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 커플의 결혼 지위에 대한 각 주의 법 적용이 달라서 중혼 등 다수의 사회 문제가 발생하는 가운데 테네시 주의 연방지방법원이 타 주의 동성결혼자의 결혼을 테네시 주도 인정하라고 지난 14일 판결해 큰 혼란이 일고 있다. 현재 테네시 주에서는 동성결혼이 불법인 상황이다.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에서 결혼한 3쌍의 동성 커플은 테네시 주로 이주한 후, 자신들의 동성결혼을 인정해 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이 가처분 판결의 효력은 이 3쌍의 커플에게만 적용되며 최종 판결에 따라 확정 혹은 폐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가처분은 판사가 그들이 승소할 것이라고 확신할 경우 내리는 것이기에 테네시 주 연방지방법원은 이 3쌍의 동성결혼을 허가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고 이들이 승소할 시, 테네시 주에서 2006년 제정된 동성결혼금지법도 폐기될 수 밖에 없다.
이번 판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현재 타주의 동성결혼 효력이 어디에까지 미치느냐 문제로 미국이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연방대법원이 결혼보호법을 위헌 처리하긴 했지만, 이 판결은 연방법에서 이성 간 결혼에 대한 규정을 삭제한 것일 뿐, 결혼법은 각 주에 여전히 귀속돼 있다. 따라서 동성결혼이 합법인 주에서는 동성간 결합이 결혼으로 인정받지만, 불법인 주에서는 결혼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 최근에는 동성결혼이 합법인 주에 거주하는 남성이 남성과 결혼한 후, 동성결혼이 불법인 주의 여성과 또 결혼하려 시도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성이 거주하는 주에 따르면, 이 남성은 중혼을 한 것이기에 불법이지만, 여성이 거주하는 주에 따르면, 결혼 자체를 안한 상태이기에 중혼이 아니다.
이번 판결이 확정될 경우, 타주의 동성결혼을 모든 주에서 무조건 인정하라는 여론이 득세할 수 있으며 그리 될 경우, 동성결혼을 금지하고 있는 주에서도 동성결혼 합법화가 일시에 이뤄지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결과가 초래된다.
현재 미국에서는 워싱턴DC와 17개 주가 동성결혼을 합법화 했으며 유타, 오클라호마, 버지니아 주가 항소법원에서 이 문제를 다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