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지는 않다. 성경은 채식주의도 육식주의도 권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이 주신 신토불이 음식을 골고루 먹는 것이 성경적이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이 우리 몸(생명)의 3대 영양소라는 것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이 가운데 단백질은 탄수화물이나 지방과 달리 아미노산으로 이루어져 있는 고분자 화합물이다. 쉽게 말하면 단백질은 분자 수가 많은 화합물이다. 수만 종류의 각종 단백질들은 51-50만 개의 아미노산들이 펩타이드 결합이라는 독측한 결합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들 고분자 화합물인 단백질을 이루는 천연 아미노산은 20 가지 종류가 있다. 이 중 12 가지(알라닌, 아르기닌, 아스파라긴, 아스파르테이트, 시스테인, 클루타메이트, 글루타민, 글라이신, 히스티딘, 프롤린, 세린, 타이로신= 비필수아미노산)는 생체 생성이 가능한 아미노산인 반면 나머지 8 가지는 반드시 음식으로 섭취해야만 하는 아미노산들이다. 이들 아미노산들을 필수아미노산(이소루신, 루신, 라이신, 메티오닌, 페닐알라닌, 트레오닌, 트립토판, 발린)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채식주의자라고 하더라도 오직 옥수수만 섭취하면 안되는 데 그 이유는 옥수수에는 트립토판이 결정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트립토판이 부족하면 우리 몸은 피부 염증에 취약해지고 설사, 치매 등에 노출이 된다. 한때 옥수수 섭취가 많던 북한 지역에서 영양 불균형이 심각했던 것은 바로 이 때문이었다. 세균류들은 이들 20 가지 아미노산을 모두 스스로 합성해낸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고등동물들에게는 어른이 되면 8 가지 필수아미노산은 스스로 합성할 수 없게 만드셨다.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일부 고집스런 채식주의자들이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채식주의가 성경적이라고 굳이 집착할 필요가 전혀 없다. 성경은 분명 노아 홍수 이후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육식을 허락하였음을 기록하고 있다(창 9:3-5). 따라서 당연히 채식과 함께 일부 육식도 고려되어야 한다. 육식은 죄도 아니요 구원과 관련된 것도 아니다. 육식이 고려되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이 필수 아미노산 섭취와 관련 되어 있다. 식물성 식품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완전치 못한 면이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가 바로 그런 보기 가운데 하나이다. 옥수수와 반대로 견과류는 트립토판이 풍부한데 견과류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오히려 이번에는 트립토판의 과잉으로 인해 민감한 사람은 편두통을 앓게 된다. 음식을 골고루 섭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반면에 동물성 식품은 단백질 공급원으로서 거의 완벽하다. 우유를 완전 식품이라 주장하는 이유는 바로 비록 우유가 수분 함량이 많은 관계로 칼로리는 좀 부족하나 완벽한 단백질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우유는 이 20 가지 단백질을 완벽하게 공급한다. 그래서 성경에는 수천 년 전 이야기인 모세 오경 속에서부터 우유 섭취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육식에 너무 집착해도 안 된다. 육식에 집착하게 되면 이번에는 단백질이 아닌 포화지방 섭취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여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포화지방의 섭취는 대사증후군의 원인이 된다. 당뇨, 고혈압, 동백경화, 고콜레스테롤 같은 증상은 모두 대사증후군이라는 같은 뿌리를 가진 질병들이다. 이 점을 꼭 염두에 두어야 한다. 분명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성경은 엄격한 채식주의를 권장하지는 않는다. 성경이 말하는 섭생 원리의 기본은 채식 중심에 일부 육식을 홍수 이후에 허락하였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채식주의가 될 수도 있다. 그러면 홍수 이전 섭생법으로 돌아가는 것이요 또한 채식주의의 장점도 일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홍수 이전 시대가 아니다. 따라서 채식주의만 옳다고 말하지는 말아야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홍수 이전처럼 채식주의자로 살고 싶다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채식주의를 고수하려는 사람들을 위해 하나님은 필요한 식물을 예비하셨다. 바로 콩류이다. 채식주의자들은 반드시 콩류 및 콩 가공식품(된장, 고추장, 두부 등)의 섭취가 필요하다. 콩은 육식을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필수 아미노산 공급원이 될 수 있는 탁월한 식품이다. 물론 가장 탁월한 섭생법은 하나님이 주신 신토불이 음식을 골고루 감사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섭취하는 것임을 기억하자.

* 이 글은 조덕영 박사의 ‘창조신학연구소’ 홈페이지(www.kictnet.net)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조덕영 박사는

환경화학 공학과 조직신학을 전공한 공학도이자 신학자다. 한국창조과학회 대표간사 겸 창조지 편집인으로 활동했고 지금은 여러 신학교에서 창조론을 강의하고 있는 창조론 전문가이기도 하다. 그가 소장으로 있는 ‘창조신학연구소’는 창조론과 관련된 방대한 자료들로 구성돼 목회자 및 학자들에게 지식의 보고 역할을 하고 있다. ‘기독교와 과학’ 등 20여 권의 역저서가 있으며, 다방면의 창조론 이슈들을 다루는 ‘창조론 오픈포럼’을 주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