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의 범기독교계 주요 종파 가운데 하나인 칼데안교회의 주교인 엠마누엘 3세가 이라크 당국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외국 군대를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박해 받는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에 대한 소극적인 태도를 청산하고 적극적으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그는 최근 장기간의 미국 체류를 마치고 귀국한 뒤 처음으로 기독교계 주민들에 대한 박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칼데안교회 측은 엠마누엘 3세 주교의 이번 발언에 대해 “이라크의 기독교인들은 그들을 보호할 책임이 있는 정부와 외국 군인들의 방임 속에 죽임을 당하고 있고, 살던 집과 마을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교회 측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대도시는 물론이고 소도시나 시골 마을에서까지 설치고 있고, 일방적으로 피해를 입는 교회 측은 여러 차례에 걸쳐 행정관서 등에 정당한 항의를 하고 있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엠마누엘 3세 주교는 최근에 자신의 교회에서 행한 설교를 통해 “오늘날 이라크의 주요 세력과 이익집단들은 정의를 무시한 채 오로지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혈안이 되어 싸우고 있다. 칼데아교회를 비롯한 이라크의 다양한 교회들은 예로부터 이라크에서 살아온 이라크 사회의 일원이며, 지금도 이슬람 형제들과 손을 잡고 이라크의 발전과 안정을 위해 일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이슬람 측의 관용을 촉구했다.

그는 또 앞으로 기독교계는 합법적이고 당연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전국적인 차원과 지역적인 차원의 비폭력 투쟁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이번 설교에서 이라크 안에는 두 가지 차원의 박해, 즉 내적 박해와 외적 박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내적 박해란 이라크인에 의해 자행되는 박해이다. 그들은 기독교인들을 대대로 살던 집과 마을에서 내 쫓고 토지를 몰수하고 있다. 이에 대한 책임은 권력과 무력을 쥐고도 박해 받는 자들을 보호하지 못하는 정부와 군에게 상당부분 있다고 본다. 외적 박해란 기독교인들 뿐 아니라 이라크인 모두에게 가해지는 외부로부터의 박해이다. 이는 이라크인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박해이다. 이라크인들의 교회와 모스크, 그리고 이라크인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공공 건물과 재산들이 외국군대에 의해 파괴되고 점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라크인들의 자존심은 크게 떨어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그 대표적인 사례로 바벨대학을 꼽았다. 이 대학은 칼데아교회 계열의 대학이었는데 지금은 미군에 의해 점거되어 군사기지로 사용되고 있다.

그는 미군에 대해서도 독설에 가까운 비난을 쏟아냈다. “미군은 이라크인들의 동의 없이 이라크에 들어왔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이 우리 나라에 들어와 지금까지 해온 일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어떠한 칭찬도 하지 않으실 것이다....... 이제라도 하나님의 뜻을 바로 헤아려 더 이상 이라크인들의 인권과 존엄성을 침해하지 말고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칼데아교회가 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핍박과 관련하여 정부와 미국을 이처럼 맹렬하게 비난한 것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