족시키는 수단으로서 인터넷
컴퓨터 게임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정하고 하나의 역할을 맡아서 그것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레벨이 올라가는 '역할수행'(Role Playing Game: RPG)이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그것도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이서 길드, 혈맹, 클랜 등으로 불리는 조직을 이루어 제각기 역할을 맡아 움직이는 '다중접속 온라인 역할수행 게임'(Massively Multiplayer On-Line Role Playing Game: MMORPG)이 가장 중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것은 어느 정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루게 측면이기도 하다.
우리는 인터넷이 머리를 써서 하게 됨으로 어느 정도 자신의 바라는 바를 이루는 장이 된다고 전술했다. 인터넷은 그것이 어떤 형태이든 간에 분명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것은 점차로 중독성으로 이행될 위험에는 예외가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만족은 실로 매력적인 특성임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회생활에서 모든 것은 상당한 노력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경험되지만, 인터넷에서는 행동과 더불어 일시적으로 거의 즉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는 인터넷을 일종의 쾌락추구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는 이유이다.
그런 점에서 인터넷중독은 일시적인 만족이든 상당한 기간의 연장을 목적으로 하는 도피이든 간에 그 목적은 다른 것보다는 즐거움을 지향하고 있다. 실제로 이들이 쾌락을 찾거나 도피의 수단으로 인터넷을 이용할 때, 그 효과는 항상 즉각적으로 나타난다고 볼 수 있는 점이 있다. 그로 인해 괴로움은 빠르게 사라지고 흥분과 쾌감이 찾아온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기분을 전환할 수 있는 방법은 상당히 제한되어 있는 편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쾌한 기분을 억제하고 지낸다. 설령 어떤 경우에 기분을 풀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낸다고 해도, 상당기간의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 어떤 문제에 직면할 때 그것의 근본적인 해결을 하려면 그에 따른 갈등도 피할 수가 없지만, 인터넷에서는 언제나 그 효과가 즉각적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일시적으로, 그리고 단번에 괴로움을 피하거나 만족감을 얻는 데는 술이나 마약, 그리고 중독보다 빠른 길은 없을지 모른다.
심지어 그들은 인터넷에서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그 즉시 흥분되고 설레며 가슴이 뛴다. 인터넷에 빠지면 언제나 그 즉시 쾌감과 스릴이 전달되기 때문이다. 그것이 인터넷도박이라면 큰돈을 잃고 빚 독촉에 시달려도 "빨리 따서 해결하면 되니까"하면서 단기간에 해결이 가능하다는 비합리적 기대를 만들어 내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기대에 부풀려 짐에 따라 그들에게는 즉각적으로 괴로움이 가라앉고 안심이 되는 것이다. 다만 그들의 만족이 일시적이라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 뿐이다.
2) 즉각적 만족 수단으로서 인터넷
인터넷은 즉각적인 만족의 수단이 되는 편이다. 그것이 비록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현재의 복잡한 생활은 우리를 점차 더 바쁜 생활로 이끌어 가고 있다. 바쁜 일상의 생활에서 우리는 휴식의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에게는 즉각적인 만족이라도 필요하게 된다. 대부분의 중독자들은 욕구를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이 낮은 가운데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는 편이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만족을 늦추지 못하고 즉각적 만족감을 찾게 되면, 파국적인 결말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즉시적인 만족은 강력하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점은 분명한 것이다. 이는 처음에는 강력했던 효과가 점점 더 줄어들기 때문인데, 이때 중독자들은 다시 그 효과를 얻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실로 모든 중독자들은 일시적 만족을 다시 찾기 위해, 그리고 자꾸 떨어지는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 다시 술을 마시고, 또 도박판을 찾게 된다. 이때 술을 마시는 양은 증가하고 도박하는 액수는 점점 더 높아진다. 이들의 욕구 지연능력은 자꾸 낮아지는데도 즉각적인 만족에는 끝이 없이 증가하는 것이다.
일시적이고 즉각적 만족은 모든 중독자들에게 최대의 유혹이다. 중독에서 일시적인 것이란 그들의 환상이 오래가지 못하다는 점이라면, 즉각적인 만족이란 기대감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의 차이일 뿐이다. 중독자들이 쾌락을 찾거나 도피의 수단으로 중독 행동을 이용할 때, 그 효과는 항상 즉각적으로 나타나기에 중독의 행동에서는 괴로움은 빠르게 사라지고 흥분과 쾌감이 찾아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알콜중독자들의 경우에 술에 취하면 "세상의 모든 것이 나의 것이다."는 환상이 일어난다. 도박중독자들의 경우에도 큰돈을 잃고 빚 독촉에 시달려도 "빨리 따서 해결하면 되니까"하면서 단기간에 해결이 가능하다는 비합리적 기대를 만들어 스스로를 위로한다. 실로 그들은 자신이 원하는 기대에 부풀려 즉각적으로 괴로움이 가라앉고 안심이 되는 것이다. 비록 그들의 만족이 일시적이기는 하지만, 즉각적이라는 점이 그들에게는 매력인 것이 되고 있다. 이는 중독자들이 요구를 지연시킬 수 있는 능력이 낮지만, 즉각적 만족을 추구하는 이유이다.
3) 즉각적 결과를 경험하게 만드는 인터넷
인터넷은 즉각적인 결과를 경험하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 자판기를 두드리면 그 결과를 즉석에서 알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족을 늦추지 못하고 즉각적인 결과를 경험하게 되면, 나중에 파국적인 결말을 피할 수 없는 데도 말이다. 이런 현상은 현실에서와 매우 대비되는 인터넷의 현실이다. 중독에서 즉각적인 만족은 강력하지만, 그 효과는 일시적인 데도 그것을 포기하기는 싶지 않은 것이다. 아니 오히려 그들은 그것에 빠져들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지도 모른다. 그러기에 중독의 현상이 처음에는 강력했던 효과가 점차적으로 감소하는 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 것이다.
사회가 점차 전문화되는 상황에서 모든 것의 기대는 시간적으로 지연되어 가고 있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는 오랜 노력과 정력을 들여야만 바라는 것을 단기간에 거두게 되는 상황으로 되어가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인해 능력과 기술이 부족한 사람들, 또 그렇게 할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즉각적인 것에 심취하게 되는 특성이 더욱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어느 정도 시간이나 기간을 기다리는 것보다도 즉각적으로 대가가 주어지거나 결과를 볼 수 있는 것들에 더 심취하기 쉬운 것이다. 미국에서는 한 달을 기다려서 받는 월급(月給)보다는 일주일에 받는 주급(週給)이 상용되는 것이나 복권도 일주일을 기다리기 어려워 즉석복권이 등장하는 것도 이런 심리를 활용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인내심이 점차로 약화되는 현대인들에게는 즉각적인 특성이 더욱 기세를 올리는 것들이 중독을 부추길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지게 만드는 요인으로 볼 수 있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