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 단호한 입장을 고수했던 베네딕토 16세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직후, 미국의 한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단체가 친동성애적 인물을 교황에 선출할 것을 요청하고 나섰다.
가톨릭 신자들의 모임이면서 동성애를 지지하는 뉴웨이즈(New Ways)는 교황 사임 소식이 전해진 직후 성명을 발표하고 "베네딕토 16세는 최근 30년 간 바티칸의 반동성애 정책을 입안한 주요 인사"라고 비판했다. 이 단체는 베네딕토 16세의 헌신적이며 지성적인 삶을 칭찬했지만 "그런 지성을 전세계 사람들의 삶을 위한 목회적 관심과 결합시킬 새로운 교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들은 "앞으로 다가올 시대를 성령이 인도하실 것"이라면서 "우리의 믿음, 소망, 사랑은 새로운 영적 지도자에 의해 강화될 것"이라 말했다.
한편, 이퀄리 블레스드(Equally Blessed)도 "차기 교황은 선임자보다 동성애에 우호적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가톨릭교회가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가톨릭교인들을 억압하지 말아야 한다. 성정체성과 무관하게 충직하고 사랑스러운 이들의 삶 속에 일어나는 하나님의 역사를 이해하라"고 요구했다.
베네딕토 16세는 교황 선출 전 바티칸 신앙교리성 장관을 역임하던 당시부터 가톨릭 보수 신학의 대변자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전통적 결혼관과 보수적 원리원칙주의로 인해 하나님의 로트와일러(경비견)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그는 교황 재임 기간동안에도 동성애 문제에 있어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아 종종 친동성애자들의 여론 포화를 받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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