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무신론자가 최근 사우스 다코타의 시의회 모임(이하 타운홀 미팅)에서 대표기도를 해 논란이 되고 있다. 그동안 타운홀 미팅에 앞서 진행된 기도 모임은 주로 크리스천들이 인도해 왔으며, 무신론자가 대표기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만다 노보트니(Amanda Novotni)라는 이름의 이 여성은 무신론 단체인 수랜드 프리씽커스(Siouxland Freethinkers) 회장이기도 하다.
그녀는 크리스천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그리스 시(市) 대 갤로웨이'(town of Greece v. Galloway)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최근 판결을 보고, 대표기도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리스 시 대 갤로웨이' 사건이란, 뉴욕 주 그리스 시가 타운홀 미팅 때마다 기도해 왔는데 이에 대해 유대인인 수잔 갤로웨이 씨와 무신론자인 린다 스테픈스 씨가 "기독교 편향적"이라며 위헌소송을 낸 것이다. 갤로웨이 측은 기도 인도자 다수가 크리스천인 것과 기도 끝에 '아멘'이라고 말하는 것이 타종교인에 대한 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과거 이 소송에 대해 뉴욕지방법원은 시 정부의 손을 들어줬으나, 뉴욕 제2항소법원은 만장일치로 이를 뒤집었다.
현재 미국 대다수 지역에서는 "기도가 특정 종교에 편향적이지 않다면 불법이 아니"라고 규정하고 있지만, 무신론자들의 무차별적 소송과 그 소송 비용을 두려워한 일부 지역에서는 기도하던 전통을 자발적으로 폐지하고 있었다.
지난 5월 대법원 판결에서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사무엘 알리토, 안토닌 스칼리아, 클라렌스 토마스 등 4명의 보수적 대법관이 시 정부의 정책에 찬성표를, 스테판 브레이어,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이어, 루스 긴스버그 등 4명의 진보적 대법관이 반대표를 던졌다. 그러나 스윙보터 역할을 하는 앤소니 케네디 대법관이 찬성표를 던지며 5대 4로 판결이 났다. 그리스 시가 이길 수 있었던 가장 핵심적인 이유는, 비기독교인들도 언제든지 대표기도를 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는 정책 때문이었다.
노보트니는 "법원의 결정에 따라 나는 시의 사무실에 연락을 취했고, 타운홀 미팅에서 기도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었다"고 했다. 기도의 내용과 관련해서, 그녀는 "회의를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시작할 수 있도록, 인간적이면서 포괄적인 내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타운홀 미팅을 이끄는 딘 카스키(Dean Karsky) 의장은 "우리 시에서는 축도를 하고 싶다고 요청하는 어느 누구에게든지 이를 맡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녀는 "내가 알기로, 이 타운홀 미팅에서 무신론자가 기도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노보트니 여사는 "그동안 타운홀 미팅을 시작할 때 종교적인 의미를 함축하지 않은 많은 기도가 있었다"면서도, 자신이 기도를 맡은 첫 무신론자라는 점을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