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한 해가 역사의 뒷전으로 밀려나고 희망의 새 해가 밝아오고 있다. 새 달력의 첫 장에는 한결같이 복된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는 글과 그림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글을 쓰는 저도 여러분들의 행운을 두 손 모아 기도드린다.

힘을 강조하던 옛 로마 사람들은 연초에는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 신을 섬겼다. 한쪽 얼굴이 뒤를 보고 있는 것처럼 지난 한 해를 돌아보라는 뜻이고 앞을 보는 얼굴은 미래를 생각하라는 의미였다.

그러나 창조주를 믿는 유대인들은 모세의 글을 좋아했다. ‘주 너희 하나님의 눈길이 해마다 정초부터 섣달 그믐까지 늘 보살펴 주신다’는 훈시였다.

반면에 효를 생명처럼 여기는 한국사람들은 음력을 기준으로 설날이 되면 남녀노소 구분없이 축제를 벌이며 세배드리고 만수무강을 빌었다.

기독교뿐만 아니라 세계 역사에 큰 획을 그은 사도 바울의 교훈 중에는 연초마다 되새기는 글들이 있다.

즉 사람은 시간이 흐르면서 육체는 성장했다가 늙어가지만 속사람은 나날이 새로워진다는 독특한 말이다. 상식적으로 이해가 잘 안 되지만 깊이 생각하면 수긍이 간다.

인간은 동물적인 요소만 있는 것이 아니고 영적인 면이 있다. 그것은 소유적인 요소보다는 창조적이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인데 그것을 영적이라고 하면서 시간이 지나면서 그 면을 개발하고 발전시키라는 것이다.

‘날마다’라는 말은 매일 새롭게 살라는 교훈이다. 바울은 한 발짝 더 나아가 지난 과거에 얽매이지 말고 미래의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라는 교훈도 준다.

많은 사람들이 과거에 얽매여 산다. 즉 지난 과거에 가슴 아픈 일들,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거나 많은 재산을 날렸거나 가족 간의 갈등, 인격적인 모독을 받는 일 등 많고 많다.

어떤 이는 화려했던 과거에 집착한다. 어느 학교를 나왔고 무엇을 했고 얼마나 많은 돈이 있었고 친척 중에 누가 어떤 자리에 있다는 등 만날 때마다 자기를 과시해 듣기에 거북하게 만드는 사람 말이다. 이제는 과거에서 벗어나서 새 목표를 세우고 전진하기 위해 숨을 고르는 연초가 되어야겠다.

묵은 달력과 더불어 1년 동안의 가슴 아픈 상처와 나 자신의 자랑의 보따리를 내려놓고, 그 자리에 새 달력과 같이 새로운 꿈을 걸고 매일 매일 기쁘게 새 그림을 그리는 한 해가 되기를 빈다. 하나님의 축복이 여러분의 가정에 임하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