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가 다음 달 4일 삼진아웃제를 폐지하자는 주민발의안 제47호에 대해 찬반 투표를 한다.
삼진아웃제는 3차례 이상 범죄를 저지르면 장기 구금형에 처할 수 있도록 한 양형 규정으로 2년 전만해도 아무리 사소한 경범이라도 최고 25년형까지 선고하도록 강화된 바 있는 법률이다.
그러나 이 제도는 좀도둑이나 마약소지자마저 장기 징역형을 선고받는 등 교도소 수감자 폭증을 유발하고 이에 따른 교정 비용 급증이라는 부작용을 빚으면서 폐지론이 고개를 들게 된 것.
주민발의안 제47호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나 폭력을 쓰지 않은 범죄에는 단기 구금으로 처벌하도록 양형 규정을 완화하는 게 골자다.
피해액이 950 달러 이하인 절도, 위조 사기 등 경제 사범, 마약 단순 소지 및 사용 등은 3번째 범죄라도 1년 이하의 징역에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도록 했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삼진아웃제 폐지 여론이 높아 11월 투표에서 주민발의안은 통과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캘리포니아 공공정책연구소 설문조사에서 캘리포니아주민 62%가 삼진아웃제 폐지를 찬성했다.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은 25%에 그쳤다.
투표를 앞두고 삼진아웃제 폐지에 찬성하는 측은 400만 달러의 홍보 기금을 모았다. 유지하자는 측이 모은 돈은 30만 달러뿐이다.
진보 단체뿐 아니라 보수적인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 유명한 웨인 휴스도 삼진아웃제 폐지 쪽에 기금을 지원했다.
연방 법원은 이미 캘리포니아주 교도소가 과밀 수용 탓에 수감자들이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고 있다며 과밀 수용을 해소하라고 명령한 바 있어 이래저래 여건은 삼진아웃제 폐지 쪽이다.
하지만 반대 목소리도 적지 않다.
특히 검찰과 경찰은 강력한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삼진아웃제 유지를 위한 홍보 기금도 대부분 경찰관이 냈다.
캘리포니아주 경찰서장연합회는 "위험하고 급진적인 거래"라며 "캘리포니아를 더 많은 범죄에 노출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삼진아웃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운동을 열렬히 지지하는 샌디에이고 경찰국장 셸리 지머먼은 "폭력 전과가 있는 범죄자 1만명을 풀어주겠다는 것"이라며 "경찰관들은 절대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