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총회장 안명환 목사) 총회세계선교회(GMS)는 교단 내 선교사들을 파송하고 관리 및 지원하는 곳으로, 지금까지 전 세계 100개국에 2,300여 명의 선교사들을 보냈다. 선교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GMS는 최근 제17회 이사회 정기총회를 열고 김재호 목사(동산교회)를 임기 2년의 새 이사장으로 선출했다. 당선 소감에서 '신뢰'와 '소통'을 강조한 김 목사를 만나, 그가 그리는 GMS의 청사진을 들었다.
-최근 GMS 내 갈등과 잡음이 있었다. 그 만큼 부담도 클 것 같은데.
"참 많은 진통과 고통을 겪었고, 이제 새로운 출발의 자리 가운데 있다. 부담도 있지만, 희망이 더 크다. 그 동안 신뢰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다. 신뢰가 깨지니 아무 것도 되지 않았다. 앞으로 소통과 대화로 신뢰를 쌓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 한다. 이를 위해선 개혁이 중요하다. 다 뜯어고치자는 게 아니라 하나하나 변화를 주자는 거다. 그동안 분열과 반목으로 고인 물을 깨끗이 흘려보내고 싶다."
-갈등의 원인은 무엇이었나?
"현장의 소리가 이사회 등에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데 있다. 선교사가 갑자기 몸이 아프다든지, 외부 핍박이 있을 때 바로 본부와 연락이 닿아야 하는데 이게 잘 안 됐다. 마치 동맥경화처럼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시스템의 문제도 있고, 때로 반목과 질시 등도 작용했던 것 같다."
-그래서 소통을 강조했나?
"그렇다. 그런데 소통을 위해선 투명성이 중요하다. 그간 GMS가 이런 부분에서 다소 약했던 것 같다. 앞으로는 GMS 내부는 물론 외부와도 소통하며, 가능한 한 투명하고 정직하게 운영해갈 것이다. 이런 점에서 언론과의 관계도 중요하다."
-개혁을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을 구상하고 있나.
"가장 시급한 일이 선교사 자원을 발굴하는 일이다. 과거에 비해 선교에 대한 열의가 많이 식었다. 선교사가 되려는 이들이 많지 않다. 그래서 평신도를 중심으로 한 전문인 선교사 양성에 힘을 쏟을 작정이다. 목사 등 성직자만 선교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평신도들이 나서야 할 때다.
그리고 선교사들에 대한 재교육도 당면한 과제다. 이를 위해 선교연구소 등을 만들어 투자할 생각이다. 여기에 선교 경험이 풍부한 선교사들을 비롯해 원로 목회자들과 학자들을 배치하고 연구하게 하면, 선교의 질이 상당히 높아질 것이다.
또 선교사 자녀(MK) 장학금도 조성하려 한다. 지금은 이게 잘 되지 않아 자녀를 둔 선교사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단 나부터 이번 취임식 때 1천만 원의 장학금을 내려 한다. 마지막으로, 선교사 노후 대책을 세우는 일도 시급하다. 해외에서 오랜 기간 선교하다 귀국해도 마땅히 살 집 하나 없는 게 선교사들의 실정이다."
-이런 사업들이 성공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팀워크가 제일 중요할 것 같다. 현재 GMS 선교지는 크게 21개 지역로 나뉘어 있고, 이들 지역을 돕는 전문위원회와 지역위원회가 구성돼 있다. 이들이 혼연일체를 이룬다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현실적인 과제가 바로 본부 조직의 효율성을 꾀하는 일이다. 현재 본부는 행정과 사역, 그리고 훈련원의 3개 구도로 돌아가고 있다. 그런데 이를 단일화하자는 등 보다 효율적인 운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있다. 마침 경기도 화성 월문리에 새로 선교센터를 짓고 있는데, 향후 정관개정을 통해 본부 조직이 개선된다면 새 선교센터와 더불어 GMS가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전공한 나는 원래 꿈이 경찰서장이 되는 것이었다. 그런 나를 하나님께서 인도하셔서 목사가 되게 하셨지만, 그 때까지도 선교에 대한 비전은 별로 없었다. 그러다 올림픽이 열렸던 1988년 이후 선교의 문이 활짝 열리는 걸 보면서 선교에 대한 꿈을 조금씩 꾸기 시작했다. 이제 내 꿈은 은퇴 후에 명예선교사로 직접 선교지에 나가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그 과정 가운데 GMS가 큰 디딤돌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