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머리끄덩이녀”라고 불리던 인물이 경찰에 자진 출두했습니다. “머리끄덩이녀”는 얼마 전 한국 정치를 시끄럽게 했던 사건을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한국의 진보 정당에서 공개된 회의가 진행 되는 동안 갑자기 대학생 연령의 젊은 청년들 수십 명이 단상으로 올라가 사회를 진행하는 대표들을 공격하면서 몸싸움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증오가 가득한 표독한 표정을 한 젊은 여성이 당의 공동 대표 중 한 사람의 머리 카락을 뒤에서 움켜 쥐고 당기는 순간 비명을 지르는 모습이 사진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되었습니다. 당 대표는 급히 병원으로 실려 갔고 긴급 수술을 하게 되었으며 평생 장애가 있을 지 모른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덕분에 가장 진보적이고 민주적인 목소리를 외치던 진보 정당이 독재정권보다 더 형편없는 집단이라는 비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 동안 경찰은 “머리끄덩이녀”의 신원을 파악하는 데도 오래 걸렸고 신원이 알려 진 다음에도 소재 파악하는 데 오래 걸렸습니다. 경찰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연락을 끊고 잠적해 버린 것입니다. 그녀는 지하 조직을 구성하고 투쟁하던 구 시대의 운동권 인사들이 동원한 집단 중 한 사람일 것입니다. 이념과 사상의 무장도 중요하지만 깊은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서 삶을 희생하고 때로는 분신 자살 등 목숨을 바치기 까지 충성하게 만든 집단입니다. 그 동안 신상이 공개되지 않고 공적인 자리에 드러나지 않아서 전력이 깨끗한 “머리끄덩이녀”에게 임무를 부여했을 것입니다. 사건이 터지고 경찰이 찾기 시작하자 수십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흔적을 남기지 않고 도피하는 방법를 가르쳐서 잠적을 시켰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시끄러워지자 순교자처럼 경찰에 자수하게 했고 그녀는 재판을 받고 징역형을 받을 지 모릅니다. 그녀가 속한 집단에서 그녀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표상이 될 것입니다. 잡혀가고 형을 받는 것이 정의로운 집단을 자처하는 사람들 중에는 자랑스러운 훈장이 되기 때문입니다.

한 때 동일한 운동권에서 머리 역할을 했던 인사가 사상 전환을 선언하고 북한의 민주화와 탈북자를 돌보는 일에 헌신했습니다. 그는 몇 주 전에 중국에서 북한 민주화 운동을 하는 동지들을 만나고 난 후 중국 경찰에 잡혔습니다. 전기 고문과 노역을 겪으면서 중국 감옥에 갇혀 있다가 국제적인 여론과 한국 사회의 여론 때문에 며칠 전에 풀려 났습니다.

과거 운동권 학우들이 학업을 포기하고 인생의 기회를 포기하고 정의를 실천하기 위해서 감옥까지 갔다 온 역사를 보면서 그 시대를 살았던 수 많은 사람들이 부채 의식을 느끼고 살았습니다. 실제로 현재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사람들 가운데 대통령을 포함해서 당시 경찰, 검찰, 정보원, 감옥 신세를 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들에게 영향력을 실어 준 것이 바로 그렇게 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짊어 진 부채 의식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한국 정치 판에서 감옥 갔다 온 것을 훈장으로 여길 수 없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감옥 가는 것에 부채 의식을 느낄 필요가 없습니다. 이 시대에는 새로운 훈장이 있습니다. 북한 동포를 위해서 감옥 간 것, 북한 동포를 위해서 고문을 당한 것, 북한 동포를 위해서 불구가 된 것이 이 시대의 훈장이고 그렇게 하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부채가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이름 때문에 매를 맞고, 욕을 듣고, 감옥에 가게 될 것이라고 기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핍박을 당할 때 바로 예수님을 핍박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시면서 환란을 당하는 성도들을 높이셨습니다. 동시에 성경은 악을 행하다가 환란을 받는 경우에는 자랑할 것이 없고 부끄럽기만 하다고 가르칩니다. 권력의 피해자라고 다 의로운 것이 아닙니다. 마땅히 의로운 이유로 환란을 받을 때 남은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듭니다. 그렇지 않다면 스스로 부끄럽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