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 '이슬람 대책' 주제 제24회 영성포럼
▲포럼 예배에서 박종화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 제24회 영성포럼이 6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이슬람 대책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개최됐다.
발표에 앞서 개회사를 전한 김영한 박사는 "한국 선교사들 중 전체의 25%가 무슬림권에서 선교 중이고, 국내에서는 노동력 부족 등으로 유입된 무슬림 20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며 "관용적 태도로 이들에게도 복음을 전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먼저 이슬람의 종교와 문화·사회적 행태와 원리주의 등 그 정체에 대해 깊이 연구하고 알아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내부자운동, WCC·가톨릭처럼 종교다원주의 가능성"
이날 2부 영성포럼에서는 이슬람 및 선교 전문가 6인이 발표했다. 첫 세션에서 이동주 박사(선교신학연구소장)는 '이슬람의 세계관: 내부자운동의 번역성경과 상황화 신학을 중심으로' 라는 제목으로 한 발표를 통해 20세기 이슬람권에서 확장되는 내부자운동(Insider Movements·이슬람 사회에 무슬림으로 남아 복음을 전하는 것)과, 내부자들을 위한 성경이 기독교 세계관을 잘 전달하고 있는지 살폈다. 성경이 본문 그대로 전달되지 않으면, 점차 기독교와 이슬람의 혼합적 제3의 종교나 이단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
이동주 박사는 "새로운 이슬람 선교를 주창한 내부자운동 중 상황화가 심한 경우에는, 이슬람을 버리지 않은 채 예수를 믿자는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며 "기독교와 다른 이슬람의 세계관을 포용할 뿐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 대신 알라를, 아버지 하나님 대신 주님을, 하나님의 아들 대신 메시야를 믿고, 교회 대신 모스크에 모이자고 한다"고 했다.
이 박사는 꾸란의 생성과 무슬림의 성경관, 내부자운동 번역성경의 하나님·예수님·성령 등 삼위일체에 대한 명칭, 내부자운동의 상황화 공동체 등에 대해 분석한 후, "내부자 신앙인들은 하나님을 아버지로 알지 못하고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시인하지 못하기 때문에 삼위일체 하나님과 관계를 맺지 못하는 치명적인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결론내렸다.
그는 "이는 현대 종교다원주의 시대에서 기독교적 거대 체구인 WCC와 가톨릭이 점차 우상 개념을 상실하면서, 이슬람권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따라 내부자운동을 통해 점차 사도적·성경적 복음이 상실되고 반개종주의적·종교통합적 공동체로 변질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내부자운동은 이슬람과 기독교를 다 끌어안으면서 진정한 회개를 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며 "구원받은 자는 꾸란적 이슬람 세계관에서 성경적 세계관으로 바뀌어야 하고, 이러한 사건과 경험은 우리 목숨보다 귀중한 일(행 10:44-48, 11:18)"이라고 했다.
▲(왼쪽부터) 이동주 박사, 김영한 원장, 유종필 박사, 논찬한 김지훈 박사(신반포중앙교회). ⓒ이대웅 기자 |
"이슬람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무슬림은 받아들여야"
'꾸란의 이슬람과 성경의 기독교'를 주제로 발표한 유종필 박사(동산교회)는 "기독교와 이슬람을 비교 연구하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는데, 두 종교 간의 공통성으로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고 상이성으로 이슬람에 대한 기독교적 사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는 이슬람은 받아들일 수 없지만 무슬림은 받아들여야 하고, 무슬림을 얻기 위해 이슬람을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후 그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주요 교리들을 비교했다. 이슬람은 성경의 내용 상당 부분을 수용하지만, 그 내용이 유대인·기독교인들에 의해 변질됐다고 한다. 꾸란의 알라는 성경의 하나님과 많은 부분 비슷하지만, 삼위일체에서 견해를 달리한다. 기독론에서는 동정녀 탄생과 성령의 함께하심, 기적과 메시야, 승천과 재림 등을 공유하지만 예수님의 성육신과 하나님 아들 되심, 십자가에서 돌아가심을 거부하여 대속과 구원자를 부정한다. 이슬람은 또 관용을 말하면서 '지하드'라는 이름 아래 폭력과 살상을 자행한다.
유 박사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이해는 가깝고도 먼 두 종교를 균형 있게 바라보게 하면서 효과적인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게 하는 교량 역할을 한다"며 "양측의 보다 정중하고 진지하며 심도 있는 대화로, 영원하신 하나님의 진리가 선포되고 구원의 역사가 특히 무슬림권에서 일어나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슬람 국제운동, 초국가적 샤리아 공동체로 진화 중"
두 번째 세션에서 최바울 선교사(인터콥 본부장)는 '이슬람의 실체: 이슬람 국제운동과 이데올로기' 라는 제목으로 발표하며, 이슬람권이 무력과 테러를 전개하는 이유를 통해 그들의 실체 파악을 시도했다. 그는 "그 결과 우리는 이슬람에 대한 전통적 기독교의 관점에서 다소 동떨어진 결론에 도달하는데, 먼저는 최근 이슬람 현상은 순수 종교운동을 넘어선 종교사회적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이해해야 하고, 이를 문명사적 관점과 함께 성경적·영적 측면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선교사는 "지난 20세기 이슬람 세계에서는 정치적 이슬람 이데올로기 주도로 부흥운동을 전개함으로써, 세속화된 서구 세계에 대해 '탈세속화'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서구 세계의 대안 운동을 전개했고, 이러한 전략을 통해 정체성을 회복하고 범이슬람주의 글로벌 움마공동체를 건설하려 했다"며 "이러한 글로벌 지하드는 이슬람 세계를 깨우고 정체성을 회복하는 데 성공했으나, 이슬람 세계 내에 과도한 분열과 갈등, 내부 투쟁을 초래해 정치적 이슬람을 극단주의 그룹으로 전락시키고 말았다"고 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최바울 선교사, 김영한 박사, 유해석 선교사, 논평 권문상 박사(웨스트민스터대). ⓒ이대웅 기자 |
그는 "이에 무슬림 엘리트들은 이슬람 부흥과 범이슬람 공동체 건설을 위해 풀뿌리 무슬림 민중운동이라는 새로운 이슬람 국제운동을 시험하고 있다"며 "이것이 오히려 포스트모던 글로벌 사회에 새로운 이슬람 영성운동이자 포교운동, 부흥운동으로 더 적합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선교사는 "지난 1세기 동안 서구 사회에 무슬림 이민자들의 수는 계속 증가해 왔고, 최근에는 전 세계의 관문도시들로 확대되고 있다. 그들은 이주 국가에서 전혀 다른 움마공동체, 즉 전 세계로 흩어진 무슬림 디아스포라로서 '탈영토화(deterritorialization)'된 새로운 개념의 근본주의 세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그들은 국가를 장악하지 않고도 세계 곳곳에 국부적 샤리아(Sharia) 무슬림 공동체를 세울 수 있다고 믿고, 그 공동체들은 거주 국가의 현행법을 넘어 독자적 샤리아 이슬람법의 지배 아래 운영된다. 이것이 앞으로 전개될 이슬람 국제운동"이라고 했다.
"이슬람과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 예수의 정체성"
유해석 선교사(FIM국제선교회 대표)는 '예수와 마호메트' 발표를 통해 성경과 꾸란, 그리고 이슬람 형성에 영향을 끼친 무함마드 언행록 등을 분석하여, 무함마드와 예수의 생애 및 이슬람과 기독교에서 둘의 가르침을 비교했다.
유 선교사는 "이슬람과 기독교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예수가 누구이고, 그가 이 땅에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이해의 차이"라며 "이슬람은 예수의 정체성과 그가 인간의 구원을 위해 대신 십자가에서 죽었다는 것에 동의하지도, 예수를 하나님의 아들로 인정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성경은 예수를 '하나님의 독생자'라고 가르친다"고 했다.
또 "기독교와 이슬람은 둘 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말하지만 그 내용은 다르다"며 "이슬람에서는 예수가 재림하여 꾸란의 법으로 사람들을 심판하고 이 세상의 유일한 종교로서 이슬람을 세운 후 죽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기독교는 예수 그리스도가 산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기 위해 왕이자 주님으로서 다시 올 것을 믿는다. 하나님처럼 예수는 그의 모든 자녀들과 함께 다스리실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세 번째 세션에서는 장훈태 교수(백석대)는 '이슬람의 선교전략: 이슬람의 세계선교 전략과 대응', 이만석 목사(4HIM 대표)는 '국내 이슬람 선교: 국내 무슬림들에 대한 기독교 변증'을 각각 발표했다.
앞선 개회예배에서 '가슴판에 새긴 말씀(막 2:23-28, 고후 3:2-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박종화 목사(경동교회)는 "'선한 사마리아인'을 통해 예수님은 새 율법을 주시는데, 객관적 진실은 오늘 내가 살아가는 지금 이곳에서 현실화하고 느껴야지 박제화된 진실을 갖게 되면 하나님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세계를 지배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당신의 실존 속에서 한번 경험하고 고백해 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