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독교는 120여 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기독교 인구 천만 명을 넘어서는 선교의 기적을 이룩했다. 그러나 이와 정비례해 기독교라는 간판만을 내건 이단들 역시 그 기세를 더해가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유사기독교 집단에 속한 무리의 수는 한국 개신교 교인 수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인 200여만 명에 이른다고 한다. 미국은 이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내 이단 종파에 속한 인구는 몰론교도 600만 명을 포함해 무려 2,000여만 명으로 추정된다. 영적 갈망의 열정이 팽배해 가고 있는 현시점에서 정통 기독교보다 이단 종파들이 선교에 더 적극적이어서 많은 사람이 이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이단들은 기독교와 다른 독자적 종파로 활동하는 것이 아니라 기독교라는 간판을 걸고 기성 교회에 잠입해 교인들을 미혹한다. 적지 않은 한국 교회 교역자들, 미국의 저명한 목사들, 미국의 대형 교단의 한 목회자가 유사기독교 집단으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한, 이들은 단순히 교인들을 미혹하는 정도를 넘어서 기독교 교단에 속한 사람들을 이용해 자신들의 이단설을 교묘한 방법으로 변호하기까지 한다. 더욱이 어떤 목사의 설교와 저서에서 이단으로 결의된 내용이 발견됐음에도 ‘신학적 오류는 있으나 이단은 아니다’라는 이율배반적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사실 신약 성경과 교회사에서 어떤 무리들이 이단으로 정죄된 이유는 그들의 신학적 오류 때문이다. 그리스도의 성육신을 부정했던 영지주의자, 그리스도의 신성을 부정했던 아리우스, 은혜의 교리를 부정했던 펠라기우스, 신구약의 하나님을 잘못 인식했던 마르시온, 재림론의 오류를 범했던 몬타누스, 성경적 삼위일체론을 양태론으로 변형시켰던 사베리우스 등이 이단으로 정죄 받은 근본적 이유는 그들의 잘못된 신학 때문이었다.

또 한국의 정통 교회에 속한 목회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신비주의, 김기동의 귀신론, 가계저주론, 자유주의 신학의 영향을 받은 비성경적 사상 등을 목회 현장에 적용하기도 한다는 사실은 한국 교회의 어두운 이면을 드러낸다.

‘가장 선한 것이 타락하면 가장 추한 것이 된다’(Currupito optimi pessimum est)라는 격언처럼 기독교라는 아름다운 간판과 뜨거운 열정으로 시작한 무리들이 성경의 바른 궤도를 벗어난 결과, 그리스도를 대적하는 무리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역사가 보여주는 교훈은 우리에게 바른 신학의 정통과 순결한 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경종을 울린다.

이단의 호칭에 대해 학자들은 다른 견해를 보인다. 필자는 이단은 기독교와 유사하게 보이나 그들의 주장은 기독교의 본질에서 크게 이탈됐기 때문에 이단을 유사 기독교(Pseudo-Christian Cults)라 부른다. 영국과 미국에서 사용되는 유사 기독교에 대한 용어에는 의미상의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 Sect는 일반적으로 교파, 종파를 의미하며, 이단 종파에 대해서는 Cults를 쓴다. 이 단어는 저급한 종교 집단의 종교의식이나 예배 등을 의미했던 라틴어 Cultus에 기원을 둔다. 영국에서 Cults는 정통 교회와 현격히 다른 주장을 하며 모교회로부터 분리해 나간 종파를 의미했다. 잉거Yinger는 Cults를 카리스마적 지도자에 의해 인도되는 미조직 상태의 집단으로, Setc를 그 보다 조금 발전된 것으로 봤다.

해럴드 브라운은 이단이라고 말할 수 있는 헬라어 Hairesiss의 의미를 ‘음흉한 당파’라고 표현한다. 이단을 뜻하는 헬라어 Haireo는 ‘선택한다’는 뜻과 Hairesis ‘독자적 견해’의 뜻을 지닌다. 헬라 사회에서 철학의 새로운 학파나 분파를 표시할 때 쓰인 Hairesis는 ‘자유로운 선택 → 독자적 견해 →학파 → 종파 → 편당 → 이단’으로 의미가 변해왔다.

이 단어는 유대사회에도 도입되어 3가지 유형으로 쓰였다. 첫째, 유대교 내에 새로운 주장이나 경향, 전통적인 가르침에 대해 독자적인 견해를 주장하는 경향이 나타났고 랍비들은 이 반대 견해 혹은 무리들을 Hairesis로 규정했다. 둘째, 당시 바리새파, 사두개파, 에센파 등 ‘종파’를 가리켰으며, 셋째, 유대교 외의 모든 종파를 일컬었다. 초대교회에서는 교회의 보편적 진리와 배치되는 사상을 주장하는 무리들을 이단으로 규정하고 엄히 경계했다.(벧후2:1, 벧전5:8, 갈1:6, 골2:8, 요일4:1-3, 요이1:7)

‘한국 신학사전’에 명시된 이단의 정의를 요약하면, 역사적 기독교의 보편적 진리를 거부하거나 왜곡하는 무리, 성경의 명백한 가르침을 부정하는 무리, 성경의 기본적 진리를 부정하거나 잘못 해석하는 개인이나 무리, 성경 이외의 내용을 추가하거나 성경의 내용을 감하는 개인이나 무리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