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이스라엘의 주축을 이루고 있는 유대인들은 2차 대전 당시의 히틀러가 자행한 게르만민족우월주의에 입각한 인종차별의 최대한 희생자들이다.

그러나 지금 그들 유대인들은 이스라엘 안에서 또 다른 인종차별을 저지르고 있다는 보고를 지난 28일자 매일 선교 소식은 전했다.

이스라엘에는 2003년에 제정된 '이스라엘 시민권획득과 입국에 관한 법'이 있다. 이 법은 이스라엘 내에서 유대인들의 우월적 지위를 노골적으로 주장하며, 비 유대인들 특히 팔레스타인의 아랍계 주민들의 인권, 그리고 최소한의 가족관계 마저도 파괴하고 있다.

이 법안은 이스라엘의 점령지인 서안과 가자 지역의 팔레스타인 인과 결혼한 이스라엘 인의 경우 이스라엘 안에서는 배우자와도 함께 살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또한 그 배우자와 자녀에게는 이스라엘 시민권은 커녕 영주권도 주지 않는다. 이 때문에 점령지의 주민과 결혼한 사람이 가족과 함께 사는 길은 그 자신이 점령지로 이주하는 길밖에 없다. 이 법의 목적은 이스라엘 내 아랍계 이스라엘 인들을 줄이고 순혈 유대인들로만 구성된 나라를 세우기 위한 것이다.

최근 UN인종차별철폐위원회는 이 법이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국제조약을 위반했다고 만장일치로 결의했으나 이스라엘 정계는 이 법의 필요성에 대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의회 내의 소수 정당이자 아랍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인 발라드당은 "이 법은 이스라엘 민주주의의 허구를 폭로하는 야만적이고 인종주의적인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의 제외한 정당과 정파는 이 법을 옹호한다. 이스라엘 베테누당의 리베르만 당수는 지난 2006년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이스라엘의 유대국가의 특성을 위협하는 존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리쿠드당 당수인 네탄야후 전 총리도 "아랍인들이 증가한다면 이스라엘은 더 이상 '유대국가도 민주주의 국가도 아니다."라고 주장했고 이후 많은 이스라엘 정치인들은 아랍인들의 이스라엘 내에서의 존재를 '인구폭탄' 등으로 묘사하며 이스라엘의 위협이라고 규정하기를 서슴지 않았다.

현재까지의 이스라엘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아랍계 시민권자는 전체의 21 - 24% 가량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이들 가운데 절반은 베두윈계이다. 이들을 종교별로 나누면 이슬람과 드루즈계, 기독교계가 82 : 9 : 9 정도로 구성된다. 이들 가운데 베두윈과 드루즈계는 이스라엘 군에 의무 복무하는 등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상당히 높이 수행하면서도 법에 의해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이스라엘 헌법이 소수자들의 권리를 인정한다면 자신들도 유대국가인 이스라엘을 지지하겠다'고 밝히는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의 75%가 존재한다는 여론조사의 결과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계는 요지부동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스라엘 시민권자들과 결혼한 아랍인들은 고사하고, 이미 시민권을 획득한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은 자신들의 시민권조차 언제 박탈될지 몰라 근심하는 형편.

이처럼 아랍계 주민들이 이스라엘 국적을 취득한 것은 이스라엘 건국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1948년 당시 이스라엘이 건국되면서 당시 이스라엘 영역이 된 지역에 살고 있는 아랍인들에게는 이스라엘 시민권을 부여했고, 1967년에는 점령지인 동예루살렘에 거주하는 아랍인들도 영주권을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