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초조한 마음에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을 세 차례나 취소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선데이타임스 출신 영국 언론인 리처드 미니터는 21일 내놓은 신간 '리딩 프롬 비하인드(Leading from Behind)'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빈라덴 사살 작전을 잇달아 번복하다가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강경하게 밀어붙인 뒤에야 작전 수행 명령을 내렸다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미니터는 오바마가 지난해 1~3월 3차례 작전을 취소했다고 진술한 미 합동특수전사령부(JSOC) 소속 익명 취재원의 말을 소개하며 "오바마는 빈라덴 작전이 윤곽을 드러낼 때마다 중요한 결정은 당시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에게 떠맡겼고 이후엔 차례로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클린턴 장관에게 넘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바마는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는 위험에 대해 책임지기를 두려워했다"면서 이런 사실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이 마치 오바마 대통령이 알 카에다의 수장사살에 앞장선 '결단력 있는 지도자'인 것처럼 포장하는 것은 일종의 신화라고 꼬집었다.


미니터는 오히려 빈라덴 사살 작전에 핵심 역할을 한 인물은 클린턴 장관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클린턴 장관은 주간 회의 시간을 빈라덴 처단을 위한 로비에 썼다면서 "그는 빈라덴을 처치하지 않으면 오바마 행정부가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오바마의 경우 "클린턴 장관의 생각에 동의하면서도 5월 마지막 빈라덴 작전에서조차 이를 번복하려고 했다"며 비난했다.


악천후 때문에 작전을 연기했다는 백악관의 해명에 대해서도 미 공군 기상센터에서 해당 날짜의 기후를 확인한 결과 날씨가 작전 수행에 '이상적'이었다고 반박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전직 미 첩보원과 특수부대원에 의한 이 같은 의혹 제기와 관련, "대선 전에 흔히 나오는 이야기"라면서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버지니아 지역신문 '더 파일럿'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자 중 한 명은 '버서(birther·오바마가 미국 태생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고 또 다른 이는 선거에 출마한 '티파티(Tea Party·미 보수 강경세력)' 후보라면서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