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에 들어 부모들의 사고방식도 많이 변화됐다고 얘기하지만, 뜨거운 교육열 현상은 한국 사회 뿐 아니라 이민사회까지 이어진다. 자식에 관한 관심과 사랑의 표현이 자녀의 학업에만 너무 치중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얼마 전 있었던 조 씨의 사건을 계기로 이민 가정의 자녀 관리의 향방이 주목된다.

인격의 성숙보다 학업에 대한 중압감과 자기 학대 속에 살아가고 있는 지 모르는 우리 자녀들을 향한 관심의 증대가 촉구되는 시점에서 진정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관심은 무엇인가? 진정 아이들이 성공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생각해 봐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알버트 아인슈타인' 하면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그가 20세기가 낳은 최고 천재중의 한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학창시절을 보면 그는 결코 천재가 될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의 고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담임선생님의 날카로운 지적이 생생히 적혀있었다. "이 학생은 무슨 공부를 해도 성공할 가능성이 없습니다"

이러한 내용이 적힌 성적표를 받아든 아인슈타인의 어머니는 낙담해 하는 아들을 오히려 달래며, "아들아, 너는 다른 아이와 다르단다. 네가 다른 아이와 같다면 너는 결코 천재가 될 수 없어" 라고 격려하였다.

아인슈타인의 천재성을 못 알아본 그의 담임선생님의 가혹한 평가는 오히려 아인슈타인의 어머니에 의해서 격려로 변하였고, 이러한 격려에 힙입어 낙담치 않을 수 있었던 아인슈타인은 끝내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다.

자녀들은 비단 학업문제 뿐 아니라 친구 문제, 학교 문제, 외모 문제 등 어른들만큼 많은 고민들을 안고 살아간다.

다음은 10대 학생들이 겪고 있는 고민을 상담센터에 털어놓은 사례들이다.

A학생: “저는 커다란 피해 의식에 젖어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언니의 예쁜 얼굴에 열등감을 갖고 있었고 언제부턴가 타인의 눈에 초점을 못 맞추는 그런 이상한 자녀가 되어 버렸어요.

그리고 엄마께서는 항상 나의‘실수’에만 예민하셔서, 아니 그건 실수가 아니라 제가하는 실수는 항상 있을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는 느낌을 받을 만큼 항상 혼나고 꾸중 듣고 고쳐지지 않는 제 실수를 보면 별 생각 없이 가슴만 두근거리고 죄책감을 느끼다가 엄마가 야단만 치시면 죄책감은 어디 갔는지 없고…, 엄마가 원망스럽고 밉습니다.

지금껏 열 여덟이 되도록 칭찬을 못 듣고 계속 나의 잘못에 꾸중만 해 오는 엄마의 자녀 교육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구요. 이젠 무슨 실패를 하거나 실수로 낙망될 때 저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잘해야 겠다는 생각보다는 나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제게 느낄 실망감에 대해 더 부끄럽습니다. 고개를 들지도 못하겠구요. 스스로의 가치를 자꾸 무너뜨리려 합니다.”

B학생: “전 전교 10등안에 드는 편이예요. 부모님이 모두 선생님이셔서 그런지 전 언제부턴가 마음 깊은 곳에 꼭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것 같아요. 무슨 일이든지 최고가 아니면 늘 ‘넌 어쩔 수 없어’란 생각이 앞서요.

전 체육을 못하는데 그게 그렇게 창피할 수가 없어요. 친구들이 모두 날 사랑해 주어야 하고 세상 모든 일이 나를 위해서만 돌아가야 하고…, 항상 1등을 유지하고 싶은데 한 번 놀고 나면 그 날 공부는 포기해야 하니…,

친구들과는 멀어지게 되고 전 그걸 합리화하기 위해서 ‘저 애들 언젠가는 피눈물 흘리는 날이 있을거야’란 생각을 하죠. 그런 생각이 쌓이면 공부 못하는 아이들을 무시하게 되고 저보다 책을 많이 읽었거나 그런 애들을 보면 샘이 나고…, 자연히 제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부정적일 수 밖에 없죠. 아빠는 자신의 생각만 앞세우는 것 같고 엄마는 잔소리만 앞세우는 것 같고…, 그러다가 자학하게 되고, 전 절 사랑할 수가 없어요. 늘 순진한 척, 순수한 척, 이런 제가 싫어요”

자녀들이 부모들에게 원하는 것은 일방적인 요구에 의한 관심의 표현이 아니라 격려와 칭찬으로 다가가는 사랑이 아닐까 한다.

그러나 일부 부모들의 모습은 어떤가. 치열한 경쟁 사회 속 하루 하루 학업의 필요성을 체감하는 부모들 일수록 자녀들의 학업 경쟁을 부추길 가능성이 크며, 꼭 그런 부모들이 아닐 지라도 이민사회에 살고 있는 부모들이라면 누구나 자녀가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얻길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지난 달 24일 미국의 한 대학팀의 조사에서 "부모가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는 학생들은 타 학생들에 비해 학습태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대인관계도 원만한 것"으로 나타난 한 연구결과가 있었다.

이 연구결과는 신앙의 삶이 배여있는 부모들안에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기독교적으로 보면 사람은 홀로 옳다함을 받을 수 없으며 옳은 행동을 하려 할수록 자신의 죄를 알게 된다고 말한다. 타락한 세상 가운데 오로지 우리를 다스릴 수 있는 힘은 나에게서 나올 수 없다. 오직 창조주이신 하나님을 기억하고 우리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안에 진정한 평안을 누릴 때 만이 나조차 다스릴 수 없는 나의 죄성들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