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애틀랜타 한인들이 가장 애용하는 조지아공대 학생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사건이 있었다. 한인사회에도 잘 알려진 A교회 B장로가 비지니스 매매를 하면서 편법과 부정을 저질렀으며, 그 과정에서 본인들은 물론 한국의 부모까지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봤다는 내용의 글이다.

같은 내용은 글은 조지아공대 학생게시판 뿐 아니라 다수의 언론사 자유게시판에도 무작위로 올려졌다. 글은 관리자에 의해 이내 삭제됐지만 이후에도 아이피를 바꿔가며 수 차례 같은 내용의 글이 등장했으며, 그때마다 제 3자의 중립적인 입장을 자처한 이들의 댓글 공방으로 이어졌다.

온라인 언론에 종사하는 한 사람으로 이번 사건을 그냥 넘길 수 없었다. '익명성'을 무기로 게시판에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는 내용의 글과 주장이 마치 사실인양 회자되자 마치 '먹잇감'을 기다렸다는 듯이 B장로에 대한 인신공격과 매도로도 모자라 그가 출석하는 A교회를 비난하는 내용 때문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이 고 최진실 씨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한국의 끔찍한 악성 댓글이 오버랩된다.

실제 B장로는 "인터넷을 이용한 테러가 사실 살인과 같다. 정상적인 절차를 밟아서 고소를 하던지 법적으로 하면 차라리 대응을 하겠는데, 일방적으로 하니까 대화가 안 된다"고 했다. 또 자신의 실명뿐 아니라 관계없는 가족들 이름과 비지니스, 출석하는 교회와 목사님까지 비난 받는 사실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논란이 됐던 비지니스 매매 관계에서의 일들은 변호사들을 사던지 고소를 해서 문제를 해결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사실 여부에 관계없이 이미 실명이 거론되고 무작위로 비난과 비판의 화살이 꽂혀버린 이들의 명예나 평판은 어떻게 할 것인가? 지인들이야 만나서 설명하면 되겠지만, 개인적인 관계 없이 게시판 글을 통해 사건을 접한 이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된 내용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조지아공대 게시판은 10만 명을 아우르는 한인사회의 커뮤니티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런 순기능 만큼 역기능도 많다. '한 두 다리 건너면' 알만한 좁은 한인사회에서 누군가 마음 먹고 악성 댓글이나 근거 없는 비난 글을 올리면, 지속적으로 비난과 악성 댓글들이 달린다. 특히, 교회나 기독교에 관련된 비판적인 내용은 글을 올리기가 무섭게 확대 재생산되며, 관계 없는 교회나 제직들의 이름이 심심찮게 거론되기도 한다. 답답한 사실은 교회 관계자들이나 목회자들은 이런 것에 거의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문제가 되면 관리자에게 연락해서 지우기만 하면 되는 일이라 그런 것일까?

홈페이지를 잘 만들고, 설교 CD를 배포하고 마트에서 전도하는 일만큼 인터넷 게시판과 커뮤니티 사이트 등을 잘 살펴 보는 것도 '교회 홍보 사역'의 일환이 되어야 할 시점이다. 교회의 좋은 이미지를 알리는 것만큼 근거 없는 비난과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고 관리하는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 물론 근본적으로는 교회가 세상과 거룩하게 구별되고, 세상을 변화시켜내는 '빛과 소금'의 역할에 충실해지는 것이 우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