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을 교회로 인도해야지요. 이미 교회에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 다른 교회로 옮기는 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 아닙니다. 또 전도를 해보면 그게 얼마나 귀한 일인지 알게 됩니다. 또 한사람 한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도요.”
십여년 전 전국의 한국교회를 떠들석하게 할 정도로 화제였던 ‘고구마 전도왕’ 소중한교회 담임 김기동 목사(사진)의 말이다. 당시 그는 교회들의 섭외 0순위 강사요 부흥사였다. 그렇게 잘 나가던 그가 목사가 됐다. 그것도 이곳 오렌지카운티 브레아에서. 화려한 이력을 모두 내려놓고 지인하나 없는 이곳에서 개척이라는 험준한 여정을 시작한 지 벌써 두해 반을 훌쩍 넘긴 그에게 근황을 들어봤다.
-그렇지 않아도 남가주에 교회가 넘쳐나는데, 혹자는 굳이 왜 김기동 전도왕까지 나서서 교회를 세우려 하냐며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기도 한다. 왜 목사가 되셨나?
2001년 볼티모어 주 벧엘장로교회 평신도 전도 사역자로 처음 미국에 오게 됐다.
당시엔 한 3년 정도만 열심히 전도해서 고구마 전도법을 미국에 심어 주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요량이었다. 그렇게 전도하던 중 주위에서 신학을 공부해보면 어떻겠느냐 하는 권유가 있어 신학교에 진학했고 졸업 후 목사안수를 받았다.
그러나 그 후에도 교회를 개척하기까지 긴 간격이 있었다. 목사가 넘쳐나는데 굳이 교회를 하나 더 세울 필요가 있는가 하는 근원적인 물음이 내 안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전도를 하면서 느끼게 되는 것은 참으로 이 땅 가운데 상처받은 영혼이 많다는 것이다. 특히 믿는 자들 가운데 교회 공동체로부터 (어떠한 배경에서건 교회 내 발생하는 안 좋은 일들을 겪었거나 그러한 부정적인 면 때문에 시험들고 상처받고) 떠나 유리하고 방황하는 영혼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상처입은 영혼들을 어떻게든 다시 그리스도께로 인도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던 거다. 그리고 이민교회 특성상 다문화사회 속을 살아가기 때문에 주변을 돌아보면 외국인 비그리스도인들이 많다. 실제로 전도 나가보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의 30퍼센트 이상이 무슬림이었다.
이 시대 한인교회의 역할이라는 것이 단순히 우리끼리 예배 드리고 우리 안에서만 기쁨을 나누는 축제가 되게 하기 보다, 우리 안에서 넘치는 기쁨과 평안을 이웃 커뮤니티의 예수 믿지 않는 자들에게 나눠줘야 할 근원적 사명이 있다고 본다. 미주 한인교회 또한 ‘우리끼리의 축제’가 되게 하지 말고, 전도에 앞장서야 한다고 본다. 그것이 우리 주님이 원하시는 일이기 때문이다.
당장 다운타운에 나가보라. 노란 머리의 외국인들이 즐비하다. 그런데 전도하며 충격받은 것은 그들이 다 순수 미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내막을 들여다보면, 무슬림이나 제3 세계 출신의 외국인들인데, 머리만 노랗게 염색한 거다.
이렇게 갈수록 이 나라가 다인종 다문화사회 성격을 짙게 가지게 되고, 비기독교 문화가 깊이 뿌리내려가고 있다. 이슬람을 비롯한 외부에서 흘러 들어온 다종교 문화가 혼재된 가운데, 비그리스도인들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니 당장이라도 밖으로 뛰쳐나가 전도하지 않으면 안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한 전도하면서 새로 깨닫게 된 점은, 전에는 ‘무조건 고구마를 찔러 보기만 하면 나머지는 다 되기 마련”이라고 주장해 왔는데, 그게 다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전의 ‘고구마 전도왕’이 하나님의 나라를 망원경으로 봐왔다면 이제는 한 영혼 한 영혼을 현미경으로 세심히 주의 사랑으로 돌보려 한다. 이를 위해 브레아에 교회를 개척한 것이고 새로 목회를 시작한 것이다. 주변 사람들이 브레아는 개척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만류했지만, 좁은 길로 가라는 주님의 음성에 순종해 교회를 세우게 된 것이다. “한 영혼의 소중함”을 붙들고 소중한 주님의 영혼을 돌보기 위해서다.
-그래서 교회 이름을 ‘소중한 교회’라고 붙이게 된 것인가.
그렇다. 영어로는 “프레셔스 커뮤니티 쳐치(Precious Community Church)”다.
-교회가 감당해야 할 사명과 역할 가운데 선교가 있다. 선교에 대해서는 어떤 입장인가.
물론 새로 선교사를 파송해 복음을 전하는, 그러한 직접 선교도 중요하지만, 우린 이미 나가 있는 선교사들을 이미 현지에 세워진 교회들을 돌보는 사역, 즉 간접선교에 보다 중점을 두고 사역해 오고 있다. 그간 두바이를 비롯해 인도 아르헨티나 등등 1년에 한 번씩 매년 8월이면 전 세계 한인선교사들이 이미 선교 나가있는 곳의 지역교회 한인선교사들을 모아 집회를 해오고 있다.
그 분들 가운데에는 선교지에서 오래 개척하면서 지쳐있는 분들, 선교를 하면서 한국 파송교단으로부터의 돌봄이나 지원이 없어,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러한 분들의 가슴에 다시금 복음의 불꽃의 심지를 살리고, 꺼져가는 등불에 심지를 다시 살려 재점화해서 선교지로 재파송하는 것이다.
현지에서 선교하느라 지친 한인선교사님들에게 김치나 잡채 등 한국 음식을 대접하고 싶어서 저희 교회 온 성도들이 김치 만드는 재료인 젓갈서부터 고추장, 고춧가루 등을 손수 준비해 비행기에 실어서 가져간다. 여행지에 가게 되면 아무래도 짐이 있기 마련인데, 선교사님들을 섬기기 위해 본인들의 짐은 최소화한다.
선교 현지에서 지친 선교사님들에게 그날만큼은 한국음식을 마음껏 드실 수 있게 하고 아무런 걱정없이 모든 시름을 내려놓고, 축제의 기쁨을 누리게 하고 싶은 것이다. 그리고 그선교사님들의 마음에 불을 지펴서 선교사역의 원점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선교’다.
-2세 교육에도 관심이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미국 내 공교육이 갈수록 향방을 잃고 세속주의 물결이 침투해 들어오고 있다. 목회를 해보면 자라나는 2세들은 마치 아직 때 묻지 않은 하얀 도화지와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다 자란 성인들은 복음을 받아들이고 거듭났다 해도, 과거의 것들을 지우느라 바쁘다. 어찌 보면 그것을 지우느라 온 신경을 다 쓰고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어린 영혼들은 다르다. 어릴 때 주일학교를 통해 복음을 접한 아이들이, 후에 커서도 어릴 때 그 영혼에 각인된 기억 때문에 설령 그가 성장과정 가운데 어떤 이유에서건 교회를 떠난 다 할지라도, 어릴 때 복음을 접한 아이들의 많은 비율이 교회로 다시 돌아온다는 통계도 있더라. 그러니 어린 영혼들에게 2세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공립교육이 심각하기에 우리교회도 기독교 사립학교 건립을 꿈꾸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단계다.
-성도 수가 불어나면서 목회하느라 정신없이 바빠지셨을텐데, 지금도 밖에 나가 실제로 노방전도를 하는가?
물론이다. 일주일에 한 번씩 교인들과 밖에 나가 전도한다. 그리고 지역교회를 품기 위해 함께 인근 산에 올라가 손잡고 기도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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