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마음
이찬수 | 규장 | 208쪽
'처음 마음', 생각만 해도 참 아름답고 설레는 단어입니다. '다이어트에 성공하겠다!'는 처음 마음을 가지고 '헬스클럽(Fitness Center)'에 등록하는 사람, '반드시 영어회화를 가능하게 하겠다!'는 처음 마음을 이루고자 이른 시간부터 '영어 학원'으로 가는 사람, '이 사람과 아름다운 사랑을 이루겠다!'는 처음 마음을 이루기 위해 연애하는 사람, '주님과의 처음 마음을 더 풍성히 이루겠다!'는 생각으로 신앙생활하는 사람.... 그런데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아름다운 처음 마음이 희석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글쎄요, 우리의 의지 부족 때문일까요?
저자는 인생의 참 행복을 누리기 위해 '주를 향한 처음 마음을 새롭게 하라'고 말하면서, 한 방송을 예로 듭니다. "서울시민의 행복도 조사"였는데,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라는 질문에 40.6%가 "돈"이라고 답했습니다. 그래서 "돈이 얼마나 있으면 행복할까?"라고 묻자, 10억에서 50억 사이라고 답한 사람이 39.25%였습니다.
그런데 전문가가 발표한 '행복과 소득의 상관관계'가 특이했어요. 월수입 400만원까지는 행복도가 수입의 증가와 비례해서 상승하는데, 400만원 이상이 되면 수입이 증가해도 더 이상 행복도가 상승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결과가 나오는 이유는,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사랑하는 가족이나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 등 정작 중요한 것들을 잃거나 포기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사정이 이런데도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더 많은 돈을 벌면 그에 비례해 행복도 증가되는 줄 알고 숨가쁘게 달려가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러면서 정말 소중한 것은 '처음 마음'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래서 예수 믿지 않는 분들에게 복음을 소개하기 위해 기획한 이 책의 방향이 바뀌게 됩니다. 기초적인 복음과 주님의 십자가 정신이 기존 신자들에게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 겁니다. "그러므로 나는 할 수 있는 대로 로마에 있는 너희에게도 복음 전하기를 원하노라(롬 1:15)". 바울이 애타게 복음 전하기를 원하는 대상이 있는데, 그 대상은 8절에 나옵니다. "먼저 내가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너희 모든 사람에 관하여 내 하나님께 감사함은 너희 믿음이 온 세상에 전파됨이로다(롬 1:8)". 바울은 이미 예수 믿고 있는 성도들, 아니 믿고 있는 정도가 아니라 그 믿음이 성숙해서 온 세상에 소문이 퍼져 있는 사람들을 향해 복음을 전하고 싶어했던 겁니다.
참 공감이 됩니다. '말씀 앞에서 가장 순수하지 못한 부류가 누구일까?' 생각해 보면, 목사일 것 같습니다. 나쁜 의미로 말하는 것은 아니고, 하나님 말씀으로 들으며 "아멘" 하기보다는, 설교를 위해 해석을 해야겠다는 습관이 앞장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회에 오래 출석한 성도들도 비슷한 흐름일 것 같습니다. '아는 이야기인데, 여러 번 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더 겸손해지면서 성화되고 성숙한 믿음이 되어야 하는데, 고정관념에 의한 말씀 대함이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래 출석한 사람이 전도를 더 힘겨워하는 것 같아요. 주님이 나에게 주신 인격적인 만남, 그 '처음 마음'의 따스한 사랑 시간을 상실한 것이죠.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자는 '처음 마음'을 회복하기 위해 복음의 처음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가 '진정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할 수 있겠는가?"를 강조하는데, 이 한 문장이 참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음식 맛이 좋은 식당을 발견하면, 우리는 자발적으로 그 맛집을 홍보하잖아요. 평범한 말로 하지도 않죠. "진짜 맛집이야. 죽여줘. 내가 한 번 쏠게, 같이 가자!" '예수님을 세상 사람들에게 전할 때, 그런 간절함이 한 번이라도 있었을까?' 어떠세요. 정말 최고의 찬사를 하면서, 주 예수 보다 더 귀한 것은 없다는 마음으로 예수님을 전한 기억이 있으신가요?
저자는 크게 세 파트로 이 책을 서술했습니다.
PART 1은 '나를 향한 주님의 마음은 사랑이다'인데, 힐링(Healing) 열풍이 부는 이유를 전문가의 말로 인용합니다. "압축 성장으로 경제는 발전했지만 무한경쟁 속에서 한국인들의 마음은 피곤하고 지쳐 있는 상태이다. 무엇보다 경쟁에서 실패하면 낙오자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과 고립감으로 시달리는 심리상태가 힐링 열풍을 낳았다"면서 이를 '회복탄력성(자신에게 닥치는 온갖 역경과 어려움을 오히려 도약의 발판으로 삼는 힘)'으로 이겨야 하는데, 하나님의 사랑의 터치가 시작될 때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티파니 필드가 쓴 「터치」라는 책에 나오는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2차대전 때 가운데 강을 두고 양쪽에 고아원이 하나씩 있었는데, 강 이편에 있는 고아원은 연합군의 지원을 받아서 시설이 좋았고 음식도 넉넉히 공급되었습니다. 반면 강 저편에 있는 고아원은 시설도 열악했고 음식도 부족했어요. 그런데 시설 좋은 고아원의 아이들은 발병률과 치사율이 높아졌고, 시설이 나쁜 고아원의 아이들은 발병율과 치사율이 낮았습니다. 터치 부족으로 면역력이 떨어지고 사소한 질병에도 목숨을 잃게 된 겁니다. 우리의 상처도 성령의 터치가 있어야 해결된다는 겁니다.
PART 2는 '주님을 향한 나의 마음을 새롭게 하라'인데, '십자가의 도(道)'라는 교회의 기본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고(故) 한경직 목사님 일화 중에 이런 것이 있습니다. 은퇴하시고 소천하시기 전 남한산성에 기거하셨는데, 교계 중진 목사님 몇 분이 찾아와 "목사님, 저희들에게 덕담 한 마디만 해주세요."라고 요청했을 때, 이렇게 대답하셨습니다. "목사님들, 예수 잘 믿으시기 바랍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위기를 만났다. 변질됐다. 병들었다. 타락했다"와 같은 뼈아픈 이야기를 많이 듣는데, 이런 상황 속에서 교회가 회복해야 할 핵심과 기본기는 주님을 향한 성도들의 마음이 새로워져야 한다는 겁니다. 화려한 건물, 요란한 프로그램, 사회사업 등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십자가가 드러나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PART 3는 '늘 새로운 처음마음으로 주와 동행하라'입니다. '나의 생각'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생각'을 받아들이기 시작할 때, 여호와 하나님의 크신 능력이 내 인생에 개입되기 시작한다는 겁니다. 최근에 많이 팔리는 책은 '부자 되는 법'이나 '자기관리'에 대한 것인데, 그 다음으로 잘 팔리는 책이 '영성'에 관련된 책입니다. 그런데 기독교보다는 불교와 관련된 서적들이 더 많이 팔립니다. 피터 센게 박사는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사람들은 신념보다 영적인 삶을 더 원하는데, 불교에 관한 책은 삶의 방식으로 나타나는 반면 기독교는 사람들에게 신념체계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기독교야말로 초대교회 때부터 신념체계가 아닌 삶의 방식이었는데, 왜 그렇게 말하느냐?"고 따질 필요 없습니다. "당신이 믿는 하나님이 진짜 살아 계시느냐?"라는 질문에 "나를 보고도 못 믿겠어? 내가 이렇게 변화되는 것을 보고도 하나님을 못 믿겠다는 거야?"라고 대답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모습은 신념체계이기 때문입니다.
요즘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우리 성도들의 삶이 힘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유아부터 노년까지 환자도 참 많이 늘었어요. 수술을 해야 하는 성도, 항암치료를 받는 성도.... 담임목사로서 성도들의 그런 연단을 보면 참 아파서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 육신과 영혼이 아픈 우리 성도들, 해결해 주세요. 주님과 동행했던 첫 사랑의 감격, 그 '처음 마음'을 회복시켜 주세요. 그 진리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모든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은혜를 주세요."
당신의 보호자는 누구이십니까? 누가 당신의 문제를 해결해 주실 수 있다고 믿으시나요?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의 감격, 그 '처음 마음'을 회복해서 넉넉한 승리를 누리시길 소망합니다.
사랑합니다. 하늘뜻섬김지기 이훈 목사(http://www.servingod.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