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 인권분과위원회는 최근 중동 전역에 살고 있는 소수 기독교인들이 지속적으로 불안한 상황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유럽의회 소속 의원들은 최근 월드와치모니터(World Watch Monitor,WWM)가 전한 반기독교적 폭력 사태에 대한 세부적인 보고서를 검토했다. 이 보고서는 특별히 이라크에 있는 기독교인들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한 예로, 9월 22일 이라크 키르쿠크주 라피가인에 위치한, 기독 정치인 에마드 요한나(Emad Youhanna)의 집 밖에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해 19명이 부상을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운데는 요한나 의원의 세 자녀도 포함돼 있었다. 아르빌시 북쪽 지방에서도 알카에다의 소행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들이 발생했다.
월드와치모니터는 바그다드 교회 지도자들의 말을 인용해 "기독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공격이 2~3일에 한 번은 일어난다"며 "기독교인들은 테러리스트들의 위협뿐 아니라 제도적인 어려움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이들로 구성된 한 기독교 단체는 경찰에게 "이라크는 무슬림들의 영토이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쿠르드 지역 정부 관리들은 기독교인들의 활동을 감시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며, 영어 교사로 활동하는 많은 기독교 선교사들을 고소했다. 현재 서양인들이 이라크 정부로부터 비즈니스 비자를 받기는 더욱 어려워진 상태다.
바그다드 성공회 소속 캐논 앤드류 화이트(Canon Andrew White) 신부는 사담 후세인이 물러난 후 지난 10년 간 약 1,000명의 기독교인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전했다.
두번째 보고서는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과 2011년 아랍의 봄 이후 이집트 등지에 있는 기독교인들의 상황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보고서는 "이집트의 상황은 현재 우려할 만하다. 그러나 무함마드 무르시(Mohammad Morsi) 대통령과 무슬림형제단 출신 인사들이 축출된 이후에는 보다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갖게 됐다"고 전하고 있다.
영국 콥트교회의 앙가엘로스(Angaelos) 사제는 또 다른 보고서에서 '아랍의 봄' 물결 속에서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스스로를 이집트 공동체의 일부로서 인식하게 됐는지를 다루고 있다.
그는 "거리에서 이집트 깃발이 날리는 모습은 불과 2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자신이 국가의 일부라고 느끼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독교인이든 무슬림이든 자신들의 종교로 귀의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무르시 정권 때보다 더 나은 현상"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한 무슬림형제단 지도자가 "이집트 콥트교인들보다 오히려 인도네시아 무슬림들에게 더욱 친밀함을 느낀다. 왜냐하면 '이슬람 공동체(움마)'라는 개념 때문"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번 유럽의회의 논의에는 국제인권단체인 UNPO(Unrepresented Nations and Peoples Organization) 마리노 부스다친(Marino Busdaschin) 사무총장, 동부아시리아교회(Assyrian Church of the East) 임마누엘 요크하나(Emanuel Youkhana) 부주교, 이라크 아시리아 기독교인들을 위한 인권기구(Organisation for Human Rights for the Assyrian Christians in Iraq) 카멜 조조(Kamel Zozo) 의장 등이 참석했다.
인권분과위원회는 입법이 필요한 외국인 정책과 관련해, 유럽의회가 취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 조언할 수 있다. 이번 논의에서 다양한 연사들이 쿠르디스탄의 난민들을 위해 이라크 소수인들을 보호할 법적 조치가 더 많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유럽연합(EU)이 전문적·재정적 지원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인권분과위원회 바바라 로흐빌러(Barbara Lochbihler) 의장은 "이라크에서 종교적·민족적 소수자들은 생활적·문화적·전통적·경제적 생존의 위기를 끊임없이 직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완화시키기 위해 유럽연합이 이라크에 대한 재정적 지원금액을 확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