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7차 한인세계선교대회(사무총장 고석희 목사, 이하 KWMC)가 23일(월) 오후 6시 휫튼대학에서 막을 올렸다. ‘격동하는 지구촌, 긴박한 땅 끝 선교’를 주제로 2천5백여 한인선교사와 한인 기독교인들이 참석한 이번 대회는 총 5일 간의 일정으로 금세기 최고 설교가로 꼽히는 존 파이퍼, YWAM 대표 로렌 커닝햄 목사를 비롯 유명 한인 목회자 다수가 강사로 참여했다.

세계선교사대회, 선교사자녀대회를 포함, GKYM 청년축제, GKYM Youth 축제, 어린이선교대회까지 총 5개의 대회가 동시에 혹은 연달아 개최된 것은 KWMC 사상 최초로, 세대 불문 총 5천여명이 동원됐다.

개회예배는 한인선교사가 파송된 169개국의 깃발과 국가 이름을 쓴 푯말을 들고, 웅장한 찬양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등장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강당을 가득 메운 참석자들을 본 고석희 사무총장은 “10만 기도용사를 모집해 예배가 진행되는 지금도 중보기도를 하고 있다”며 “이 곳을 가득 메우신 것은 기도를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능력”이라고 선포했다.

한국을 축복하신 하나님…

예배는 고석희 사무총장의 사회로 김만우 공동대회장의 개회선언, 차현회 명예대회장의 선교사 환영사, 최광규 선교사(KWMF 대표회장)의 선교사 답례사, 이승종 목사(공동대회장)의 차세대 및 MK(선교사 자녀)환영사, 이상진 장로의 개회기도, 남가주권사합창단의 찬양으로 이어졌다.

설교는 빌리그래함센터 현 소장이자 선교사들의 입국을 위해 직접 서명을 하는 론 앨리슨 목사가 맡았다.

앨리슨 목사는 ‘성공적 선교를 위한 필수요건은 무엇인가’라는 설교를 통해 “성공적인 사역은 지식도, 교육도, 기도생활도, 선행을 많이 쌓는 것도 아닌 인내”라고 강조했다. 사역을 ‘마라톤’으로 비유한 그는 “낙심하고 더 이상 나아갈 힘이 생기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라며 “하나님과의 개인적 경건의 시간을 늘리고, 진정 신뢰할 수 있는 믿음의 친구들을 두며, 성령 충만할 것”을 제시했다.

축사한 존 파이퍼 목사는 “한국교회에 하나님의 큰 부르심이 있다. 하나님께서 전세계에서 한국교회에 큰 축복을 주셨다. 큰 축복이 있는 곳에는 그만큼 큰 책임이 따른다”며 ‘시편 67편(하나님은 우리에게 은혜를 베푸사 복을 주시고 그의 얼굴 빛을 우리에게 비추사 주의 도를 땅 위에, 주의 구원을 모든 나라에게 알리소서)’을 예로 들며 선교의 책임을 되새겨주기도 했다.

올해 103세가 된 방지일 목사(명예대회장)는 축사하면서 “자기 경험이 아닌 온전히 말씀에만 붙들려 그리스도를 메시야라 전했던 바울을 닮아라. 내 생각, 내 의지대로 하면 그것은 나의 사업이 되는 것이다. 온전히 주님 뜻에 붙잡혀 주님의 사역을 하는 선교사들이 되라”고 권면했다.



쇠퇴하는 한국 기독교, 위기 의식 고조

하지만 급변하는 시대 속 쇠퇴하는 한국 기독교의 영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설교한 론 앨리슨 목사는 “슬픈 소식이 하나 있다. 한국 기독교는 20세기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했지만, 21세기는 더 이상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라며 경각심을 심었다. 그 이유 중 하나로 씨뿌리는 비유에서 3번째 땅인 가시덤불, 즉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에 빠진 것을 들었다. 그는 “한국의 삶의 지표가 나아지면서 서방 국가들의 기독교 쇠퇴의 길을 밟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첫째날 저녁 집회를 인도한 오정현 목사(한국 사랑의교회)도 “일본이 사색하는 교회, 미국이 찬양하는 교회를 가졌다면 한국은 고난을 이기는 교회로 수식되어왔다”며 “그러나 요즘 한국교회는 고난을 이기는 교회의 야성을 잃어버렸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하나님께 이삭을 내어드린 아브라함의 여호와이레의 신앙을 되찾아야 할 것”이라고 권고했다. 또 “개인 구원과 사회 책임의 기독교인의 의무를 하나님의 능력을 받아 동시에 이행하는 한국교회가 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잃어버린 청년 세대… GKYM을 지켜봐달라

이동열 선교사(GKYM 사무총장)는 “불과 120년 전 복음의 불모지였던 한국 땅에 선교의 불을 붙여주신 하나님과 많은 선교사, 믿음의 선배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하지만 우리는 지금 청년을 잃어버렸다”고 했다.

이 선교사는 “1990년대 한국 교회 내 청년은 급감소하기 시작했으며 현재는 20대 청년 중 3.2%가 기독교인이고, 교회 안에는 청년이 전체 회중에 8%밖에 차지하지 않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졌다. 이대로 가다가는 20년 후에는 청년을 교회에서 찾아볼 수 없을 것”이라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 2세대와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가는데 GKYM이 함께 걷겠다”며 1세대의 관심을 호소하기도 했다.

‘우리’ 말고 하나님을 바라보자

한국 기독교 ‘위기’의 논의 속에도 희망의 꽃은 피어났다.

강승삼 목사(KWMA 회장)는 “1988년 제 1차 한인세계선교대회가 열렸을 때 전세계 한인 선교사의 수는 500여명이었다. 당시 우리는 2000년까지 1만명 선교사 파송을 위해 통성 기도했다. 그 기도 소리를 듣고 한 미국인 친구가 물었다. ‘당신들 무엇을 위해 기도하느냐’고. 기도제목을 듣더니 ‘그것이 가능할까?(Would it be possible?)’라고 반문했었다. 하지만 2000년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고, 1만명 이상의 한국 선교사를 보내주셨다”고 했다.

바로 ‘우리’가 아닌 ‘하나님’에 초점을 맞춘 메시지들에 참석자들은 목소리 높여 ‘아멘’으로 응답했다.

이번 대회에는 남미, 북미, 아시아, 아시아 전략지역 및 아프리카, 오세아니아, 호주, 유럽을 아우르는 전세계 지역에서 한인 선교사들이 모여, 선교 동향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한다.

특히 선택강좌를 통해 선교 역사 및 동향/ 기독교인의 생활 / 한인세계선교 및 북한 선교, 한인디아스포라 선교 동력화 전략 /타종교 타문화 선교 등의 주제를 가지고 구체적인 토론과 강의가 펼쳐진다.

앞서 열린 한인세계선교사대회에 참석한 유인자 선교사(러시아 북 시베리아 지역 선교, 합신)는 “러시아 지역은 자꾸 한인 선교사들이 줄어들어 작년 만해도 20가정이 모이던 지역 한인 선교사 모임에 최근에는 6명 만 모이고 있다”면서 “외로운 선교 현장에서 한인 선교사님들과의 교제가 많이 부족한데, 전세계 하나님의 마음을 가지고 뜨겁게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을 만나 교제하면서 사역의 새 힘을 얻고 간다”고 간증하기도 했다.

현재 전세계 169개국에 2만3,331명 한인 선교사가 파송돼 있으며, 그 수는 1979년 93명에서 매년 현저히 늘어나 선교사 2만 명 시대, 선교사 파송국 2위의 자리로 올려두었다.

급변하는 시대 상황 속 ‘기독교의 위기’를 맞은 이 때, 여전히 확장형인 하나님 나라를 향한 한인 선교사들의 전략 논의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