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작침법이 진통주사제에 비해 5배 이상 통증경감 효과 및 신체장애개선 효과 입증
응급상황의 급성요통에 있어 국내에서 개발한 한방 침치료가 빠른 통증감소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 결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 밝혀져 국제적 학술지에 게재됐다.
자생한방병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4월 2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심각한 기능장애를 동반한 급성요통환자에 대한 동작침법의 효능’ 에 대한 공동연구가 국제 통증학술지 ‘PAIN (The Journal of the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the study of Pain)’ 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하인혁 자생한방병원 임상연구원장은 “PAIN 측은 이번 연구에 대해, 일어서지도 못할 정도의 극심한 요통환자들(93%가 디스크 탈출이나 돌출 진단)이 단 한 번의 침치료로 통증이 빠르게 감소할 뿐 아니라 치료기간 자체가 줄어들어 사회경제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며, “국내에서 개발된 침치료법이 급성요통의 통증을 경감시키는데 큰 효과가 있다는 임상연구 논문이 국제적 학술지에 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이명수 책임연구원과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한방재활의학과 신병철 교수는 “현재까지 미국과 유럽 등 국내외 학계에서 만성통증 및 일반적인 요통에 대해서는 침치료 효과를 인정받아 왔으나 급성요통은 침치료 효과의 과학적인 근거가 부족했다 ”며, “이번에 한국에서 이뤄진 수준 높은 비교 효과 연구가 PAIN에 개제됨에 따라 침치료의 임상근거를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동작침법의 효과 연구는 극심한 급성요통으로 걷지 못해서 응급차에 실려오는 응급성 환자에 대해 동작침법과 진통주사제의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으로 진행됐다. 연구 결과, 동작침법이 진통주사제에 비해 요통감소 효과와 신체장애개선 효과가 5배 이상 뛰어났다. 또한 동작침법 그룹이 입원율과 입원기간도 휠씬 적어, 결과적으로 회복 및 일상으로 복귀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환자들을 무작위로 ‘동작침법 그룹’과 ‘진통주사제 그룹’으로 각각 29명씩 나눈 뒤, 최초 치료 후 30분(진통주사제 근육 내 주사 후 최대혈장농도 도달시간) 2주 4주 24주 간격으로 치료 효과를 평가했다. 동작침법과 진통주사는 최초 치료에만 실시하고 그 뒤 30분 후부터는 환자가 일상적인 다른 치료를 같이 받을 수 있도록 치료법 선택에 제한을 두지 않았다.
동작침법과 진통주사제 치료 시행 30분 후 환자들의 숫자통증척도(Numerical Rating Scales, NRS)를 조사한 결과, 동작침법을 시행한 그룹에서 치료 전에 비해 요통이 46%나 감소했다. 진통제 그룹은 8.7% 정도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 동작침법 그룹이 진통주사제 그룹 보다 5배 이상 더 통증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관찰됐다.
또한 요통이 일상적인 활동에 영향을 주는지를 보는 요통기능장애지수(Oswestry Disability Index, ODI) 조사에서도 동작침법 그룹은 치료 전 85.72에서 치료 30분 후 52.35로 39% 감소하여 즉각적 보행이나 일상 활동으로의 복귀가 가능해졌다. 반면 진통제 주사그룹은 치료 전 88.34에서 치료 30분 후 87.93으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러한 요통기능장애지수 감소효과의 차이는 2주, 4주 시점에도 지속되었다. 양 그룹의 효과 차이는 약 85배로, 이는 스스로 걸을 수 없었던 동작침법 그룹이 치료 후 자가보행이 가능했던 데 비해, 진통주사제 그룹은 치료 후에도 여전히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거나 걸을 수 없었다는 결과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연구가 진행된 24주 동안 입원이 필요했던 환자수는 동작침법 그룹이 19명으로 진통주사제 그룹(27명) 보다 적었다. 입원기간도 동작침법 그룹이 12.58일로, 진통주사제 그룹(17.96일)에 비해 더 짧았다. 이는 급성요통의 초기 치료에 있어 동작침법 치료가 진통주사제 치료보다 치료비용 및 직업손실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적어질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그 동안 만성통증에 침치료는 미국 및 국제 요통 가이드라인에 선택사항으로 포함되어 있었으나, 급성통증은 예외였다. 이번 연구는 국내에서 개발한 동작침법이 급성요통 등의 응급통증에 효과가 있음을 과학적으로 입증한 최초의 연구로 그 의의가 크다. 또한 동작침법의 작용 원리가 미국과 유럽의 급성요통 치료 가이드라인과 부합하는 점이 있다는 것도 의미가 있다. 미국과 유럽의 급성 요통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는 ‘빠른 회복과 치료를 위하여 자리에 누워 지내는 것 보다 일상생활을 지속하고 움직일 것(동작)을 권고하고 있다.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이사장은 “동작침법은 급성요통 환자에게 가능하면 최대한 움직일 것을 권고하고 있는 국제 급성요통 치료 가이드라인에 부합하는 치료법”이라며 “작은 움직임에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급성요통 환자의 성공적인 회복을 도울 수 있는 치료법이 국제적으로 인정받게 되어, 향후 많은 급성요통 환자들의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국한의학연구원 최승훈 원장은 “이번 공동연구로 말미암아 국내에서 개발한 침법에 대한 연구가 저명한 국제 학술지를 통해 인정받게 돼 무척 뜻 깊게 생각한다. 앞으로도 과학화, 표준화, 세계화를 통해 한의학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PAIN지 측에 따르면, ‘심각한 기능장애를 동반한 급성요통 환자에서의 동작침법의 효과’ 연구의 중요성과 의의가 인정되어 PAIN지 7월호의 첫 표지에 이를 상징하는 동작침법 이미지가 반영될 예정이다. ‘심각한 기능장애를 동반한 급성요통 환자에서의 동작침법의 효과’ 연구는 현재 PAIN지 온라인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