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의 실체는 무엇인가?’를 주제로 한 토론회가 8일 오후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강당에서 1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기독교사상연구원(원장 최덕성 박사)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WCC 부산 총회 개최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종교다원주의와 교회론 등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서 모처럼 찬반 양측이 서로 입장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간 WCC 찬성·반대측이 각각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적은 있었지만, WCC 찬반 양론이 함께 토론했던 적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례없이 많은 취재진들이 몰리는 등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WCC측 입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던 이형기 명예교수(장신대)가 돌연 불참을 통보하면서 더 큰 논란을 낳게 됐다. 이형기 교수는 이틀 전인 6일 이메일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으며, 토론회 주최측은 전날인 7일 오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며 참석자들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WCC 반대측은 에큐메니칼을 표방한다는 WCC 주최측의 이같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좌장을 맡은 최더함 박사(개혁신학포럼)는 “한국 신학회 역사에 이런 일이 또 있었는지, 안타깝다”며 “질서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학자적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리고 이런 자세가 에큐메니칼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준비위원장 김경철 교수도 “부산에서도 영남목회연구원 주관으로 이러한 자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WCC 주최측 교수들은 좀처럼 나오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최덕성 교수는 “WCC 준비위원회에 바람이 있다면, 이런 자리에 나오셔서 저희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하든 해야지 이런 식으로 계속 뭉개고 넘어갈 게 아니라 설득을 시켜야 하지 않느냐”며 “이렇게 가다간 부산 총회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기 교수는 이날 공개된 이메일에서 불참 이유로 “교단 내 여러 분들이 여러 정보에 근거하여 포럼에서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는 찬반 입장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지만, 이 교수의 불참으로 쌍방 토론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형기 교수 “에큐메니칼운동, 자력구원 주장하지 않는다”
결국 WCC측 이형기 교수의 발제문은 신원균 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이 대독하는 것으로 하고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교수는 이 발제문에서 ‘WCC에 대한 신학적 오해와 이해’를 제목으로 WCC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WCC 운동은 역사적인 공의회 운동 혹은 협의회 운동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의 교회일치·사회참여·세계선교 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협의회적 친교를 통해 ’진정으로 연합한 지역별 교회들’로 하여금 보편교회를 지향하게 했다.
WCC가 ‘초대형 교회(a Super-Church)’를 추구하는가에 대해 이 교수는 1951년 “하나의 획일주의적 초대형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돼서도 안 된다”는 선언문을 제시했지만, “WCC는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서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Una Sancta)’를 추구하고, 이런 뜻에서 애초부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했다”고도 해 이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WCC의 구원론에 대해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사회윤리란 결코 인간의 자력구원을 주장한 펠라기우스 전통을 잇고 있지 않다”며 “2005년 ‘교회의 본질과 사명’ 문서에서는 믿음을 통한 은혜로 의롭다 함을 받음에 의존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로마가톨릭과 루터교 두 공동체가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교회일치를 위해 중차대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칭의론’ 뿐만 아니라 은혜로 주어질 ‘하나님 나라’ 혹은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 하에서 기독교인들은 예언자 전통에 서 있으면서도 타종교인들, 심지어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과 연대하여 교회와 국가 모두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해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자유주의 신학 논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과격한 사회참여를 실천한다고 비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WCC는 결코 19세기적 자유주의 개신교도 20세기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전통에 따른 신학을 추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963년 ‘신앙과 직제’ 문서는 성경이 ‘전승(Tradition)’에서 기원했고, ‘전통들’을 통해 전수된다고 본다”며 “복음전승(the Gospel Tradition)과 삼위일체론이 WCC 회원 교파들의 다양한 신학전통들을 한데 묶는 통일성으로 가장 근본적인 사도적 신앙전승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다원주의 논란에서도 “WCC는 종교의 다원성(plurality)은 인정하지만 종교다원주의(pluralism)를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며 “1979년 ‘기독교와 타종교간 대화에 관한 지침’은 혼합주의 위험성을 언급하고 있고, 교회의 정체성과 본질을 확고하게 붙잡고 특히 도덕과 사회윤리 차원에서 타종교와 대화하고 연대하며, 과학과 기술 등 제반 분야의 학문들과도 대화하고 연대하는 사회를 건설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1991년 캔버라 대회에서 이른바 ‘초혼제’를 지냈던 정현경 박사에 대해서는 문제를 인정했다. 이 교수는 “정현경은 해방신학, 민중신학, 한(恨)의 신학 입장에서, 혹은 경험의 세계나 아래로부터의 성령론을 주장하다가 정통 성령론으로부터 너무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정현경의 성령론은 삼위일체론의 틀에서 벗어나 있고 기독론에 정위돼 있지 않으며, 교회론 및 구원론과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고 종말론과도 무관하여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덕성 교수 “들어가서 변화시키자? WCC가 바뀐 적 있나”
‘신학 패러다임의 충돌-기독교와 WCC’를 발표한 최덕성 교수는 “WCC를 따라가면 교회가 죽는다”며 이형기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 교수는 “WCC의 에큐메니칼 신학, 특히 종교간 대화 신학과 비성경적 성경관을 추종하던 유럽, 북미, 대양주 주류교회들은 생명력을 상실하고 조종(弔鍾)을 울리고 있다”며 “그 퇴락의 원인은 상대주의 진리관, 만인보편 구원주의, 종교다원주의, 포용주의, 신앙무차별주의에 기초한 신학과 기독교 진리에 대한 확신의 부재, 십자가 도리 중심의 복음의 실종, 하나님 말씀의 결핍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구원론에 대해서는 WCC 최근 문서를 제시하면서 “WCC는 구원의 길이 기독교에만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구원이 특정 문화나 종교, 인종과 지역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며 “이 단체의 선교와 복음전도에는 그리스도 십자가 중심의 복음이 없고, ‘전 복음(whole gospel)과 통전적 신학(holistic theology)을 읊조리지만 입술에 발린 구호일 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 신앙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WCC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구원의 도리와 진리의 복음 전도를 위해 동전 한 닢도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선교’라는 사회구원 지상주의 활동에만 매진한다”며 “‘오직 예수 구원’이라는 복음적 신앙은 WCC 신학과 에큐메니칼 운동의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WCC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지 않고, 역사서와 문학서와 같은 인간의 책으로 여긴다”며 “성경이 무오(無誤)하다거나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신언(神言)이라 보지 않고 자유주의 신학의 성경관, 바르트주의 성경관, 급진주의 성경관을 묶어 자신의 것으로 표방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주의 활동, 인간화, 혁명투쟁, 해방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기독인을 순교자로 추서하고, 최근에는 질병 치료, 가난 해방, 학교 건설, 공해와 상생 등을 선교라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종교다원주의에 대해서도 “종교다원주의는 이 교수님 말씀처럼 WCC 안에 소수 종교인들의 주장이 아니라 몇 가지 문서들을 통해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신학”이라며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 모든 종교인들을 사랑한다고 하고, 타종교간 대화에서 새롭게 참된 진리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자기 종교의 진리를 손해 보고 양보할 자세로 대화하라고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독교 공동체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들을 아우르고 하나로 묶으려는 ‘종교혼합주의’, 즉 폭넓은 에큐메니즘(wider ecumenism)과 거대 에큐메니즘(macro-ecumenism)도 추구한다고 했다.
최덕성 교수는 “역사적 기독교와 WCC 기독교는 서로 다른 신학 패러다임을 갖고 있어 부산 총회를 기회로 이 단체가 복음적으로 변하기를 희망하는 신학자들의 기대는 공상(空想)에 지나지 않는다”며 “WCC로 들어가 복음적·성경적으로 단체를 바꾸자고 제안하지만, WCC에 가담한 복음주의자들도 신학 노선을 조금이라도 복음적으로 바꾼 적이 없고, 반기독교 운동의 들러리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은 WCC에 대해 바로 알고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WCC 총회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WCC를 향해 부산총회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니고 있고, 특히 WCC 비가맹교단이 자신과 무관한 기독교 연합기구의 행사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단체의 행사에 대해 ‘내 밥상에 죽음의 재를 보내지 말라’고 외치는 것, 한국교회의 죽음과 직결돼 있는 독성에 대한 항의는 정당한 행위”라고도 했다.
기독교사상연구원(원장 최덕성 박사)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WCC 부산 총회 개최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종교다원주의와 교회론 등에 대한 논란이 여전히 뜨거운 가운데서 모처럼 찬반 양측이 서로 입장을 나누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그간 WCC 찬성·반대측이 각각 자신의 입장을 표명한 적은 있었지만, WCC 찬반 양론이 함께 토론했던 적 자체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례없이 많은 취재진들이 몰리는 등 토론회에 대한 관심이 높았으나, WCC측 입장에서 발표할 예정이던 이형기 명예교수(장신대)가 돌연 불참을 통보하면서 더 큰 논란을 낳게 됐다. 이형기 교수는 이틀 전인 6일 이메일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전했으며, 토론회 주최측은 전날인 7일 오후에야 이같은 사실을 파악했다며 참석자들에게 유감을 표시했다.
WCC 반대측은 에큐메니칼을 표방한다는 WCC 주최측의 이같은 처사를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날 좌장을 맡은 최더함 박사(개혁신학포럼)는 “한국 신학회 역사에 이런 일이 또 있었는지, 안타깝다”며 “질서적으로나 인격적으로, 학자적 입장에서 이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그리고 이런 자세가 에큐메니칼적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준비위원장 김경철 교수도 “부산에서도 영남목회연구원 주관으로 이러한 자리를 만들려고 했지만, WCC 주최측 교수들은 좀처럼 나오지 않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최덕성 교수는 “WCC 준비위원회에 바람이 있다면, 이런 자리에 나오셔서 저희들에게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하든 해야지 이런 식으로 계속 뭉개고 넘어갈 게 아니라 설득을 시켜야 하지 않느냐”며 “이렇게 가다간 부산 총회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형기 교수는 이날 공개된 이메일에서 불참 이유로 “교단 내 여러 분들이 여러 정보에 근거하여 포럼에서 발표하지 말라고 했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토론회는 찬반 입장 발표와 토론,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지만, 이 교수의 불참으로 쌍방 토론은 이뤄지지 못했다.
이형기 교수 “에큐메니칼운동, 자력구원 주장하지 않는다”
▲이형기 교수가 불참한 가운데(맨 왼쪽 자리)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이대웅 기자 |
결국 WCC측 이형기 교수의 발제문은 신원균 개혁신학포럼 학술위원이 대독하는 것으로 하고 토론회가 진행됐다. 이 교수는 이 발제문에서 ‘WCC에 대한 신학적 오해와 이해’를 제목으로 WCC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에 따르면 20세기 WCC 운동은 역사적인 공의회 운동 혹은 협의회 운동 전통을 이어받아 오늘의 교회일치·사회참여·세계선교 운동을 주도하고 있으며, 협의회적 친교를 통해 ’진정으로 연합한 지역별 교회들’로 하여금 보편교회를 지향하게 했다.
WCC가 ‘초대형 교회(a Super-Church)’를 추구하는가에 대해 이 교수는 1951년 “하나의 획일주의적 초대형교회가 아니고 결코 그것이 돼서도 안 된다”는 선언문을 제시했지만, “WCC는 ‘교회들’의 협의체요 연합체로서 신약성경이 증언하고 고대 신조가 고백했던 ‘하나의 교회(Una Sancta)’를 추구하고, 이런 뜻에서 애초부터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추구했다”고도 해 이를 인정하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WCC의 구원론에 대해서는 “에큐메니칼 운동의 사회윤리란 결코 인간의 자력구원을 주장한 펠라기우스 전통을 잇고 있지 않다”며 “2005년 ‘교회의 본질과 사명’ 문서에서는 믿음을 통한 은혜로 의롭다 함을 받음에 의존하고 있고, 이와 관련해 로마가톨릭과 루터교 두 공동체가 이신칭의 교리에 대한 합의에 도달한 것은 교회일치를 위해 중차대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칭의론’ 뿐만 아니라 은혜로 주어질 ‘하나님 나라’ 혹은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비전 하에서 기독교인들은 예언자 전통에 서 있으면서도 타종교인들, 심지어 신앙을 갖고 있지 않은 사람들과 연대하여 교회와 국가 모두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해야 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자유주의 신학 논란에 대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WCC가 자유주의 신학을 추구하고 과격한 사회참여를 실천한다고 비판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다”며 “우리는 WCC는 결코 19세기적 자유주의 개신교도 20세기 미국 개신교 근본주의 전통에 따른 신학을 추구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1963년 ‘신앙과 직제’ 문서는 성경이 ‘전승(Tradition)’에서 기원했고, ‘전통들’을 통해 전수된다고 본다”며 “복음전승(the Gospel Tradition)과 삼위일체론이 WCC 회원 교파들의 다양한 신학전통들을 한데 묶는 통일성으로 가장 근본적인 사도적 신앙전승이라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종교다원주의 논란에서도 “WCC는 종교의 다원성(plurality)은 인정하지만 종교다원주의(pluralism)를 추구하지는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며 “1979년 ‘기독교와 타종교간 대화에 관한 지침’은 혼합주의 위험성을 언급하고 있고, 교회의 정체성과 본질을 확고하게 붙잡고 특히 도덕과 사회윤리 차원에서 타종교와 대화하고 연대하며, 과학과 기술 등 제반 분야의 학문들과도 대화하고 연대하는 사회를 건설하려 한다”고 해명했다.
지난 1991년 캔버라 대회에서 이른바 ‘초혼제’를 지냈던 정현경 박사에 대해서는 문제를 인정했다. 이 교수는 “정현경은 해방신학, 민중신학, 한(恨)의 신학 입장에서, 혹은 경험의 세계나 아래로부터의 성령론을 주장하다가 정통 성령론으로부터 너무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며 “정현경의 성령론은 삼위일체론의 틀에서 벗어나 있고 기독론에 정위돼 있지 않으며, 교회론 및 구원론과도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지 않고 종말론과도 무관하여 큰 문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덕성 교수 “들어가서 변화시키자? WCC가 바뀐 적 있나”
최덕성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
‘신학 패러다임의 충돌-기독교와 WCC’를 발표한 최덕성 교수는 “WCC를 따라가면 교회가 죽는다”며 이형기 교수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최 교수는 “WCC의 에큐메니칼 신학, 특히 종교간 대화 신학과 비성경적 성경관을 추종하던 유럽, 북미, 대양주 주류교회들은 생명력을 상실하고 조종(弔鍾)을 울리고 있다”며 “그 퇴락의 원인은 상대주의 진리관, 만인보편 구원주의, 종교다원주의, 포용주의, 신앙무차별주의에 기초한 신학과 기독교 진리에 대한 확신의 부재, 십자가 도리 중심의 복음의 실종, 하나님 말씀의 결핍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구원론에 대해서는 WCC 최근 문서를 제시하면서 “WCC는 구원의 길이 기독교에만 있다고 말할 수 없다고 하고 있으며, 하나님의 구원이 특정 문화나 종교, 인종과 지역에 제한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며 “이 단체의 선교와 복음전도에는 그리스도 십자가 중심의 복음이 없고, ‘전 복음(whole gospel)과 통전적 신학(holistic theology)을 읊조리지만 입술에 발린 구호일 뿐,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 유일 신앙이 들어설 공간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WCC는 예수 그리스도 십자가 구원의 도리와 진리의 복음 전도를 위해 동전 한 닢도 사용하지 않고, ‘하나님의 선교’라는 사회구원 지상주의 활동에만 매진한다”며 “‘오직 예수 구원’이라는 복음적 신앙은 WCC 신학과 에큐메니칼 운동의 장애물”이라고 덧붙였다.
자유주의에 대해서도 “WCC는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이라 믿지 않고, 역사서와 문학서와 같은 인간의 책으로 여긴다”며 “성경이 무오(無誤)하다거나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신언(神言)이라 보지 않고 자유주의 신학의 성경관, 바르트주의 성경관, 급진주의 성경관을 묶어 자신의 것으로 표방하고 있다”고 했다. “인도주의 활동, 인간화, 혁명투쟁, 해방운동을 하다가 희생된 기독인을 순교자로 추서하고, 최근에는 질병 치료, 가난 해방, 학교 건설, 공해와 상생 등을 선교라고 하고 있다”고도 했다.
종교다원주의에 대해서도 “종교다원주의는 이 교수님 말씀처럼 WCC 안에 소수 종교인들의 주장이 아니라 몇 가지 문서들을 통해 공식적으로 표방하는 신학”이라며 “하나님은 모든 사람들, 모든 종교인들을 사랑한다고 하고, 타종교간 대화에서 새롭게 참된 진리를 찾아낼 수 있으며, 자기 종교의 진리를 손해 보고 양보할 자세로 대화하라고 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기독교 공동체만이 아니라 모든 종교들을 아우르고 하나로 묶으려는 ‘종교혼합주의’, 즉 폭넓은 에큐메니즘(wider ecumenism)과 거대 에큐메니즘(macro-ecumenism)도 추구한다고 했다.
최덕성 교수는 “역사적 기독교와 WCC 기독교는 서로 다른 신학 패러다임을 갖고 있어 부산 총회를 기회로 이 단체가 복음적으로 변하기를 희망하는 신학자들의 기대는 공상(空想)에 지나지 않는다”며 “WCC로 들어가 복음적·성경적으로 단체를 바꾸자고 제안하지만, WCC에 가담한 복음주의자들도 신학 노선을 조금이라도 복음적으로 바꾼 적이 없고, 반기독교 운동의 들러리 역할을 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지금이라도 한국교회를 살리는 일은 WCC에 대해 바로 알고 따라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저희는 WCC 총회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WCC를 향해 부산총회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반대’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인 뉘앙스를 지니고 있고, 특히 WCC 비가맹교단이 자신과 무관한 기독교 연합기구의 행사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며 “그러나 우리에게 피해를 주는 단체의 행사에 대해 ‘내 밥상에 죽음의 재를 보내지 말라’고 외치는 것, 한국교회의 죽음과 직결돼 있는 독성에 대한 항의는 정당한 행위”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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