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북한인권운동가 김영환 씨가 중국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중국에서 탈북자 지원활동을 하던 한국인 목사가 공안 당국에 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3일 시민단체인 기독교사회책임에 따르면 지난해 7월부터 중국에서 조선족 동포를 상대로 선교활동을 해온 전재귀(51) 부산 하나로교회 목사가 지난달 9일 중국 하얼빈(哈爾濱) 공항에서 공안에 체포돼 산둥성 옌타이(煙台) 구치소에 36일째 구금돼 있다.
전 목사는 지난 3월 탈북자 5명에게 숙소를 제공한 혐의(탈북자 밀입국 알선죄) 등을 받고 있지만, 탈북자들이 조선족인 줄 알았고 그들의 간곡한 요청을 외면할 수 없어 도와줬다고 기독교사회책임이 밝혔다.
기독교사회책임은 특히 전 목사 가족을 인용, 지난 6일 체포된 지 1개월 만에 이뤄진 영사 접견에서 전 목사가 "공안요원에게 휴대 전화로 수차례 머리를 얻어맞고 목을 졸렸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전 목사 가족은 중국에 가서 면회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은 "가족들은 처음엔 조용히 (일을) 처리하려고 했지만 공안당국이 탈북자 다섯 명을 숨겨준 것을 각각 별건으로 처리해 죄를 가중하려 해서 공론화하게 됐다"며 "가족들은 김영환 씨처럼 전기고문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이달 14일 오후 2시 중국대사관 앞에서 전 목사 가족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가혹행위 중단과 석방을 촉구할 예정이다.
외교부 측은 이에 대해 "영사 접견 결과 `살해위협을 느꼈다'는 진술은 없었고 우리의 조사 결과는 구체적인 내용에서 가족들의 주장과 다소 다르다"면서 "목을 졸랐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에 즉각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불공정하게 수사가 이뤄진다면 이의제기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