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석창우 화백이 시연회를 가지고 작품을 완성한 후 두 발가락이 없는 왼쪽 발로 낙관을 찍고 있다.
전기수리공으로 일하던 1984년 22,900볼트의 전기가 온 몸을 관통해 두 팔을 절단했다.
죽거나 혹은 두 발까지 절단해야 했을 고압이었기에, 그는 두 팔만 잘라낸 것에 감사했다. 기자들은 종종 짓궂게 묻는다. ‘거짓말’이라고. ‘어떻게 남들이 다 겪는 절망과 고통을 겪지 않았다고 말하느냐’고.
그는 당당히 말한다. “하나님의 배려입니다. 내 달란트를 발견하게 하기 위해 하나님이 내 두 팔을 가져가시면서 하신 하나님의 배려였습니다”라고 말이다.
석창우. 그는 두 팔 없는 화가다.
의수를 사용해서 그리는 그림, 전신의 힘을 사용해야 그려지는 그의 수묵 크로키에는 알 수 없는 힘이 느껴진다. 사고가 난 지 3년 후 그는 아들의 요청으로 그림을 그리게 된다. 그리고 5년 간 서예체를 배우며 필력을 키운 후 본격적인 수묵 크로키의 세계로 빠져든다.
사고가 난 지 15년이 지난 후 첫 개인전을 열면서 사회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석 화백. 얼마전에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실사단 앞에서 김연아 선수의 더블 악셀을 수묵화로 그려내 찬사를 받기도 했으며, 현재까지 개인전 32회, 그룹전 210여회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예능, 다큐멘터리, 교양 등 방송 활동으로 주목받았다.
한미 전통문화연구원이 주관하고 한국문화체육부와 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해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제 32회 개인전(5/25~6/8)을 열고 있는 그가 2일(토) 오전 10시 챈틀리 소재 K&E 아카데미에서도 시연회를 가졌다.
청소년들도 다수 참석한 이날 시연회에서 석 화백은 7분이 채 걸리지 않아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Track Cycling)’을 그려냈다. ‘와’하는 탄성과 함께 박수가 저절로 터져나왔다.
석 화백은 “페달을 밟지 않으면 넘어지는 자전거를 즐겨그린다. 이유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인생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우리 인생도 늘 계획을 세우고 끊임없이 전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림을 완성한 후에는 늘 낙관에 성경구절을 기록한다는 석 화백. 얼마전 한국 TV 프로그램 ‘스타킹’에 출연했을 때도 수퍼주니어를 그린 후 ‘모든 것이 합력해 선을 이루느니라’는 성구를 기록한 것이 방송을 타기도 했다.
2일 시연회에는 ‘할 수 있거든이 무슨 말이냐. 믿는 자에게 능치 못할 일이 없느니라’는 성경구절을 낙관으로 써내려갔다.
석창우 화백의 제 32회 개인전은 6월 8일까지 워싱턴 한국문화원에서 열리고 있으며, 석 화백의 감동적인 작품뿐 아니라 “수묵 크로키” 시연회와 그의 삶을 담은 짧은 다큐멘터리를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 주소) 한국 문화원: 2370 Massachusetts Avenue, NW, Washington DC 20008