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프란치스코가 16일(현지시각) 로마 교황청 산하 ‘주교 선출을 위한 추기경단’에서 보수 성향의 미국 추기경을 전격 교체했다.
17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교황 프란치스코는 미국 레이몬드 버크(Raymond Berk) 추기경을 교체했다.
추기경단에서 대표적 보수 성향 인사로 꼽히는 버크 추기경은, 지난주 가톨릭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교황은 우리가 ‘결혼은 한 남자와 여자 사이에 있는 것’이라고 지나치게 강조한다고 말하지만, 결혼은 남자와 여자가 하는 것이 맞다는 점을 반복해서 말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일각에서는 동성애와 낙태 문제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에 도전하는 듯한 이 같은 발언이, 전격 교체의 배경이 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교황은 버크 추기경 대신 워싱턴주의 도널드 우웰(Donald Orwell) 추기경을 임명했다. 우웰 추기경은 이념적으로 중도 성향의 인물로 분석된다.
전격 교체된 버크 추기경은 미국 남부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주교 출신으로, 지난 2008년 교황청 추기경단에 소속됐다.
한편 교황 프란치스코는 지난 11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이 달 초 베냐민 네타냐후(Benjamin Netanyahu) 이스라엘 총리를 만난 바 있다. 교황은 특히 이란 핵이나 시리아 분쟁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적극적인 입장을 표명하면서 눈에 띄는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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