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이자 <생사를 건 교회개혁>, <깨끗한 부자> 등을 저술한 김동호 목사가 최근 SNS에 올린 '정의' 관련 게시글이 격렬한 찬반 논쟁을 낳고 있다.
김동호 목사는 6월 30일 "정의를 위하여 정의의 편에 서는 사람과 달리 정의의 편에 섰을 때 맛보는 보람과 쾌감 때문에 정의의 편에 서는 것은 정의의 변질이고, 정의의 용사가 되려는 그 지나침은 또 다른 불의가 될 수 있다"며 "그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정의가 자신을 변질시키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돈키호테가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정의의 편에 서는 것은 손해가 많고 위험하기 때문에 힘든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의 편에 서서 정의를 부르짖는 사람들은 용감하고 참 귀한 사람들"이라면서도 "그러나 정의의 편에 서서 불의를 꾸짖고 항거하다 보면 정의의 편에 선 자만이 맛볼 수 있는 만족과 보람과 쾌감이 있는데, 지나칠 경우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위험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정의의 변질은 정의의 편에 선 사람들이 보고 느끼고 인정하지 못한다"며 "저들은 처음에 정의의 편에 섰기 때문에 당한 손해와 위험만을 기억하고, 돈키호테가 되어 용기 있게 불의가 아닌 풍차를 향해서도 창을 뽑아 세우고 돌진한다"고도 했다.
돈키호테에 대해 김 목사는 "그가 용기 있는 사람이라는 것과, 정의의 편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으나 그렇다고 다 옳은 건 아니다"며 "풍차를 향해 돌진하는 한, 그 돈키호테의 용기와 정의감으로 세상이 정의로워지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나도 정의의 사람,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칼을 뽑을 때 뽑을 수 있고, 죽어야 할 때 죽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면서도 "그러나 정말 조심하고 싶다. 돈키호테가 되고 싶지는 않다. 그렇게 되면 나도 망치고 세상도 망치게 될 테니까"라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에는 주로 격렬한 내용의 반대 댓글이 달렸고, 김 목사는 몇몇 글에 응답했다. 이는 "돈키호테는 침묵한 자를 다 비겁한 자로 생각하지만, 비겁한 자보다는 돈키호테가 낫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러나 돈키호테 때문에 정의가 살지는 않는다. 돈키호테의 용기로는 정의가 사는 게 아니라, 나는 비겁한 사람이 아니라는 면만 산다.", "이 글이 '세상 돌아가는 대로 그렇게 살아라'는 말로 읽힌다면, 내 글쓰기에 대해 다시 한 번 점검을 해 봐야겠다. 나도 정의의 글을 가자고 쓴 글인데....", "다만 차라리 좀 나은 돈키호테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어서 쓰는 글인데, 차지도 덥지도 않은 양비론이라 하면 좀 억울하다" 등이었다.
이후 김동호 목사는 1일 새벽 다시 글을 썼다. 그는 "요즘엔 차라리 불의한 사람들이 훨씬 더 인간적이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혹시 그래서 예수님도 세리와 창기들과 친구 먹으셨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며 "불의 못지 않게 정의, 사람 참 많이 잡는다. 그게 정의라면 그런 정의 난 싫다. 정말 싫다. 솔직히 말하자면 역겹다. 그게 무슨 정의일까? 그게 정말 정의일까?"라는 글을 남겼다.
이후 오전에는 "왜 정의의 편에서 불의와 싸워야 하는 것일까? 불의가 사람을 못살게 하고, 정의가 사람을 살리기 때문"이라며 "그런데 섣부른 정의는 불의한 자를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그래서 섣불리 불의한 자를 공격하고 모욕하고 심판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정의가 불의를 공격하지 않고 불의한 자를 공격할 때, 그리고 함부로 그를 심판하고 모욕하고 정죄할 때, 그리하여 정의로운 자가 힘 있는 자가 되고 불의한 자가 약자가 될 때, 나는 자꾸 그가 불의함에도 약자의 편을 들고 싶어진다"며 "예수님이 율법주의자들과 안식일 논쟁을 벌였을 때 저들에게 하신 말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라는 말씀이 나는 기막히게 좋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사람이 정의를 위하여 있는 것이 아니라 정의가 사람을 위하여 있는 것'이라 이야기해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그런데 불의한 자도 사람이다. 불법을 행하는 사람도 사람이다. 사람을 살리는 게 정의다. 그게 정의의 목적이요 목표이다. 아무리 그가 불의한 자라 해도, 정의가 사람을 잡는다면 그건 목적과 목표를 상실한 정의다. 의미없는 정의다. 변질된 정의다. 그 순간 그 정의는 불의가 된다"고 했다.
김 목사는 "나는 그 불의와 싸우고 싶다. 나는 지금 그 불의와 싸우고 있는 것"이라며 "생각이 바뀌지 않는 한, 아무리 힘들어도 이 싸움을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