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같이 가는 교회

“많은 교인들은 직장과 비지니스 현장에서 일주일의 대부분을 보냅니다. 그러니 일주일에 한번 오는 교회보다 삶의 현장에서 보여주는 신앙이 진짜 신앙이죠. 그 자리가 바로 ‘크리스천의 선한 영향력’을 드러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자리입니다”

지난 6년간 한인타운 내 직장인 사역을 통해 치열한 이민생활에서 시원한 한 줄기 오아시스같은 직장인 예배를 이끌어 온 파사데나장로교회 성현경 목사에게 직장인사역은 ‘진정한 성육신 목회’라고 한다.

우연한 기회에 한 목사님의 부탁으로 맡게된 직장인 사역은 6년전 한 은행 신우회 예배모임으로 시작했고, 지금은 5개 한국은행의 신우회모임으로 발전했다. 매주 수요일, 직장인들에게는 황금같은 휴식시간인 45분의 짧은 점심시간에 한인침례교회(박성근 목사)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점심시간은 직장인들이 유일하게 편하게 휴식할 수 있는 시간입니다. 이를 포기하고 점심도 건너뛰면서 예배에 오는 이들의 마음에는 그 만큼 간절함이 있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과연 삶의 전쟁터에서 예수를 믿는 삶이 무엇인가’ 질문하고, ‘영성과 리더십’에 관한 말씀을 전합니다. 사실 일자체가 힘든게 아니라 ‘깨어진 관계성’이 힘든 것인데, 교회에서 공급받을 수 없는 부분을 채워줄 수 있고 조금이나마 힘을 실어줄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하지만 교회가 있는 파사데나지역도 아닌 한인타운에서 직장인들을 섬기는 것이 교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아 어려움이 없냐는 질문에 성 목사는 “하지만 사막에서 찾은 오아시스 같이 시원한 은혜를 갈구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일이라 손익만 따질 수 없습니다. 또 내가 삶의 현장에서 예수를 붙들려는 직장인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기도 합니다”라고 대답했다.

이민이라는 고된 삶 속에서 교회에서는 열심이지만 사회에서는 괴리된 신앙이 아니라, 삶이 신앙이 되고 삶에서 변화된 능력을 보여주는 크리스천이 되도록 세상 속에 들어가 돕는 교회가 진정한 교회됨의 역할이라고 믿는 성현경 목사. 그가 섬기는 교회는 어떤 곳일까?

아직 최고의 예배는 드려지지 않았다

교회 간 수평이동으로 인한 성장은 진정한 성장이 아니라는 믿음으로, 시작부터 철저히 전도목회에 충실했던 파사데나장로교회는 성도의 60-70%가 불신자에서 믿음생활을 시작한 이들이기에 그만큼 뜨겁고 새로움이 가득하다. 또 불신자 비율이 가장 높은 청년세대를 공략해, 교회의 반이상이 청년들이니 젊은 목회자 성현경 목사의 열정이 교회에 그대로 녹아있는 듯 하다.

▲1.5세와 2세 청년들이 가진 창조성을 살려, 역동적이고 창조적인 목회를 이끌어 가고 있는 파사데나장로교회 성현경 목사ⓒ박소영기자
“젊은이들이 헌신하면 본질적인 변화가 옵니다. 당장 눈에 보이는 열매가 없더라도 이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특히, 미주 한인사회에서 방황하는 1.5세, 2세 청년들은 교회에서 무조건 감싸줘야 하는 ‘약한 세대’가 아니라 두 문화 사이에서 나름대로의 갈등과 혼란, 안정기를 거쳐온 ‘창조적 세대’라고 봅니다. 청년목회가 살면 이들이 영적, 육적으로 성장해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낳고, 자리를 잡으면서 이들이 교회의 ‘Seed’ 즉, 유년부, 중고등부, 청년부 그리고 장년부까지 자리나는 씨앗이 됩니다”

성현경 목사의 따뜻한 배려로 함께 교회를 이끌어가는 청년들은 ‘아직 최고의 예배는 드려지지 않았다’는 철학을 갖고, 끊임없는 변화와 창조적인 예배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교회에서 받기만해온 청년들이 이 교회에 오면 자신의 달란트를 십분 발휘하는 일군으로 성장해 가는 것도, 성 목사의 도전정신 ‘하나님 향한 진정성 있다면 무엇이든 해보자’는 말에 힘을 얻었기 때문이 아닐까?

“이 시대에 사용되는 문화가 예배에서는 더 적극적으로 활용되야 한다고 봅니다. 제가 청년들에게 우스갯소리지만 하는 말이 ‘마이크로소프트는 1년 6개월간 변화가 없다면 망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교회는 3개월만 정체되도 교인이 하나도 안남는다’ 입니다. 그만큼 변화를 두려워 말고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창조적인 예배,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예배를 만들려고 청년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합니다.”

3개의 언어회중이 함께하는 팀사역

파사데나장로교회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한국어, 영어 그리고 히스패닉을 쓰는 세개의 언어회중이 하나의 교회안에 역동성을 갖고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Multi-Cultural Model Church’로 각각의 회중을 맡은 목회자들이 한 팀을 이루는 팀사역을 해나가는 형태다.

남가주로 오기 전 뉴저지지역 미국교회에서 아시안사역을 하면서, Multi-Culture 목회의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성현경 목사는 한인교회의 ‘고립된 열심’에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인교회의 선교에 대한 열정과 헌신은 잘 알려져 있는 귀한 모습입니다. 반면 한국교회는 다른 커뮤니티와 깊은 유대와 연합으로 커뮤니티를 섬기거나, 사역하는 모습은 거의 볼수가 없습니다. 우리의 열심이 자칫 고립된 열심으로 그칠까봐 참 안타깝습니다. 한류처럼 우리의 좋은 것은 알리고, 상대의 좋은 것은 배우면서 연합하면 더 큰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래서 파사데나장로교회는 세개의 언어회중이 독립성을 갖고 가지만, 파사데나지역을 섬기는 사역에는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열심으로 동참하고 있다. 또 조만간 히스패닉회중과 함께 인근지역으로 피크닉을 갈 계획도 세웠다고 한다. 성현경 목사는 타민족과의 자연스러운 어울림과 섬김을 통해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단일민족 신드롬’이 아닌 ‘다문화적 시각’을 심어주고 싶은 소망도 갖고 있다.

평양에서 진정한 안식과 쉼에 기초한 목회를 깨닫게 하신 하나님

개척이후 7년간 쉼없이 달려온 성현경 목사는 올해 초 큰 전환점을 맞았다. 평소 중국과 북한 사역에 관심을 갖고 사역해왔던 성 목사는 지난 2월 한 선교단체를 통해 북한 평양을 방문할 기회를 얻었다. 짧은 일정이 거의 끝나갈 무렵 갑작스런 고열로 2주 동안 평양의 한 병원에서 격리치료를 받게 된 것.

“개척목회를 하면서 7년동안 쉼없이 전방위로 뛰어다녔습니다. 작년 말부터 소진되는 걸 느꼈지만 자기를 돌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시간도 없다는 핑계로 쉬지 않았습니다. 격리치료를 받는 2주 동안 의료진 한분이 매일 저를 치료해주시면서 ‘당신의 몸 상태가 심각하니 반드시 돌봐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처음에는 그냥 흘려듣다가 나중에는 ‘내가 목사로 돕겠다고 왔는데, 이 사람들 보기엔 내가 더 불쌍한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죠. 2주 동안 성경을 일독하며, 지금까지의 목회와 앞으로의 사역을 묵상해볼 수 있는 쉼을 주셨습니다”

성 목사는 이 기간동안 비록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미국에 살고 있지만, 이민자들 안에 진정한 쉼과 안식이 있는가 깊이 돌아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지금까지는 교인들을 변화시키려고만 애썼는데, 진정한 펠로우쉽, 사귐이 없었다는 것을 깊이 깨닫기도 했다고.

“하나님께서 목회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진정한 사귐으로의 초대’임을 일깨워주셨습니다. 내가 못쉬면서 남도 편하게 쉬지 못하게 하는 그런 목회자가 될뻔 했는데, 이 자리를 통해 목회가 참 가벼워졌습니다. 제가 변화되니 성도들도 너무 좋아합니다. 가끔 제가 또 무리하면, 평양에 한번 더 다녀오라고 농담도 하구요”

하나님 나라를 붙들고
“현실의 문제는 현재의 시각으로 헤쳐나갈 수 없습니다. ‘먼저 그 나라와 의를 구하라’는 말씀처럼 하나님 나라에 대한 비전을 품고, 끊임없이 부흥을 사모하는 심령을 가지고 더 본질적인 것을 붙드는 저와 우리 교회가 되고 싶습니다.”

교회와 세상의 경계가 모호할수록 교회가 진정 세상을 섬기는 참교회의 모습이 되고 있다고 믿는 파사데나장로교회와 성현경 목사의 힘차고 역동적인 발걸음을 더욱 기대해본다.

<파사데나장로교회 예배시간은 주일 오전 9시와 12시 한국어예배, 오전 10시 영어예배 그리고 같은 시간에 스페인어예배가 있다. 평일 새벽 5시 30분, 토요일 새벽 6시에 새벽기도가 열리고 있으며 수요예배는 오후 7시 45분이다. 주소는 585 E. Colorado Bl., Pasadena, CA 91101 전화는 (6260 793-2191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