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의 선교 관계자들은 대체로 '자선교학(自宣敎學)'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 이에 포함 가능한 한국 특유의 콘텐츠로는 '새벽기도'를 가장 많이 꼽았다.
14~16일 용인 Acts29비전빌리지에서 진행 중인 NCOWE에서 조명순 선교사(한국형선교개발원 원장)는 첫날 '한국 자신학과 자선교학 정립을 위한 리서치' 결과를 발표했다. 자신학과 자선교학의 바른 방향성 설정을 위해 진행된 이 리서치는 올해 5월 10일부터 6월 30일까지 총 106명(지역교회 목사 25명, 신학교 교수 19명, 현장 선교사 31명, 선교단체 사역자 31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명순 선교사는 "이번 주제가 '한국'이라는 특별한 환경에 담긴 '복음'을 우리가 어떻게 정의하고 정리해야 하는지를 돌아보게 한다"며 "그 흐름이 25,745명(KWMA, 2014)이 나가서 활동하는 한국 선교사들에게 재해석되어 그들이 활동하는 지역의 독특함에 바르게 담기는 '복음'이 될 수 있는 통찰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 선교사는 특히 "한국 선교사들이 활동하는 대부분의 비서구권 국가들과 한국은 공통점이 있다. 대부분 식민지를 경험하였고, 가난을 경험하고 있고, 같은 국가 안에서 종족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은 이러한 나라들에게 좋은 사례로서 제시될 수 있는 모델이 된다"며 "한국교회가 달려온 130년 속에 세계 선교계에 통찰력을 줄 수 있는 대표적인 한국 자신학으로 '위기 속의 변혁'이라는 주제가 금번 NCOWE VI를 통해 제시되고 확정되기를 기대해 본다"고 언급했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자신학에 대해서는 들어보았고 알고는 있었지만, 이해하는 정도는 편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도는 전체적으로 높은 편으로, 종합적으로 평가한다면 84.9% 정도였다.
자선교학이 "매우 필요하다" 42.5% "대체로 필요하다"는 35.8%로, 총 78.3%가 자선교학 정립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다만 지역교회 목사, 신학교 교수, 선교단체 리더 그룹들의 자선교학이 필요하다는 비율이 87-94% 정도인 것에 비해 현장 선교사들은 51.6%에 그쳤다.
한국 자선교학에 포함할 수 있는 특유 콘텐츠 여부에 대해 81.1%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구체적 내용으로는 (중복응답) 새벽기도 58.1%, 한국 선교 특유의 전략 50.0%,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 38.4%, 심방 37.2%, 효 사상 29.1%, 기타 27.9%, 성경공부 14.0%, 성령사역 12.8% 순이었다.
조 선교사는 특히 가장 많은 이들이 한국 특유의 자선교학 콘텐츠로 꼽은 '새벽기도'에 대해 "보수계 신학자 박아론은 '새벽기도의 신학'을 주창하였으며 한국교회 새벽기도회가 지닌 신앙의 요소를 '신비'(mystery), '고요'(tranquility), '생기'( vitality) 로 규정하고 이 세 가지 요소는 한국 기독교인의 개인적 신앙 훈련이나 교회 성장에 있어 필수 불가결한 요소로 제시하였다(박아론, 1974)"며 "유교, 불교, 도교 및 무속 신앙 등 한국 토착 종교 안에 이미 새벽이 갖는 의미가 있었고, 이것이 기독교가 전래되면서 한국 특유의 기도 시간, 형태로 자리매김하였고 이미 백 년이 넘어가기 때문에 '새벽기도 신학'은 한국 자신학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새벽기도에 이어 많은 이들이 꼽은 '한국 선교 특유의 전략' 및 '한국 선교사들의 사역'과 관련, 한국 자선교학이 담아낼 수 있는 주제를 3가지로 꼽았다. 첫째는 한국형 교회 개척이다. 한국 선교사들의 주사역 중 하나인 교회 개척은 외형에 치중한다는 비판도 받고 있으나, 실제 놀라운 열매로 이어진 것도 많다고 조 선교사는 말했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저돌적인 교회 개척'은 실패도 많을 수 있지만 열매가 큰 것에 대해 보다 심도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며 "그리고 한국 선교사들의 교회개척 방법, 과정, 그리고 열매는 충분히 '이론'화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갖고 있다"고 했다.
둘째는 한국형 리더십이다. 그는 "한국 선교사들의 특징은 '1인 체제'에 강하다는 점"이라며 "카리스마적인 리더십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있지만, 대형교회라고 명명되는 교회들을 보면 강력한 리더십을 가진 목회자가 중앙에 있다. 이러한 모습이 현장에서 많이 나타나는 상황이라면 이러한 것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이론을 정립하여 오히려 건강하게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한국형 리더십 자선교학'을 생각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긴다"고 했다.
셋째는 자생 파송 선교단체와 사역이다. 조 선교사는 "매뉴얼이 없어도 영성으로 풀어나가는 보이지 않은 구심력, 믿음이 강조되는 무모함 등이 무질서한 것처럼 보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은혜'로 풀어가는 등 한국 자생 단체만이 갖는 특징이 있다"며 "자생적인 토종 선교단체들의 역사와 성장은 대부분 압축으로 성장해 온 30년의 시기와 거의 맞물려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생적 토종 단체들에 대한 연구가 있어야 되며, 거기서 한국 특유의 자선교학이 발견되고 정립될 수 있다"고 했다.
조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한국의 토양에서 찾아 낸 다듬어지지 않은 '주제'들을 '학'으로 만들어 가는 데 서로 머리를 맞대고 성경적으로 살펴보고, 우리를 돌아보고, 이론과 실천을 통합하여 종합적으로 한국 자신학, 자선교학을 제시했으면 한다"며 "책임이 상실된 시대라 더 위기 속의 한국을 말하지만, 한국교회는 그러한 위기들을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면서, 변혁을 이루어서 세계 선교에 복을 나누어 주는 사명을 끝까지 담당하기를 소망하며, 25,000여명의 한국 사역자들에게 통찰력을 주는 한국 자신학과 자선교학이 결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