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는 인간 생활을 영위하는 데 있어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것 중 가장 중대하며 긴급하며 가장 영광스러운 행동이다"라는 칼 바르트의 말처럼, 예배는 크리스천의 삶에 큰 비중을 점한다. 성경은 예배에 관한 수많은 구절로 가득하다. 이 중대한 예배에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가 찬양이다. 크리스천이라면 자신의 신앙적 색채와 맞지 않는 찬양과 예배 분위기 때문에 어색하게 앉아 있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예배를 인도하는 찬양사역자라면 예배자의 색채와 자신이 고른 곡의 분위기가 어울리지 않아 난처했던 적이 있을 것이다.
93년 <축복하소서>로 시작해 <새벽이슬 같은>, <일어나라 주의 백성>, , <나로부터 시작되리> 등 100곡 이상을 작곡하며 찬양사역의 붐을 일으켰던 이천 목사가 "가장 행복한 예배자"라는 제목으로 경배와 찬양 세미나를 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9월 8일부터 매주 월요일 4주에 걸쳐 열리는 이 세미나를 앞두고 이천 목사를 만나 이 세미나를 기획한 이유와 찬양사역자로서의 삶에 관해 물었다.
- 찬양사역을 하게 된 계기는?
찬양은 어렸을 때부터 만들었고 예수전도단에 들어가면서 구체화됐다. 89년도에 <축복하소서>를 만들었는데 그 곡이 모임에서 사용되면서 하나님이 찬양을 통해 나를 사용하신다는 것을 깨달았다. 예수전도단의 DTS(Discipleship Training School) 훈련을 통해 94년도부터 찬양사역에 헌신하게 됐다.
- 어떤 사역을 해왔으며, 현재는 어떤 사역을 하고 있나?
예수전도단에 주로 있었다. 예수전도단에서 2년 정도 간사로 섬기고 98년도에 밴쿠버에 있는 ATCS라는 학교에서 기독교세계관을 공부했다. 한국에서는 장신대 예배찬양사역대학원을 나왔다. 어떤 사역을 하기보다는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살아왔다. 96년도에 부흥에 코러스로 참여했고 98년에 <마지막 날에>, <새벽이슬 같은>이 알려지면서 활동하게 됐다. 개인앨범은 2002년도에 <영적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냈다. 미국, 중국, 밴쿠버와 하와이 열방대학에도 있었고 현재는 ANC 온누리교회 찬양사역자로 섬기며 미주복음방송에서 찬양의 꽃다발(미주복음방송 am 1190, 월-금 12:40-1:30)을 진행한다.
- 찬양사역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
예배자들로 예배하게 하는 것이다. 자신의 것을 펼치기보다는 예배자가 예배드릴 수 있게 이끄는 것이다. 예배자도, 교회 목회자도 각자 자신의 신앙이 있다. 장로교는 칼빈의 신앙, 감리교나 성결교는 웨슬리의 신앙, 순복음교회는 오순절 신앙, 은사주의교회도 다 각자의 신앙이 있고 신앙의 색깔이 다 다르다. 자신의 신앙의 색에 맞는 찬양을 불렀을 때 은혜를 받는다. 장로교에서 너무 열정적으로 하면 은혜를 못 받는다. 청년들을 놓고 그들 정서에 맞지 않는 찬양을 하거나, 나이든 이들을 앞에 두고 새로운 찬양을 하면 안 된다. 예배인도자, 찬양사역자는 공동체 문화가 어떤지를 파악하고 이를 연구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
- 초교파적인 집회의 경우, 모든 사람의 신앙적 색깔을 맞추는 데 어려움이 있지 않나?
초교파적이라 해도 그 집회의 영성이 있다. 2차 대 각성운동, 성결운동이라든지, 그런 분들이 집회를 하게 되어 있다. 초교파 집회를 여는 분들은 대부분 부흥 운동의 영성을 갖고 있다. 부흥 운동은 그 자리에서 주님을 만나고 성령을 체험하는 것을 강조한다. 거기에 오신 분은 가만히 앉아 메시지를 듣고 깨닫는 것보다는 체험을 기대한다. 그것을 모르고 차분하게 집회를 인도하면 그분들은 은혜를 받지 못한다. 순복음교회나 성결교회는 집회의 영성이 예배에도 들어가 있다. 예배 시간에도 그런 요소가 반영되어 있다.
- 개인적으로는 어떤 영성을 추구하나?
예수전도단 출신이지만 장로교 통합, 합동, 침례교, 순복음교회에서 찬양사역을 했다. 제 개인적인 영성을 추구하기보다는 어느 교회를 가든 그 교회에 맞는 찬양인도자가 되려한다. 저는 은사적인 부분을 많이 갖고 있는데 제 개인적인 영성은 하와이 열방대학에서 찬양을 할 때 나온다.
- 찬양은 예배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하는가?
복음주의 교회의 '예배'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예배 가운데 주님을 체험하는 것'을 추구한다. 보수주의 신앙의 문제는 너무 이성적으로만 접근해 영성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예배 시간에 정말 살아계신 주님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한다. 예배하는 자가 정말 예수님을 믿는 게 보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복음주의 예배 안에는 경배와 찬양이 반드시 필요하다. 설교만 해서는 주님을 체험하기 어렵다.
- 살아계신 주님을 예배를 통해 체험한다는 것을 구체화하면?
살아계신 주님을 체험한다는 것은, 예수님을 나의 구주로 확신 있게 받아들이는 믿음을 전제한다. 이 믿음이 있으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내가 정말 죄인이라는 것을 깨달으면 눈물이 흐르고 스스로 구원받을 수 없음을 깨달으면 통회하게 된다. 주님의 위로를 통해 그분이 나의 진정한 치유자임을 체험하기도 하고 때로는 주님의 나라를 위해서 달려가게 하는 강력한 부르심에 마음이 뜨거워진다.
이러한 경험과 체험에 조나단 에드워드는 감정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주의'가 아니라 주님을 위해서 '감정'을 사용할 수 있다. 기쁨의 함성도 토해내고, 통회의 눈물도 흘리고 감정적인 차원에서 주님이 내 삶에 역사하는 것을 느껴야 한다. 신앙생활에 이런 요소가 중요하다. 이를 기독교의 신비성, 예배의 신비성이라고 한다. 기독교 안에 신비성이 사라지면 화석화된다. 정말 저 사람 안에 신앙이 있는지 모호해진다. 화석화된 기독교의 문제는 머리로만 알고 삶이 없다는 점이다. 주님을 내 삶으로 경험하고 주님의 은혜를 느끼고, 주님과 동행하는 '신비성'이 살아 있어야 한다. 신비성이 사라진 신앙은 죽은 신앙이다.
- 사역을 하는데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이다. 온전히 찬양사역만 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 교회 안에 들어와 예배 사역자가 되든지, 학교에 들어가서 교수가 되든지 올곧게 자기 것을 추구하기 어려워진 시대다. 결국 교회현장에 들어가 목회자가 되니 찬양사역만 할 수는 없다.
- 찬양사역의 자리는 많은 이에게 은혜를 나누는 자리다.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
'자신을 얼마나 지켜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결단하고 시작했기에 감수해야 한다. 성적인 유혹의 위험도 있다. 또 찬양팀 내 갈등, 찬양사역자나 찬양팀의 표정, 옷차림, 음악 선곡, 기타나 드럼 사운드 크기 등에 대한 성도들의 공격이나 불만 때문에 힘들 수 있다. 한편 찬양목사는 말씀을 잘 못할 거 같다는 선입견이 있는데 그렇게 규정된다는 게 어렵다.
- 어떤 마음의 자세로 찬양하나?
제 자신을 전심으로 드리고자 한다. 이왕이면 제 몸과 마음을 다 사용해서 찬양하려 한다. 몸이 따라가지 않으면 마음도 따라가지 못하는 면이 있다. 박수칠 때는 박수도 치고, 손을 들어야 할 때는 손도 들며 마음을 다하려 한다.
- 찬양사역을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전하고 싶은 조언은?
결코 이 길은 쉽지 않은 길이며 배고픈 길이다. 하나님의 부르심 앞에 결단해야 한다. 찬양 중에 하나님을 만난 강력한 간증이 있어야 한다. 앞에 서는 자리라 유혹이 있고 공격을 받기 때문에 하나님께 훈련을 받을 각오도 해야 한다.
- 어떤 훈련을 받는가?
찬양팀을 이끌어야 하고 성도들 앞에 서는 자리이니 관계훈련을 많이 받는다. 성도들의 불평으로 상처를 받아도 그것을 품고 가고야 하고, 성도들이 찬양팀을 공격하면 찬양팀원들을 보호해야 한다. 이외에도 재정적인 훈련도 받는다.
- 찬양사역을 하면서 어떤 은혜를 받았나?
곡을 만들 때 그때그때 하나님이 주신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이 쌓여 지금의 제가 됐다. 처음에, 축복을 나눠주기 위한 마음 쓴 곡이 <축복하소서>다. 사람들을 축복하는 데 제가 사용된다는 것이 감사했다. 요엘서 2장을 통해 <성령이여 내 영혼을>을 만들었다. <새벽 이슬 같은>을 만들 때는 '젊은이가 일어나는 모습에 주님이 얼마나 기뻐하실까' 하는 마음을 주셨다. 주께서 찬양 속에서 살게 끌고 오셨고 수많은 찬양들로 저를 만드셨다. 젊은이들과 함께 뛰면서 찬양한 그 순간들이 감사하다.
- 앞서 찬양사역자로만 살아가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고 했다. 찬양사역의 경제적 상황이 어떤가?
CCM 판매가 부족하고 수익구조가 기획회사나 통신회사에서 수익을 많이 가져가는, 찬양사역자에게 불리한 구조다. 대중음악계에 노예계약이란 말이 있는데 CCM도 똑같다. 그러면 사역현장이라도 많이 있어야 하는데 이것도 많이 줄었다. LA도 찬양사역자가 많으나 다들 어려운 상황이다. 교회에서 집회를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사례비 문제가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 문제다. 간증을 듣고 도전을 받고, 은혜를 받을 수 있다면 정기적으로 집회를 여는 게 좋지 않을까.
- 곡을 쓸 때 창작의 고통은 없나?
가사를 쓸 때 어려움이 있다. 그러나 주님께서 그 어려움을 극복하면 좋은 곡이 나오게 하신다. 하루 만에 곡이 나오기도 한다. 남들이 볼 때 뚝딱 만드는 편이다. 곡을 쓰는 데 어려움은 없으나 계약을 잘못해서 수익을 못 받은 적이 있다. 저작권협회에 등록된 곡이 100여곡이 넘지만 2005년도부터 저작료를 받기 시작해 그 이전의 저작료는 모두 못 받았다.
- 좋아하는 찬양은?
최근 발표한 디지털 싱글 수록곡인 <들으시는 하나님>을 좋아한다. 예수전도단 찬양, 최인혁 선배, 고형원 씨의 곡과 외국 CCM 락그룹 페트라(Petra), 에미 그랜트(Amy Grant)의 곡을 좋아한다.
- 존경하는 목회자나 인물은?
예배학과의 김세광 교수님과 역사신학과 송인설 교수님 두 분에게 영향을 받았다. 예배학자 로버트 웨버(Robert E.Webber)와 영국 복음주의 신학자 알리스터 맥그라스(Alister McGrath)도 좋아한다.
- 찬양사역자의 삶을 살기로 했을 때 가족이나 주위 반응은?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공부했는데 예수전도단에서 사역하며 부모님과 갈등이 많았다. 지금은 기도의 후원자다. 아내는 저와 살아오면서 고생을 많이 했다. 딸 둘이 있는데 너무 잘 커줘서 고맙다.
- 찬양사역자가 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나?
노래는 어느 정도 해야 하고, 예배사역자라면 신학을 해서 찬양과 신학을 더 깊게 접목해야 한다.
- 찬양사역자로서 앞으로 어떤 후배들이 나오길 소망하는가?
각 교회가 추구하는 영성에 대해 잘 알고, 어떤 신앙적 전통에 속한 자라도 예배할 수 있게 이끄는 인도자가 나오면 좋겠다. 어떤 부분에 특화돼 있는 것도 중요하나 이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야 한다.
- 비전과 기도제목?
'예배의 영성'을 주제로 경배와 찬양 세미나를 열 계획이다. 또 2박 3일 동안의 찬양 캠프도 기획하고 있다. 앞으로 음반과 찬양사역도 계속하며 예배학적인 경배와 찬양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해 계속 설파하고 싶다.
* 이천 목사가 진행하는 경배와 찬양 세미나는 9월 8일부터 29일까지 매주 월요일 저녁 7시에 미주복음방송 4층 세미나실에서 열리며 등록비는 일인당 50불(교재비 포함)이다.
세미나 일정은 다음과 같다.
9/08 복음주의 교회와 경배와 찬양의 정체성
9/15 복음주의 교회의 경배와 찬양 업그레이드
9/22 오순절 복음주의 교회의 경배와 찬양 업그레이드
9/29 은사적 복음주의 교회의 경배와 찬양 업그레이드
문의: 213-381-1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