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케손시티에서 한 신학생이 괴한의 칼을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6월 7일 케손시티 갈라스 지역에서 벌어진 이 사건은 현재까지는 단독범의 소행으로 보인다. 케손시티 경찰국의 에드윈 데라 크루즈는 저스틴 다니엘 바타클란(21)이라는 이름의 신학생이 지난 6월 7일에 괴한에 의해 살해되었다고 발표했다고 매일선교소식은 전했다.

문제는 최근 이 지역에서 기독교인들이나 성직자들에 대한 폭력사태와 살해기도가 연쇄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살해된 바타클란의 아버지는 사건 당일 밤에 바타클란의 방에서 우당탕거리는 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 누군가가 아들의 방에 침입한 것을 직감했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을 구하기 위해 방으로 달려갔을 때는 이미 괴한의 칼에 목이 찔린 상태였다는 것이다. 괴한은 가족들이 당황하는 사이에 크게 부상당한 바타클란을 남겨두고 현장에서 도망쳤다. 바타클란은 즉시 성누가의료원으로 옮겨졌으나 이송되는 도중 사망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강도사건으로 보고 있으나, 또 다른 동기가 없는지에 대해서도 계속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건을 경찰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강도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 이미 두 달 전에도 기독교 성직자가 살해된 사건이 발생한 것을 비롯해서 최근 몇 개월 동안만 6명의 성직자들이 연쇄적으로 살해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의 인권운동단체들은 이 모든 살해사건을 모두 묶어서 보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몇 건은 반정부운동단체나 무장조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피살된 사람들 가운데 몇 사람은 정부군과 반군 사이의 오랜 내전의 틈바구니에서 평화운동, 중재운동 등을 활발하게 벌여 왔기 때문이다.

한편 최근 세계교회협의회가 발간한 보고서에 의하면 2001년 이후 현재까지 필리핀에서 이런 식으로 무장세력이나 반군 등에 의해 정치적인 동기에 의해 살해된 사람은 800 명이 넘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 보고서는 필리핀 정부가 반군과 반정부 단체 등에 대해서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펼치면서 기독교인들에 대한 살해사건이 급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는 평화를 정착시키고 양측을 중재하려는 교계의 노력이 분리독립과 정부전복을 외치는 반군들은 물론, 반군에 대한 강경책을 펼치고 있는 정부군으로부터 조차 외면을 받고 있고, 정부군 사이에서는 기독교인들을 반군에 동조한 세력으로 보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의도적으로 반군 지역 내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보호를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