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명문 대학 교수가 고교생 아들이 징계를 받은 뒤 자살하자 아들이 다니던 학교에 불을 지르고 학생, 교사 등 200여명을 살해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가 법정에 서게 됐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어바인 경찰은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UC어바인) 신경생물학 교수 레이너 클로스 레인시드(48)를 긴급 체포해 수사 중이라고 1일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레인시드 교수는 집 근처 유니버시티 고교에서 다섯차례나 불을 지른 혐의로 붙잡혔지만 경찰은 레인시드 교수가 유니버시티 고교 교감을 살해하고 학생들을 학살할 계획을 세운 사실을 밝현냈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레이시드 교수가 아내에게 쓴 이메일에서 "교감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다. 교감을 죽이겠다. 그리고 학교에 불을 질러 몽땅 불태우겠다. 시체만 즐비할 것"이라고 쓴 내용을 찾아냈다.


또 레인시드 교수는 "기관총을 여러 정 가지고 학교로 가서는 교장, 교감, 상담교사를 모조리 쏴 죽이고 학생 200명쯤 살해한 뒤에 자살하겠다"는 글도 남겼다. 처음에는 단순 방화범으로 레인시드 교수를 불구속 입건한 뒤 풀어줬던 경찰은 이메일 내용에 대경실색했고 급히 검찰에 이런 사실을 알려 구속영장을 발부받았다.


레인시드 교수가 이런 엄청난 학살극을 계획한 것은 유니버시티 고교에 다니던 아들(14)이 학교 매점에서 물건을 훔치다 들켜 징계를 받은 뒤 목을 매 자살한 비극을 맞은 때문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레인시드 교수는 아들이 사망하자 거의 제정신이 아닐 만큼 큰 충격을 받았다. 교내에서 쓰레기를 줍는 벌을 준 학교 당국에 커다란 분노를 표시했고 아들이 급우들에게 따돌림을 당했다고 분개하기도 했다.


검찰은 "레인시드 교수는 상당히 위험한 인물로 드러났다"면서 법원에 보석없는 구속을 요청했고 판사는 이를 받아 들였다.


독일에서 신경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레인시드 교수는 특히 정신불안과 스트레스에 따른 정신 이상과 과격 행동, 수면 장애 등을 연구해왔다. 레인시드 교수 아들이 다닌 유니버시티 고교는 캘리포니아주에서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은 곳으로 유명하며 한인 학생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