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
말콤 글래드웰 | 21세기북스 | 352쪽
캐나다에서 자란 영국 출신의 저술가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well)은 <블링크>와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와 <그 개는 무엇을 보았나> 등의 저서로 세계적인 경영사상가의 자리에 올랐다. 그는 우리가 무심코 놓치는 주변의 여러 현상들을 특유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이를 '1만 시간의 법칙' 등 하나의 이론 또는 법칙으로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하다.
그의 신작은 <다윗과 골리앗>. 제목부터 '성경적'인 이 작품에서 그는 다윗이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비결을 분석하면서, '강자와 약자'에 대한 세간의 고정관념을 세차게 흔들어놓는다. 기독교인들에게는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소년 다윗'이 골리앗을 한 방에 쓰러뜨린 역사이지만, 글래드웰은 '골리앗에게 있었던 의외의 약점'들을 이야기하면서 하나님의 능력이 역사한 원인들을 나름대로 찾아낸다. '불가능했던 승리'는 아니라는 것.
이렇듯 그는 '21세기의 언어'인 통계와 과학 및 여러 학문, 그리고 실제 사례들을 동원해 마치 '일반 계시'처럼 여러 성경적 진리들을 증명하려는 듯 보인다. 덕분에 기독교적 문화를 접하기 힘든 비기독교인들에게 이 베스트셀러는 '성경을 한 구절이라도 읽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미 그는 전작 <아웃라이어>에서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의 '마태복음 효과'를 인용하면서, 성경에 대한 관심을 표명한 바 있다. 마태복음 효과란 달란트 비유에 등장하는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마 25:29)'는 구절에서 뽑아낸 것으로, 경제력이나 사회학적 지위를 이미 얻은 사람이 더 많은 경제력이나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큰 현상을 지칭한다.
이번 책 1부에서 그는 '스스로 부한 체하여도 아무 것도 없는 자가 있고 스스로 가난한 체하여도 재물이 많은 자가 있느니라'는 잠언 13장 7절을 전제로 '상대를 무너뜨리는 언더독의 전술'과 '뒤집힌 U자형 곡선', '용의 꼬리가 될 것인가, 뱀의 머리가 될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한다.
2부에서는 '내가 약한 그 때에 강함이니라(고후 12:7-10)'는 바울의 고백을 '바람직한 역경에 대한 이론'으로 구체화시킨다. '아웃라이어'가 아닌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던 이들의 사례를 제시하면서, '끔찍한 일에 대한 다른 보상'들에 대해 들려준다. 3부에서는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하셨던 주님의 말씀에 대한 '실용적 이유'를 범죄학을 동원해 풀어놓는다.
글래드웰은 이처럼 '모든 종류의 강력한 적을 만나 평범하든 비범하든 이에 대응해야 했던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통해 "압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맞서는 행동이 위대함과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강력한 적에게 힘을 주는 요소들이 사실은 커다란 약점을 낳는 원천일 수도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약한 자를 들어쓰시는 분'이신 하나님을 힘입는다면, 더욱 큰 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