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이 쓰신 두 편의 글을 읽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목사님은 동성결혼 주례를 서지 않고 벌금도 물고 감옥도 가겠다고 하십니다. 그러나 십자군 전쟁처럼 그들을 대적하지는 않겠다고 하십니다. 목사님의 아들이 동성애자가 된다면 버리지 않고 사랑하겠다, 그것이 사랑이고 아버지다 하십니다.
목사님, 벌금도 물지 말고 감옥도 가지 마십시오. 대적하지도 마십시오. 아들이 동성애자라면 그래도 끝까지 사랑하십시오. 정부가 '차별금지법'이나 '인권조례'를 제정하지 않으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다수의 인권을 말살하는 새로운 법 제정을 반대하십시오. 그러나 아들이 동성애자가 된다면 하나님 앞에서 우십시오. 골방에 들어가 재를 쓰고 가슴을 치며 대신해서 우세요. 아들을 버릴 수 있나요. 하나님과 원수 된 우리를 사랑하시고 대신 죽으심으로 구속의 은혜를 받은 우리가, 누구라도 버릴 수 있겠습니까. 죄인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맛본 성도들은, 특히 소명을 받은 목사들은 어떤 누구라도 사랑해야만 합니다. 개인 김동호로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결정하신다고 해도 아무도 탓하지 못합니다. 자신의 신념이고 아들을 향한 부정이라 하시니 말입니다. 그러나 목사 김동호로서, 성도인 아들에게나 교회에서 그렇게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일반 국민들에게도 그렇게 말해서는 안 됩니다.
몇 세대를 거치면서도, 학교에서는 진화론을 배우고 교회에서는 창조론을 배운다고 해도 분쟁이나 혼동을 겪지 않고, 신자든지 또는 타종교인이나 무신론자라 할지라도 평범하고 상식적인 다수의 사회인이 되고, 다른 종교를 가지고도 학교나 직장에서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서로 조화롭게 더불어 평화를 이루고 잘살고 있습니다.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종교, 신념, 취향 등등 나와 다름을 상대를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하지는 않습니다.
목사님, 확실하게 기억하십시오. 한국교회는 동성애자들을 대적하는 것이 아닙니다. 다수의 국민들 또한 그렇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동성애자들도 이미 인권을 보장받고 있습니다. 타인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한, 국가는 개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다수의 개인과 가정에서 가지고 있는 보편적 사고를 부모가 가르칠 수 있는 자유, 학교에서 성교육을 정확하게 교육할 수 있는 자유, 종교적 교리를 맘껏 교회에서 설교할 수 있는 종교의 자유, 다수의 개인이 신념을 따라 살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동성애자를 핍박하는 나라가 아닙니다. 1년에 성 대상자를 셀 수 없이 바꿨다고 성경험을 말하는 자들도, 사회 각층에서 활동하고 미성년자들도 시청하는 언론 매체에도 당당히 출연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그 사람이 겪었던 고뇌를 이해했기 때문에 국민들이 수용하는 것입니다.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멈춘다면 아무런 갈등이나 혼란은 없습니다.
김 목사님, 교회 역사는 세상 역사를 지우거나 분리할 수 없습니다. 구약시대에도 있었던 동성애를, 이제 새삼스럽게 십자군까지 들먹이며 정말 한국교회가 대적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한국교회는 이 나라를 사랑합니다. 이 민족을 사랑하기 때문에 정부를 향해서 말합니다. 부르짖습니다. 아들이 동성애자라도 사랑하겠다는 가설로 사랑하는 것보다, 더 큰 사랑으로 한국교회는 기도합니다. 이 나라의 젊은이들을 지켜 달라고, 이 나라의 미래를 보호해 달라고 울부짖고 있는 것입니다.
정부는 최소한 동성애의 폐해를 홍보해야 합니다. 교육해야 합니다. 성적 취향대로 선택하고 부주의로 얻게 된 에이즈 환자들의 피폐해지는 삶을 알게 해야 합니다. 진단비와 치료비 전액을 부담하고 있는 국가 예산을 밝히고 멈춰야 합니다. 국방의 의무가 있는 나라에서 성적소수자들의 인권을 보장한다는 이유로 다수에게 피해를 감수하게 할 필요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굳이 '차별금지법'을 제정하겠다는 의도를 정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동성애자들은 이미 자유롭게 성생활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공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목사님, 나는 내 자녀들과 손주들에게, 교회의 젊은이들과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크고 높으심을 맘껏 전하고 싶습니다. 교회 밖에 있는 어린이들에게도 아름다운 세상의 조화를 마음 놓고 가르치고 싶습니다. 어느 봄날 길가에 핀 작은 들꽃을 손자와 쪼그리고 앉아서 들여다 보며 말해줄 것입니다. 이렇게 작은 꽃 안에도 암술과 수술이 있다고. 예쁜 노랑나비 흰나비들이 와서 꽃가루를 하나로 묻혀주면 씨가 생기고 또 다음 해에 예쁜 꽃이 피어난다고. 나비와 벌들이 그렇게 해주면 수박도 생기고 참외나 복숭아도 생기고 열매가 맺힌다고 말해 줄 것입니다. 가을 은행나무에 은행이 가득 열리고,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를 보고, 은행을 구워서 파릇한 열매를 먹으면서, 은행나무는 암나무와 수나무가 있어서 암나무에만 열매가 맺힌다고 설명해줄 것입니다.
사랑스러운 강아지나 고양이도, 커다란 코끼리나 기다란 기린도, 무서운 사자나 호랑이도 암수가 있어서 번식하고 조화를 이루어 산다고 말해줄 것입니다. 이전의 대한민국이 동방예의지국이라 칭함을 받으며 그러했듯이, 혼전 순결을 서원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한 아내의 남편으로 가장의 역할을 감당할 대장부들이 많아지기를, 한 남자의 아내로 자녀를 생산하고 양육하기 위해서 순결한 신부로 자신을 지키는 아름다운 자매들이 많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성은 인간의 쾌락을 위해서 주신 것이 아니라 일차적으로 생육하고 번성하도록 주신 것이며, 출산을 통해서 용서와 은혜를 알게 하시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인 것을 계속 가르칠 것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성관계를 갖는 방법을 가르치고, 십대 미혼모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학생인권조례'를 만들고 그것만을 편향되게 교육하지 말아야 합니다. 학교는 아름다운 성을 어떻게 지키고 절제할 것인지도 교육해야 합니다. 자신을 귀하게 여기고 소중하게 지키며 성은 기본적으로는 부부가 나누는 아름답고 귀한, 사랑의 열매인 자녀를 갖기 위한 두 사람의 비밀한 언약이라는 다수의 건전한 성의식도 함께 교육하는 학교로 회복되어야 합니다.
목사님, 그것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로 순결을 지키는 믿음을 가져야 하는 것을 신자들에게 가르치는 시작입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주어진 계명입니다. 어린아이들도 외우고 있는 열 가지 계명이고 함축된 두 개의 계명입니다. 이 계명은 하나님께서 미워하시는 것도 사랑하라는 말씀은 결코 아닙니다. 미워하시는 것은 미워하고 성도는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일들을 행하며 살아야만 합니다. 그러나 기억하라 하시는 것은 죄를 행하는 자도, 의롭다 고개를 드는 나 자신도 하나님 보시기에 똑같이 죄인임을 아는 것입니다. 남의 허물을 탓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그래서 동성애자들을 결코 미워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치는 것입니다. 6월 9일과 28일 서울광장에 모인 한국교회의 기도가 그랬습니다. 현수막 하나, 피켓 하나에까지 결코 동성애자들을 폄하하거나 비하하거나 비난하는 무례한 문구는 없었습니다. 그러니 교회가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은데, 느닷없이 십자군처럼 동성애자들을 대적해서는 안 된다고 터무니없이 교회를 향한 지적을 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권합니다. 사람이 기뻐할 말로 한국교회의 뜻을 혼란하게 하지 말기를 부탁합니다.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국민 모두가 자신의 신념과 의사를 충분하고 분명하게 말할 자유를 보장해야 합니다. 언론을 왜곡시키지 말고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야 합니다. 국민 모두의 삶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차별금지법', '인권조례' 등의 과잉입법을 멈추고, 국민적 갈등을 치유하여 평화롭고 평등한 사회를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