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계 미국인 최초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한인 2세 새미 리 박사가 ‘New American Hero’ 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좋은이웃되기운동(GNC)에서 한인계 미국인 가운데 미국사회에 지대한 기여를 해 한인 뿐 아니라 이민사회에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준 ‘영웅’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 2일 조지아 애틀란타에서 열린 한미우호협회 연례만찬에서 상을 수상한 올해 93세의 새미 리 박사는 이날 트로피와 함께 상금 $10,000을 받았다. 리 박사는 상금 전액을 자신의 모교인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수영팀이 다이빙 타워를 세우는데 기부했다.

1948년 런던,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10미터 플래폼 다이빙 종목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딴 새미 리 박사는 인종차별을 뚫고 아시안계 미국인 최초로 올림픽 금메달을 딴 영웅이다.

1930년대 다이빙에 매료되어 올림픽 참가라는 큰 꿈을 품었던 새미 리는 백인 이외 유색 인종들은 일주일 1번 수영장 물을 새 물로 갈기 전인 수요일에만 수영장에 들어가 다이빙 연습을 할 수 있었다.

새미 리 박사는 이에 굴하지 않고 수영장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에는 집 뒤 야드에 모래 구멍을 파고 다이빙 연습을 했다. 그는 아버지와의 약속대로 의학박사가 되었고 이어 미국 다이빙 대표 선수가 되어 1948년 런던 올림픽과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10미터 플랫폼 다이방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새미 리 박사는 “한인이라는 정체성에 자긍심을 갖고 ‘할 수 있다’(I Can)는 태도로 최선을 다하면 꿈을 이룰 수 있다”며 “누구도 당신의 꿈을 제한하지 말게 하라”고 밝혔다.

새미 리 박사로부터 직접 다이빙 훈련을 받은 짐 스태플톤 전 대령은 “그로부터 배운 것은 긍정적인 태도였다”고 말한 후 “이 소령님, 미국에 대한 당신의 기여에 대단히 감사합니다”고 말하며 거수 경례를 했다. 새미 리 박사는 한국전쟁 당시 미 육군 소령으로 참전, 군의관으로 활동했다.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조직운영장이었던 A D 프레이져는 올림픽 정신에 대해 말하며 미국을 대표해 다이빙에서 금메달을 2개나 딴 새미 리 박사야 말로 미국의 영웅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 당시 게양되었던 태극기와 성조기를 각각 박선근 좋은이웃되기운동(GNC) 설립자 겸 사무국장과 새미 리 박사에게 감사의 표시로 증정해 큰 호응을 얻었다.

박선근 GNC사무국장은 “새미 리 박사 덕분에 아시안계 이민자 전체에 대한 인식이 격상되었다”며 “그는 한인 뿐 아닌 아시안계 이민사회를 자랑스럽게 한 대표적인 인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6년 올림픽 때 게양되었던 태극기를 애틀란타 한인회 김의석 회장에게 전달하며 10만명의 애틀란타 한인사회 앞으로 증정했다.

새미 리 박사는 지난 1일 LA에서 애틀란타로 오는 비행기에서 올림픽 챔피온이 지금 비행기에 타고 있다는 기장의 안내광고로 승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지난 3일 LA로 돌아가면서는 공항에서 군인들의 편의를 봐주는 대기소에 들려 30여명의 군인들과 시간을 보내며 자신의 군의관 경험담을 나누기도 했다.

‘New American Hero’ 역대 수상자는 테네시 낙스빌에서 20년 넘게 수만여명의 가난한 노동자들을 무료진료한 톰 김 박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불발탄이 몸에 박힌 채 실려온 미군 병사를 목숨을 걸고 수술해 생명을 구해낸 존 오 중령이다.

(케이아메리칸 포스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