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인 민주당의 톰 랜토스 의원은 중국으로 탈북했다가 북송 된 북한 주민 손정남씨의 구명을 호소하는 서한을 최근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보냈다고 미국의 소리(VOA)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손씨는 북한 내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2004년 5월 중국으로 탈북했으나 지난해 강제 북송 됐으며, 중국에서 남한 동생을 만나 북한 내 실상을 알렸다는 이유로 공개처형이 선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의회 내 유일한 홀로 코스트 생존자인 톰 랜토스 위원장은 김정일 위원장에게 전달해 달라며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 보낸 서한에서 "한때 종교 때문에 죽음의 위협에 직면했던 한 사람으로서, 또 북한 주민들의 친구로서, 손씨에 대한 사형집행을 유예해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북핵 문제와 관련, 최근 몇 주간 국제사회에 중대한 지도력을 보여줬다"며 "이제 손씨에게 자비를 베풀어 그런 지도력을 더욱 강조할 때"라고 지적했다.

랜토스 위원장은 또 VOA와 전화 인터뷰에서 "기독교 신앙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북한의 종교탄압이 북미관계 정상화를 가로막는 '영원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나는 북미 화해의 강력한 지지자이며 그 동안 북한을 두 차례나 방문하는 등 북한 문제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면서 "만약 북한 주민이 신앙 때문에 사형에 처해진다면 이는 북미관계 정상화를 영원히 가로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샘 브라운 백 등 미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의원들도 이달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은 즉각 손씨 등 기독교인들을 석방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