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 거주 노인들의 교양 모임으로 지난 99년 4월 발족한 이래 9년동안 지속되며 외로운 노장들의 활력소가 되어 주고 있는 '이대로' 클럽.

“이 작은 모임이 등댓불이 되어 산호세, 프리몬트, 이스트베이 모든 지역에 ‘이대로’가 생겼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정 박사는 “우리는 씨앗이 되고 싶다. 물을 주는 건 후배들의 몫”이라고 말하며 이런 모임이 각 지역에 퍼져 더 많은 노인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하는 바램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대로'라는 이색적인 이름으로 모이는 이들은 매월 셋째주 수요일에 모여 정대현 박사(74,물리학박사)로부터 교양강좌를 듣는 데다 문학토론과 건강비결까지 서로 교환하고 있다.

“우리가 노장이지만, ‘이대로’를 통해 국내정세, 시사문제, 건강문제를 토론하니 자칫 외로워 지기 쉬운 노년생활에 희망이 생기고 용기가 난다”는 회원들은 “이 모임을 항상 고대한다” 고 입을 모았다.

이 날 모임에서는 정대현 박사가 가져온 피천득 시인의 '인연'이라는 책을 중심으로 약 10여분 문학나눔의 장을 가지며 최근 별세한 작자를 기렸다. 또한 시를 좋아한다는 정 박사는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가진 사람은 짧게 살아도 행복하고...작은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힘은 마음을 다스리는 것에서 부터. 욕심 때문에 마음이 불안하면 마음이 주는 기쁨을 알 수 없게 된다" 라는 자작시를 낭독해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지난 20일 모임에는 문영준 전 상항한미노인회장을 비롯 사모 문복순씨, 최봉업씨, 김기옥씨, 김병연씨, 권근예씨, 신마리아씨가 참석했으며, 권근예씨의 생일을 맞아 함께 축하해 주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문영준씨와 사모인 문복순씨를 제외하고는 모두 혼자살고 있다는 이대로 회원들은 ‘이대로’ 모임이 없는 여가시간에는 주로 종교활동이나 봉사활동을 하며 지내고 있다고.

상항한국인연합감리교회의 권사인 최봉업씨는 여가시간에는 교회일을 하면서 큰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문영준씨는 한미장로교회의 장로를 섬기고 있는 김병연씨를 칭찬하면서 아파트 노인들을 병원에 보내주는 등 봉사로 지역사회를 섬긴다고 전했으나 김 장로는 드러내기 꺼려하며 끝내 손을 저어 보였다.

99년 창설된 ‘이대로’는 90년대초 정대현박사초청 문화강좌수강생들로 코리안센터국제대학(IIC)의 제 1, 2회 졸업생들이 주축이 되어 구성되었으며, 밀알장학회의 설립회원이 되어 지역사회 기부문화에 기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