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미국 경찰이 규정된 훈련 시간을 채우지 않아 비번 때는 총기를 휴대하면 안된다는 굴욕적인 지시를 받는 망신을 당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경찰청은 존 웨인 공항 경비 경찰과 법정 경비 경찰, 그리고 정부 청사 경비 경찰 등 200명의 경찰관에게 비번 때 총기 휴대와 범칙금 딱지 발부 및 현행범 체포 권한을 제한했다고 8일 지역 언론이 보도했다.


비번 때 총기 휴대, 경범죄나 교통 위반에 대한 범칙금 부과 고지서 발부, 현행범 체포는 경찰의 기본적인 권한인데 이를 금지한 것이다.


오렌지카운티 경찰청이 이런 굴육적인 명령을 하달한 것은 최근 캘리포니아주 사법경찰관 감독위원회의 감사 결과 이들이 법으로 정해진 훈련 시간을 채우지 못한 사실이 드러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 법률에 따르면 적어도 6개월 동안 경찰 학교에서 훈련을 받아야 경찰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지만 오렌지카운티 경찰청은 4개월만 훈련을 시킨 채 이들을 현역에 근무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또 경찰관은 임용 때나 해고 때 30일 이내에 주 사법경찰관 감독위원회에 통보해서 언제든 감독위원회의 감사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오렌지카운티 경찰청은 이런 절차조차 밟지 않았다.


오렌지카운티 경철청이 이렇게 규정된 훈련 시간을 채우지 않은 경찰관을 임용한 이유는 2년 전부터 크게 깎인 경찰 예산 때문인 것으로 감독위원회는 보고 있다. 줄어든 예산으로 주요 시설 경비 경찰을 종전처럼 유지하려다 일어난 사고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현장 근무 경찰들은 이런 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특히 비번 때 총기 휴대 금지는 경찰관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는 처사라며 법정 투쟁도 불사하겠다고 경찰노조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