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여러 국가들에서 볼 수 있듯 빈곤 국가는 가난할 운명을 타고 났다. 해외 원조는 낭비다. 해외 원조금은 부정부패로 인해 원래 쓰여져야 할 곳에 쓰여지지 않고 잘못된 용도로 사용된다. 또 원조는 수혜자의 자립을 막고 의존성을 키운다. 해외 원조는 인구 팽창을 낳고 이는 전지구적 차원에서 식량 위기를 가져올 것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이 주장들은 세계 최대 자선재단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2014년 연례서한(Annual Letter)에서 지적한 "가난한 이들을 위한 진보를 방해하는 3가지 오해(3 Myths that block progress for the poor)"의 내용이다. 여기서 인용한 주장들은 다른이를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돕는 데 망설임이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에 이 재단은 '가난한 국가들이 가난한 상태로 머물 것이라는 추측은 잘못되었다. 터키, 칠레, 말레이시아, 가봉 등 당시 빈국이던 국가들의 1인당 국민소득이 미국의 1960년대 수준까지 올라섰으며 아프리카 역시 보건 및 교육의 측면에서 확실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원조금이 부정한 곳에 사용된다면 인터넷을 통해 전지구적인 접근이 가능한 시점에서 그 부정부패는 곧 드러나고 원래 쓰여야 할 곳에 쓰이게 될 것이라 말하며 '원조가 의존성을 키운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브라질, 멕시코, 칠레, 코스타리카, 싱가폴 등 원조를 통해 자립을 이룬 예를 들어 반박했다. 또 인구팽창에 관해 '사망률이 가장 높은 국가가 오히려 가장 인구성장률이 높은 국가'라는 아이러니한 현실을 지적했다. 5세 미만 아동의 사망률이 높을수록 여성들은 아이를 더 많이 낳으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국가들을 원조한다면 아동의 사망률과 출생율을 동시에 낮춰 인구 문제를 안정화할 것이라는 게 이 재단의 설명이다.

최저임금으로 생활하는 것이 가능한가를 실험하기 위해 자신의 신분을 감춘 채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에 걸쳐 웨이트리스, 호텔 객실 청소부, 요양원 보조원, 월마트 매장직원 등으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의 배신>을 저술한 사회비평가 바버라 에런라이크(Barbara Ehrenreich)는 빈곤에 관한 선입견 하나를 지적한다.

"가난한 자들은 무책임하고 열심히 살지 않으며 무언가에 중독되어 있고 계획없이 아이를 많이 낳고 결혼하는데 실패한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어디까지나 편견이며 "빈곤은 성격이나 의욕 부족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빈곤은 돈이 없는 데서 비롯된다"고 이 편견을 고쳐쓴다. 그리고 "가난하면 돈이 많이 든다. 예를 들어 첫째달 월세나 보증금을 낼 수 없으면 비싼 모텔에서 하루씩 방값을 내며 살아가야 한다. 부엌이나 냉장고가 없으면 비싸고 영양가 낮은 편의점 음식을 먹고 몸이 망가진다"고 말한다.

굿네이버스
(Photo : 기독일보) (왼쪽부터) 굿네이버스 USA 최고현 간사, 오버플로잉교회 강신승 담임목사, 오버플로잉 교회 선교팀장 제니퍼 최 자매

기독일보에서는 빈곤 문제 특히 빈곤아동의 후원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는 국제구호개발 NGO 굿네이버스 USA의 최고현 간사(Campaign Coordinator), '기쁨이 넘치는 제자 공동체'를 추구하는 오버플로잉교회(The Overflowing Church)의 강신승 담임목사, 오버플로잉 교회 선교팀장 제니퍼 최 자매를 만나 그들이 후원에 동참하게 된 계기, 이를 통해 느낀 점, 후원 아동들의 반응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굿네이버스 사역에 동참하게 된 계기는?

강신승 목사 : 오버플로잉교회(The Overflowing Church)는 청년 10명이 모여 애나하임에서 2011년 9월 25일에 시작됐다. 우리 교회는 여러 비전을 품고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선교와 구제를 별개가 아닌 하나로 보고 이 둘을 함께 하는 것이다. 주님이 이 땅에 계실 때 어떤 일을 하셨는지 보면, 가난한 자, 소외된 자, 과부와 고아들, 병자를 찾아가셔서 병을 치유하고 그들과 식사하며 교제하시고 필요를 채워주셨다. 교회를 시작할 때 주님의 이 마음을 품은 교회가 되길 소망했다.

교회 창립 때 예산의 10퍼센트는 이 땅의 가장 가난한 자들을 위해 쓰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교회가 개별적으로 돕는 데는 한계가 있고 체계적으로 돕기 어려워 평소 잘 알고 있던 굿네이버스를 통해 구제하기 시작했다. 여러 구호 단체들이 있지만 특별히 굿네이버스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행정비가 가장 적고 후원금 중 수혜아동과 그 아동이 속한 지역사회에 사용되는 비율이 가장 높았기 때문이다.

처음 교회 차원에서 11명의 아이들을 돕기 시작해 현재 각 교인 한 사람 당 적어도 한 명의 어린이를 후원하고 있다. 가난한 자들을 섬기고 도와주셨던 주님의 마음을 교회가 본받고 회복해야 한다. 재정이 가는 곳에 우리 마음도 가게 된다. 하나님과의 약속이라 여기기 때문에 2011년 10월 후원을 시작한 이후 한번도 후원비를 보내지 않은 적이 없다. 우리 보다 더 필요한 자들을 위해 비우면 하나님께서 우리의 필요를 채워주실 것을 믿는다.

과테말라
(Photo : Good Neighbors USA) 과테말라를 방문한 제니퍼 최 자매와 후원 아동의 가족들

- 현지 방문 소감은?

제니퍼 최 선교팀장 : 방문의 기본 목적은 현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고 싶었고 결연한 어린이들을 보고 싶어서 였다. 자원봉사 단체와 함께 과테말라를 방문해 일주일 간 머물며 '쿡 스토브'(유독가스를 만들어 많은 인명 피해를 낳는 재래식 아궁이를 대신해 설치한 화덕. 장작을 구하느라 학교를 다니지 못하던 아이들이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됐다)를 만들어 각 가정에 기증하고 저희 교회가 결연을 맺고 있는 어린이들을 만나 사랑을 나눴다.

방문을 통해 아동 결연이 맺은 실제적인 열매를 볼 수 있어 기뻤다. 처음에는 막연하게 돕는 것이니 좋은 거 같고 아이들에게는 실제적으로는 어떤 도움이 되는지 몰랐는데 가서 보니 저희가 드린 작은 금액이 최대한으로 활용되고 있었고 그 아이들은 저희가 드린 금액에 비해서 훨씬 큰 혜택을 받고 있었다. 하나님께서 그 가정과 아이들을 만지셔서 밝고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었고 후원금이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느꼈다. 또 해당 아동에게만 그 혜택이 가는 것이 아니라 그 가정, 공동체에까지 그 재정이 다각도로 쓰여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 굿네이버스의 아동결연을 소개한다면?

최고현 간사 : 후원금액은 매월 35달러며 이 금액은 아동과 그 지역사회에 직접 전달된다. 아동에게는 교복, 학비, 학용품이 제공되며 지역사회에는 학교 건물 및 도서관 건립, 낡은 학교 건물 보수, 보건소 설치 등을 지원한다. 또 아동과 결연하면 아동과 편지를 통해 교류할 수 있다. 아동과 사용하는 언어가 다를 경우 현지 직원들이 번역해서 아동에게 전달해 준다.

강신승 목사 : 아직 글을 못쓰는 어린이들은 자신이 그린 그림이나 사진을 보내주기도 하는데 따뜻한 마음이 전해진다. 그 편지와 사진을 통해 교류를 하니 그 아이들에게 마음이 더 간다. 단순히 재정만 보내는 게 아니라 서로 마음이 전달되니 관심을 갖고 기도하게 된다.

- 후원금 사용은 어떻게 보고하나?

최고현 간사 : 매년 아동성장 보고서(Annual Progress Report)를 보낸다. 신장, 몸무게 등 신체적인 성장 뿐 아니라 학교를 잘 다니며 학업에 충실한 지에 대해서도 보고한다. 또 그 지역사회가 어떻게 발전하며 어떤 프로그램과 시설이 제공되고 있는 지 보고한다. 또 연례 아동서신(Annual Child Letter)를 써서 보내고 있다.

- 아동 및 지역 선정은 어떻게 하나?

최고현 간사 : 아동 수가 가장 많고 가장 학업 중단률이 가장 높은 지역을 먼저 선별한 후 그 지역 내 아동들을 아동결연 프로그램에 등록시킨다. 미국에서는 과테말라, 차드, 말라위, 네팔, 아이티 등 지역을 주로 후원한다.

과테말라
(Photo : Good Neighbors USA) 과테말라를 방문한 제니퍼 자매와 선교팀원들

- 결연 아동을 방문할 수 있나?

최고현 간사 : 방문하고 싶다면 굿네이버스에 사전 연락을 통해 현장과 대화하면 아동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발런티어 트립을 많이 가는데 여기에 후원가족이 참여해 현지의 여러 프로그램을 견학하고 아동과 만나 교류할 수 있다.

- 성도들의 반응은?

강신승 목사 : 교회 내규를 교회 재정의 10%를 굿네이버스 후원금으로 사용하기로 정했기 때문에 우리 교회 교인이 되어 헌금을 한다면 그 중 10%는 굿네이버스로 보내진다. 교회 차원에서 뿐 아리나 개인적으로 하는 후원은 자발적으로 이루러지고 있다. 한번도 지체들로부터 이에 대한 불평을 들은 적이 없다. 우리 교회에는 평균 25세에서 30세 사이 청년들이 많은데, 이들은 봉사하는 것 섬기는 것을 좋아한다. 특히 우리 교회 비전 자체가 다음 세대, 어린이들에게 집중되어 있다. 어떻게 하면 다음 세대에게 예배를 통해 건강한 기독교 가치관심을 심어줄지를 고민한다. 이러한 교회의 비전과 굿네이버스가 하고 있는 사역이 서로 통하기 때문에 교인들이 이들을 돕는 것을 기뻐한다. 개척교회기 때문에 재정적으로 열악하나 우리를 위해서만 쓰는 게 아니라 어려운 이를 돕기 위해 쓰면 하나님께서 채워주신다는 믿음이 있다.

제니퍼 최 자매 : 성도의 입장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저는 고등학생 때 월드비전을 통해 결연에 대해 듣고, 커서 결연을 맺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교회를 창립할 때 교회 차원에서 아동후원을 한다는 선포에 교인들이 환호했다.

새로운 멤버들 가운데 어린 친구들은 처음에는 잘 모르고 있다가 나중에 굿네이버스를 통해 자신이 아동과 결연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자랑스러워 한다. 개인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을 때 안해본 것을 하는 게 아니라 교회를 통해서 하던 것이라 마음이 훨씬 더 쉽게 열려 결연을 결심하게 된 멤버들이 많다. 결연이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었을 뿐만 아니라 성도들도 하고 싶은 마음은 있었지만 용기를 내지 못했던 것인데 교회의 프로그램을 통해 참여할 수 있어서 성도들도 기뻐하고 감사해 한다.

굿네이버스
(Photo : Good Neighbors USA) 굿네이버스는 아동결연 프로그램을 통해 학교를 설립해 빈곤 어린이들이 교육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재정적인 도움으로 그친다면 아동이 성장해 성인이 되어서 그들이 또다시 사회의 빈곤구조를 재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도 있지 않은가? 기독교적인 정신을 심어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가?

최고현 간사 : 굿네이버스는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단체다. 하루를 채플로 시작한다. 그러나 국제구호개발 기구이기 때문에 성경말씀을 직접 가르치진 않는다. 대신 현장에 계신 사무장님, 국가 디렉터분들은 모두 크리스천이며 아프리카에는 선교사님들도 계시다. 또 현장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자교육을 하고 개인적으로 복음을 전하기도 한다.

빈곤의 악순환을 막기 위해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아동결연도 일회성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아동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가족이나 아동에게 돈만 제공하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의존성만 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혜어린이가 잘 성장한다 해도 그 사회구조 자체가 빈곤을 만드는 구조이기 때문에 악순환된다. 따라서 구제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그 지역 개발을 통해 아동과 그 지역 주민들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지역개발사업(Community Development Project)에 힘을 기울인다. 예를 들어 농업 기술 교육, 가축 대부사업, 버섯, 허브 재배 사업, 양어 양식 사업 등 지역주민의 자립을 위한 소득 증대사업을 펼치고 있다. 10년, 20년 후에는 스스로 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강신승 목사 : 굿네이버스에서 보내주는 매거진과 영상이나 자료를 보면 깜짝 놀란다. 단순히 돈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지역이 필요로 하는 시설과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현지 전문가가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그 지역에 최적화된 개발 사업을 펼친다. 후원금을 최대한으로 활용하기 위해 다각도로 분석하고 계획한다고 느꼈다.

굿네이버스
(Photo : Good Neighbors USA) 굿네이버스의 아동결연은 어린이들이 새로운 꿈을 꾸고 밝게 웃을 수 있게 돕는다.

- 수혜아동들의 반응은?

제니퍼 최 자매 : 제가 처음으로 받은 인상은 '건강하다'는 거다. 외모가 건강할 뿐 아니라 무엇보다도 마음이 건강하다. 제게 정말 감동을 줬던 한 소녀는 얼굴도 모르는 누군가가 자기를 사랑한다는 것에 감격해 있었다. 우리의 작은 일이 그 가정 환경을 유복하게 바꿔주거나 완전하게 만들어주진 못하지만 그 아이에게는 세계관이 바뀌는 일이 된다. 나를 사랑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사실에 감격해 하는 소녀로부터 '꼭 다른 사람을 돕는 사람이 되겠다'는 고백을 듣고 매우 감동을 받았다. 작지만 큰 일이라고 느꼈다. 하나님이 역사하시는 걸 느꼈다.

많은 가정들이 '도움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 갈 수 있어 희망이 생겼다, 꿈이 생겼다, 변화할 수 있게 됐다'며 감사해 한다. 위로해 주기 위해 방문했는데 하나님 사랑 안에서 영적으로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해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았다. 아이들 안에 자기가 귀한 존재라는 생각이 자리잡고 있었고 사랑하는 사람을 맞이하듯 제게 다가왔다. '재정이 가는 거지만 재정만 가는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 안에 감사와 희망, 소망이 생기는 것을 보았다. 이는 재정적으로 후원해서 나오는 결과가 아니다. 그 안에 하나님이 손길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굿네이버스
(Photo : Good Neighbors USA) 굿네이버스의 아동결연 프로그램은 아동들에게 단순한 재정 지원만이 아닌 건강한 세계관과 가치관을 지닌 성인으로 자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 굿네이버스 아동결연을 통한 앞으로의 소망은?

강신승 목사 : 교회에서 많은 돈을 들여 선교를 가곤 한다. 저는 선교와 구제가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달 후원금 35달러가 어린이들의 세계관을 바꾸고 이들에게 소망과 희망을 준다면 귀한 선교의 도구가 된다고 생각한다. 직접 선교지에 가서 복음을 전하는 것도 선교지만 이 역시 하나님의 사랑을 전해줄 수 있는 선교가 아닐까. 우리 교회를 통해 다른 교회들도 자극을 받고 동참하게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