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USA 제220회 총회 모습.ⓒPCUSA

올해 미국장로교(PCUSA) 총회에 상정됐던 ‘결혼 정의 변경’ 안건이 338대 308의 근소한 차이로 부결됐다. 제220회 미국장로교 총회는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7일까지 펜실베니아 피츠버그에서 개최됐으며 제221회 총회는 2년 후에 열린다.


이 안은 결혼의 정의를 ‘남녀간의 결합’에서 ‘두 사람의 결합’으로 변경하자는 내용으로, 사회적결합과결혼제도위원회(Civil Union and Marriage Issues Committee)에서의 선(先) 투표 결과 28대 24로 지지를 받았으나, 4시간 가량의 토론 후 전체 총대 투표에서 결국 부결됐다.


새 총회장으로서 의장직을 수행한 닐 프레사(Neal Presa) 목사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후 “우리 중 일부는 울고, 일부는 기뻐한다. 우리는 나뉜 교회”라고 개탄했다.


6일 투표가 이뤄지기에 앞서 조디 그레이글로우 목사(Jodi Craiglow, 마이애미 밸리 노회)는 “결혼의 정의는 꼭 한 남자와 한 여자로 규정돼야 한다”면서 “동성애 옹호 노회의 마음이 고통과 좌절로 무너지는 만큼, 나는 내가 사랑하는 하나님의 기준을 붙들어야겠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교단 내 동성애 옹호 세력은 여전히 자신들의 의견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동성애를 지지하는 대표적 노회인 모어라이트는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성명서를 발표, 유감의 메시지를 전하는 등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한편 이번 총회에서 몇몇 노회는 1996년 세워진 헌법 기준인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결혼의 언약을 맺어 정절하게 살거나 독신으로 순결하게 살라”는 목회자 정절 기준을 회복하자는 의견을 펼치기도 했다. 이같은 제안은 2년 전 총회에서 결정되고 지난해 시행된 헌법 수정안의 회복을 외친 것으로, 동성애자 안수의 길을 열어 논쟁의 핵심에 섰던 문제를 뒤집자는 의견이 제시된 것이다.


여전히 교단 내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긴장은 지속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5개 노회에서는 “동성결혼이 합법화된 주(State)에서는 목회자들이 공식적으로 결혼식 주례를 거행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을 만들라”고 건의하기도 했다.


또 올해 총회 부회장으로 선출된 타라 스풀러(Tara Spuhler) 목사는 최근 동성결혼에 참석했다는 문제가 불거지면서 선출된 지 며칠 만인 지난 수요일(4일) 사임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총회 연설에서 그녀는 “동성애 문제를 둘러싼 많은 대화와 인터넷의 댓글은 나 자신의 부회장 선출이 일부 사람들의 신경을 건드린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며 “모든 긴장은 현실이며, 깊어지면 깊어졌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