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목사님들은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까? 이런 궁금증이 지난 번에 저희 집에서 모인 여교역자들의 만남에서 풀렸습니다. 감리교 전국 여교역자 회장인 박영옥 목사님과 버클리대학에서 가르치고 계신 이보영 목사님과 저의 아내 홍혜성 목사와 어머님 장신덕 목사님이 식사를 하시고 대화하시는데 제가 커피를 만들어 대접하면서 대화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중동의 평화, 한반도 핵문제, 감리교회의 현실과 미래, 여교역자들의 활동 등을 이야기하다가 혼자 사시는 박영옥 목사님이 좋은 남편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니까 어머님이 대장금의 민대감같은 남자가 있다면 만나도 좋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대장금을 본 사람이 우리 중에 아무도 없었던 탓에 결국 어머님이 민대감을 자세히 설명해 주시게 되었습니다.

어머님에 의하면 민대감이 좋은 이유는 (1) 여성을 차별하지 않고 인격적으로 대해주며 (2) 여성이 가진 재능과 열정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사심없이 길을 열어주면서도 (3) 그 관계를 이성관계나 육체관계로 보상받지 않으려고 한다는 점에서 과연 대감이요 군자요 남자라고 평가하시는 것이었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여교역자들이 다 그런 남자라면 정말 만나볼만하다고 하면서 어머님과 박영옥 목사님이 민대감같은 남자분을 만나기를 덕담으로 나누었습니다.

그러더니 몇일 전 박영옥 목사님이 전화를 하셨는데 어머님이 받으시니까 첫 인사가 "민대감 만나셨어요" 하는 바람에 모두들 한참을 웃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제 마음은 목회 현장으로 달려갑니다. 성도님들이 원하는 목사님은 바로 그런 민대감같은 목사님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성도님들 위에 군림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을 인격적으로 대해주며 (2) 성도님들이 가진 재능과 열정, 사역의 길을 활짝 열어주되 사심없이 밀어주며 (3) 그 대가로 자기 명예나 지위나 보상을 바라지 않는 목회자라면 정말 성도들이 함께 사역하고 싶은 목회자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디 민대감같은 목사님 없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