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마다 제가 기대하는 것과는 다르게 일들이 제법 많아서 오히려 다른 날보다 바쁘게 보내게 될 때가 많습니다.

지난 월요일도 교회 일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일로 분주했는데, 그 중에서 두 군데의 가게에서 겪었던 일과 제가 느꼈던 단상을 옮겨보려고 합니다.

마침 설교를 녹음하는 공CD(Blank CD)가 없어서 저렴하게 구입하는 A 가게를 들리게 되었습니다. 한 4개월 분량의 충분한 CD를 확보하고 돌아오는 길에 전원을 연결하는 멀티텝이 있어서 보게 되었습니다. 실은 교회에 하나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가격을 보니 박스에 제법 쓸만한 것이 여럿 들어 있었는데 박스에 붙은 가격이 $7.99였습니다. 괜찮다 싶어 하나 집어 들어 실제 가격을 봤더니 $9.99가 붙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박스 안에 들어있던 나머지의 멀티탭들도 동일하게 $9.99. 그래도 직원을 불러 “박스에 붙어있는 가격때문에 $7.99 인줄 알고 구입하려 했는데 $9.99인데 어떻게 박스 가격대로 해 줄 수 있니?” 라고 물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직원은 매니저에게 문의를 했고, 매니저는 박스에 붙어 있는 가격에 해 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물론 은근 기분 좋은 구매였습니다.

그리고 바로 집에서 먹을 찬거리를 사려고 B 가게에 들렸습니다. 이것저것을 고르던 중, 생대구가 눈에 띄었습니다. 최근 보호식을 하면서 두 번 정도 먹었던 차라 정에 그리워 가격을 보던 중 $4.59 PK로 쓰여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파운드가 아니라 1PK 이면 한 마리가 맞냐?’고 직원에게 문의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 직원이 한국 매니저에게 묻더니 잘못 붙여 놓은 것이고 파운드당 가격이라고 말해주더군요. 그래서 직접 매니저에게 문의했습니다.

“이런 경우 원래 붙은 가격으로 해 주는 것 같은데, 아니면 디스카운트라도 해 주세요?” 가벼운 마음으로 묻는데, 어저께까지 내 놓은 세일 가격에는 해 줄 수 있지만 절대로 안 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한 번 더 부탁을 했지만, 돌아온 답은 “그럼 바다에 가서 직접 낚으시죠” 라는 것입니다. 아! 갑자기 열이 오르더군요.. 그래도 목사 아닙니까? 이럴때는 참 ~….

어색해 질 것 같아 그냥 “디스카운트 된 가격으로 한 마리 주세요?” 라고 얘기하고 구입을 했습니다. 구입은 했지만 여간 힘든 구매였습니다.

두 군데의 가게에서의 경험. 참으로 서로 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처음에는 미국 가게의 세일즈 방식과 한국 가게의 세일즈 방식의 차이가 이런 것인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곰곰히 생각하면 할 수록 나라도, 인종도, 가게의 서비스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사람의 문제였습니다. 아무리 좋은 설비와 제품을 갖춘 가게라 하더라도 고객에 대한 배려, 관심, 불편함을 겪었을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는 세일즈라면 그것은 결코 좋은 직원일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제품이 변변치 않고, 화려하진 않지만 고객의 마음을 헤아리고, 생각하고 존중하는 세일즈라면 그것은 좋은 직원임을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결국 사람의 문제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더 나아가 저를 더 깊이 생각하게 했던 문제는 바로 목사인 제 자신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사람인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목사도 복음을 전하는 메신저, 세상으로 말하면 복음을 세일즈하는 직업을 갖고 있는 사역자인데, ‘나도 사람들에게 불편하고, 힘든 사람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상대방의 티를 볼 것이 아니라 제 안에 있는 들보를 먼저 보게 하는 경험이었습니다. 무심코 던지는 말에서, 저의 낯빛과 태도에서 어쩌면 저는 B 가게에서 경험한 그 불쾌함과 무례함이 제게서도 나와 제 주변을 힘들게 하지 않았는지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B 가게의 교훈이 이번 한 주간 제겐 반면교사가 되어 준 시간이었고, 그 일로 참으로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 주님의 은혜가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때론 이렇게 전혀 기대치 않았던 곳의 채찍질의 교훈이 저의 모난 부분을 점검케 하는 것도 목회의 즐거운 추억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